상품 검색

HOME>도서>대학교재 · 학술

대학교재 · 학술

본문

청동기와 중국 고대사

저자
심재훈  저
  • 가격

    30,000 원

  • 출간일

    2018년 09월 10일

  • 쪽수

    628

  • 판형

  • ISBN

    9791188108817

  • 구매처 링크

한국 학자가 쓴 최초의 중국 청동기와 금문(金文)에 대한 전문 연구서!

 

 

21세기를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청동기에 대해서 물으면 십중팔구 비파형동검을 우선적으로 떠올릴 것이다. 만주와 한반도에 걸쳐 분포한 비파형동검이 한국 역사상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징표로 국사교과서를 장식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비파형동검에서 정지되어버린 듯한 한국인들의 동아시아 고대에 대한 인식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 너머에 훨씬 더 흥미진진한 청동기의 세계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더구나 그 세계의 후반부는 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Karl Jaspers, 1883~1969)가 제창한 고대 ‘축의 시대’(Axial Age)의 핵심 중 하나로 동아시아 전근대문명의 토대가 아니었던가.

이러한 인식상의 한계는 방대한 고고학 발굴로 전 세계 인문학 분과 중 가장 역동적 분야로 평가받는 중국 고대사, 특히 선진사(先秦史) 연구의 부진으로 귀결된다. 소수의 국내 연구자가 그 화수분 같은 새로운 자료의 세계에 빠져 발버둥치고 있는 형국이다. 청동기에 대한 몰이해가 그 안타까움의 중요한 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기획되었다.

 

20세기 후반 중국의 고고학 성과는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하여 서양 학자들조차 중국 고대문명을 인문학의 가장 역동적인 연구 분야로 꼽고 있다. 전 세계인의 눈길을 끌고 있는 그 찬란했던 고대문명의 정수가 바로 청동기이다. 이러한 청동기들은 대부분 무덤이나 저장구덩이에서 묻혀 있던 것으로 내구성이 강한 금속재질로 만들어진 탓에 지금까지 보존되었을 것이다. 청동기에 반영된 다양한 요소들은 제례를 근간으로 하는 고대 중국 문화의 핵심을 이루었고, 한국을 비롯한 여타 동아시아의 주변 문명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근래에 부쩍 늘어난 중국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은 들르는 박물관마다 가득한 청동기들을 지겹도록 목도했을 것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유수 박물관에도 중국 청동기실이 따로 만들어져 있을 정도 중국 청동기가 세계 고대 물질문명의 이해에 차지하는 비중은 지대하다. 중국만의 유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그 존재 가치가 너무나 크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10여 년 전쯤 최초로 부산박물관에서 중국 청동기 전시회를 열었다. 청동기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컬랙션을 자랑하는 상하이박물관(上海博物館) 청동기의 일부가 처음으로 한국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 전시회가 국내에서도 중국 청동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2016년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산둥성의 청동기를 주종으로 하는 전시회가 열리기까지 10여 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아마도 21세기에 들어서까지 그 맹위가 식지 않는 한민족 중심주의라는 올가미가 아직도 한국인들의 뇌리 속에 청동기 하면 비파형동검만을 떠올리도록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본서의 출간을 계기로 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눈을 더 크게 뜨고 귀를 더 크게 열어 세계 고대문명의 정수인 중국 청동문화의 향유 대열에 동참하길 기대한다.

 

 

 

책의 구성과 내용

 

전 세계를 통틀어 중국처럼 독특한 제례용 청동문화가 화려하게 꽃피운 지역은 없다. 그런 만큼 중국 청동기의 세계는 넓고도 깊다. 이 책은 그 방대한 세계 중 청동기 자체가 중요한 1차 사료를 제공하는 서주(西周)시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모두 3부로 나누어진 이 책의 제1부는 우선 얼리터우에서 전국시대까지 중국 청동기의 발전을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이후 서주 청동기의 여러 양상들을 집중적으로 검토하여 그 지역적 편차를 정치 문화적 맥락 속에서 살펴본다. 제2부는 사료로서 서주 청동기 명문을 다룬다. 모두 10건 정도의 명문을 담은 청동기를 정치하게 분석함으로써, 명문의 해석뿐만 아니라 기물의 편년, 여러 명문들 사이의 인과 관계 등 청동기 연구의 기본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제3부는 다양한 청동기 명문을 활용하여 몇 가지 주제를 천착한 연구들이다. 상과 서주의 이민(移民)과 국가 형성, 특정 족속의 이산(離散), 상주시대의 자타(自他) 인식, 서주 군사력 구성과 왕권, 서주의 기년 문제 등이 그것이다. 모두 선진사의 주요 주제들로 금문을 활용한 역사 서술의 전형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제1장은 중국 고대 청동기의 발전 과정을 최대한 간략히 소개한 것이다. 이 짧은 글로 중국 청동기의 세계를 설명하기란 어불성설이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깊이 있는 중국 청동기 개설서가 출간되길 희망한다.

제2장은 서주시대 청동기의 발전을 지역적 층차에 따라 분석한 것이다. 고고학적으로 발굴된 서주 청동예기의 분포 양상과 지역적 특성에서 착안한 이 연구는 왕실과 제후국, 주변세력, 이방이라는 나름대로의 지역적 구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영역 국가가 아직 요원했던 서주시대에 이러한 분석 틀을 일반화하기는 주저된다.

제3장 진후소편종(晉侯蘇編鐘) 명문 하나만 분석한 연구이다. 청동기 금문 연구의 여러 쟁점들이 거의 내포되어 있는 진후소편종 명문은 저자의 연구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려준 자료이다. 제4장에서 7장까지의 연구도 거의 제3장의 방법론을 활용한 것이다.

제8장이 선진시대 중국의 이주와 인구 이동을 다룬 개괄적인 연구라면, 제9장은 청동기 명문에 나타난 특정 족속의 이산(離散) 과정을 천착한 것이다. 대체로 청동기와 도기 등의 고고학 자료와 금문을 주 자료로 활용하여 저자의 논리를 가다듬었다.

제10장은 춘추시대 이래 생겨난 화이관의 원조를 검토한 개괄적 연구이다. 갑골문과 금문에 나타나는 상주시대 자타를 구분한 아(我)와 방(方), 주방(周邦)과 타방(他邦) 등의 상대적 용례뿐만 아니라 만이융적의 용례까지 검토했다.

제11장 서주 군사사(軍事史)는 저자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쓴 논문 중 하나이다. 기존의 군사사 연구가 제도사에 치우친 측면을 지양하고 서주시대 전쟁금문 60여 건에 나타난 실제 전쟁 참여자를 분류하여 서주 군사력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분석한 것이다. 이를 통해 서주 왕권의 이해에 절충적인 해석을 제시했다. 당시의 군사력 구성은 대체로 연합적인 성격을 띠었지만 서주 왕이 느슨하게라도 일원화된 동원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았다.

마지막 제12장은 서주사 전문가로서 저자의 성장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는 중국과 서양 학계의 서주 기년 연구를 비판적으로 비교 검토하여 그 본질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저 : 심재훈

1985년 단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언어문명학과에서 중국 서주사(西周史)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사학과 동아시아 역사 담당 교수로 있으며, 문과대 학장과 중국고중세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고대 중국의 방대한 출토 자료에 매료되어 상주사(商周史) 연구에 치중해 오다 동아시아 고대사 전반으로 관심의 폭을 넓히고 있다. 춘추시대를 주도한 진(晉)의 초기 발전을 다룬 ????중국 고대 지역국가의 발전: 진(晉)의 봉건에서 문공(文公)의 패업까지????(일조각, 2018)가 본서와 거의 동시에 출간될 예정이다. 한국을 포함한 전근대 동아시아 문명의 토대인 고대 중국 연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페이스북(Jae-hoon Shim)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그 성과의 일부를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푸른역사, 2016)에 담았다. 

책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