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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와 국민경제의 재구성

저자
권형기  저
  • 가격

    27,000 원

  • 출간일

    2022년 02월 25일

  • 쪽수

    440

  • 판형

    152*224mm / 무선제본

  • ISBN

    9791167070456

  • 구매처 링크

오늘날 박정희식 권위주의 모델 그리고 ‘재벌에게 몰아주기’식 배타적 개입주의와 등치되는 국가주도 성장모델은 한국 사회에서 완전히 설 자리를 잃은 것 같다. 그러나 대안은?

 

국가주도는 곧 권위주의이고 폐기되어야 할 것인가? 다른 여러 선진국 사례에서 국가 조정 모델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을 보면, 폐기가 아니라 새로운 유형으로의 변형도 모색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단순히 국가 개입의 폐기가 아니라 무엇이 유효하고 타당한 국가의 역할이고 조정인가를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이 책 『세계화와 국민경제의 재구성』은 이와 같은 질문에 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계화 이후 진행된 새로운 정치경제 모델들의 대안을 고찰

이 책에서는 코로나19로 팬데믹 상황이 전개되기 직전까지 급속히 진행되던 생산의 세계화로 인한 국민경제의 다양한 재편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세계화 이후 진행된 새로운 정치경제 모델들의 대안을 고찰한다. 한국의 삼성과 현대, 일본의 도요타와 소니, 미국의 지엠(GM)과 애플, 그리고 독일의 폭스바겐과 다임러 같은 국민 대표 기업들의 경우, 국민경제의 핵심으로 간주되거나 기업의 이익이 곧 국가 이익(national interests)으로 등치되면서 자국 정부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보호·육성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경제의 주요 기업들은 이제 자신의 생존을 위해 점점 더 기존의 일국 차원의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국경을 넘어 생산을 초국적으로 재조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일국적 생산 방식과 국민경제, 그리고 국가 이익은 새롭게 재정의되고 재조직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국민 대표 기업들의 생산의 세계화가 국민경제에 초래하는 긴장과 문제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새로운 국민경제의 재조직화에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는지를 비교 분석한다.

 

생산의 세계화가 국민경제에 초래하는 긴장과 문제

코로나19로 국가 간의 교통과 무역이 크게 위축되기 이전까지 국민국가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주도하는 생산의 세계화는 불가피해 보였다. 비록 급작스러운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향후 세계의 생산과 무역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서 불투명해 보이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생산의 세계화는 거부할 수 없는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 왔다.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크기라는 양적 측면에서나 각국의 다양한 발전 모델(예를 들어, 일본의 도요타 생산 방식)을 대표한다는 질적 측면에서나 기존의 국민 대표 기업들은 각국의 국민경제의 핵심을 구성해 왔다. 그러나 급속한 정보통신의 발전, 금융의 세계화, 그리고 격화된 글로벌 차원의 경쟁을 배경으로 국민 대표 기업들은 이제 국경을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자신의 생산 방식을 재조직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일국 차원에서 기술, 인력, 부품, 디자인 등을 조직하던 기존의 생산 방식보다는 국경을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다양한 생산요소들(노동, 기술, 부품, 연구개발, 자본 등) 간의 최적의 조합을 추구하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가 월등히 경쟁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미국의 혁신적 테크놀로지 개념과 디자인, 한국에서 만든 메모리 칩, 일본에서 만든 디스플레이 드라이브, 타이완에서 만든 비디오 프로세스 등의 부품을 중국의 저임금으로 조립하는 애플의 아이팟(iPod)은 일국 차원에 기초한 생산 체제와의 경쟁에서 단연 우월한 경쟁력을 보여준다. 그래서 기존에 국민경제를 대표하던 많은 기업들은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을 다투어 생산을 국제적으로 재조직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국민 대표 기업들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생산을 세계화함에 따라 이들 기업과 국민경제의 전체 이익 간에 심각한 긴장이 유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08년 기준 도요타와 같은 일본 기업들은 해외 생산 덕분에 막대한 이윤을 챙겼지만 일본의 전체 경제는 약 4,200억 달러의 생산 감소와 약 100만 명의 일자리 상실을 겪어야 했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1990년대 이래 해외 생산을 늘리는 사이 미국의 국내 자동차 산업의 고용은 2008년 현재 1998년의 66.7%까지 감소했다. 또한 미국의 국내 고용 감소와 경상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수입을 규제하고자 하지만, 이것은 곧 중국에서 생산하여 수출하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에 배치된다.

 

지엠의 이익이 곧 미국의 이익 vs. 기업의 국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기업들의 생산의 세계화와 더불어 국민경제가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대한 인식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지엠의 이익이 곧 미국의 이익이다”라는 인식은 쉽게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지엠은 살아남기 위해 해외에서 더 많은 투자와 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198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경계의 대상이던 도요타가 이제는 미국의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주요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도요타는 웬만한 미국 국적의 기업들보다 미국에서 더 많은 가치와 고용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빌 클린턴 시기에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는 미국 경제에서 이제 ‘기업의 국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단언한 바 있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경향이 시간적으로 완급의 차이가 있을 뿐 미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국가가 겪게 될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이처럼 국민경제의 대표 기업들이 생산을 세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국민경제와의 긴장과 이에 따라 새롭게 제기되는 국민경제의 해체와 재구성 문제를 주요 선진국인 미국, 일본, 독일을 중심으로 비교의 시각에서 살펴본다.

국민경제의 대표 기업들의 생산의 세계화는 필연적으로 국민경제와 대립적 관계이고 국민경제를 해체하는 것인가? 아니면 생산의 세계화에도 불구하고 국민경제의 의미와 영역이 재정의, 재설정되고 기업들의 세계화와 국민경제가 양립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에서는 국민 기업들의 생산의 세계화가 단일한 형태로 진행되지 않고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다양하다고 가정한다. 기업들의 생산의 세계화에도 불구하고 국민경제가 새롭게 재구성될 수 있는 방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어떻게 이러한 다양한 패턴이 형성되고 진화하는가?

 

신자유주의적 낙관론과 미국, 일본, 독일의 적응 과정

국민 기업들의 생산의 세계화에 대해서 우선 주목할 입장은 신자유주의 낙관론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주의자들은 국민경제의 주요 기업들이 해외 아웃소싱(offshoring)을 함으로써 “국민경제가 탈산업화(deindustrialization)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그것은 지나친 기우라고 주장한다. 신자유주의자들에 따르면, 세계화는 “국내 생산의 약점보다는 강점의 징후”라는 것이다. 해외 아웃소싱은 투입요소의 저비용을 낳고 이로 인해 창출된 잉여 이윤은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다시 국민경제의 성장과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적 낙관론과 달리 주요 기업들의 세계화 과정에서 모든 국가가 다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나라들은 세계화의 과정에서 산업 경쟁력을 더 강화하는 데 성공하는 반면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왜 어떤 나라들은 주요 기업들의 세계화 과정에서 산업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성공하는 반면 다른 나라들은 실패하는가? 신자유주의자들의 윈-윈 시나리오(win-win scenario)는 어떻게 실현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주요 기업들의 세계화 과정에서 각국은 어떻게 국내 산업의 역량을 더 증가시킬 수 있는가?

이 책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세계화에 대한 미국, 일본, 독일의 적응 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세계화가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처럼 반드시 자동적인 산업 역량의 강화로 귀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반대로 필연적으로 국내 생산의 공동화(hollowing out)를 낳지도 않는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주요 기업들의 세계화 과정에서 ‘산업공유재(industrial commons)’의 많은 요소들을 잃어버림으로써 국내 산업의 역량이 약화된 반면, 독일은 기업들의 해외 생산 증대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새로운 기술 혁신적 산업생태계를 수립함으로써 자국의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데 성공해 왔다.

 

심화하는 세계화 시대에 국내의 산업공유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책에서는 심화하는 세계화 시대에 국내의 산업공유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의 세계화를 위해 자유롭게 움직이는(footfree) 국내의 다양한 행위자들 간의 집단행동 딜레마(collective actionproblem)를 어떻게 해결하고 조정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에 따라 국가가 세계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가 아니면 산업공유재의 손실로 인해 생산 능력과 경쟁력의 상실로 귀결되는가가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국내의 주요 행위자들을 조정하는 정치적 방식도 각국의 제도와 전략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면, 미국의 자유시장(free market)의 경우 기업들의 자유로운 혁신을 위해서는 좋을 수 있으나 국내 공유재의 향상과 축적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독일이나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 내부의 협력적 네트워크와 혁신능력의 개선에 초점을 둔 사회 조정과 새로운 발전주의 국가는 자유시장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국민 대표 기업들의 생산의 세계화에 따른 국민경제의 변화와 적응을 비교하기 위해서 독일, 일본, 미국의 주력 수출산업이자 첨단 산업들—예를 들면 전자, 자동차, 그리고 바이오 같은 첨단 산업들—에 초점들 두고 비교 분석한다. 생산의 세계화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산업 전체가 아니라 주력 첨단 산업에 초점을 두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우선 방직, 섬유 산업 같은 사양 산업은 세계화 과정 없이도 국내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행함에 따라 자연히 쇠퇴하는 경향을 보여주기 때문에 생산의 세계화에 따른 효과를 보여주기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자동차, 전자 같은 주력 수출 산업들은 미국, 일본, 독일 같은 주요 선진국에서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핵심 산업이었을 뿐만 아니라 생산의 세계화가 가장 심하게 이루어진 산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산의 세계화에 따른 국민 생산 방식의 재편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차례

 

책머리에

 

제1장 문제제기

문헌 검토와 이론적 대안

 

제2장 생산의 세계화와 국민경제: 효과와 적응의 다양성

1. 세계화와 다양한 효과

2. 세계화의 다양한 패턴들

1) 미국: 비조정적 금융 우위 자유시장 체제

2) 독일: 사회 조정적 적응 방식

3) 일본과 한국: 국가 주도적 조정 방식

 

제3장 신자유주의적 모델: 미국의 사례

1. 기업의 세계화와 미국 국민경제

2. 자유주의 정치

1) 국가의 전략적 개입과 조정의 부재

2) 신자유주의적 사고

3) 미국의 국가-자본 관계: 국가의 개입에 대한 불신

3. 오바마 정부의 제조업 부활 정책

1) 위기와 새로운 대안 모색

2) 미국 제조업 부활의 정치적 과정

3) 2010년대 미국 제조업 부활 정책의 평가와 한계

 

제4장 국가 조정 자본주의: 일본을 중심으로

1. 세계화와 일본 모델의 위기와 해체

1) 일본 자본주의 모델의 전통적 특성

2) 1990년대 일본 모델의 위기

3) 일본 기업의 세계화와 혁신 체제 개혁의 지연

2. 폐쇄형에서 개방형 혁신 체제로의 전환

1) 기업 간 관계의 변화

2) 자본 모델의 변화와 벤처기업의 증가

3) 노동시장의 변화

4) 대기업과 혁신 기업의 공생

5) 대학과 산업의 협력 체제 구축

6) 혁신의 성공 사례: 바이오 산업

3. 변화의 정치

1) 아베 정부의 개혁: 개방형 혁신 체제의 수립

2) 국가의 산업정책과 거버넌스의 변화

3) 이데올로기 투쟁과 정당 정치

 

제5장 세계화와 사회적 조정: 독일

1. 기업의 세계화와 독일의 국민경제

2. 생산 세계화와 국내 생산의 재조직

1) 독일 기업의 세계화 방식

2) 해외 현지의 생산 조직화

3) 독일 생산체제의 해체와 변화

4)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구성과 독일 본국의 생산 변화

3. 정치적 과정: 집단적 협의와 조정

1) 혁신 생태계와 국가의 역할

2) 기업체들 간의 갈등과 협력

4. 세계화를 둘러싼 노사 간 정치

1) 전국적·거시적 차원의 정치

2) 미시적 차원의 협의 정치

 

제6장 결론




저 : 권형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정치학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정치사회이론(고전, 현대이론)과 유럽정치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현재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서 학부를 이수하고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시카고대학(University of Chicago)에서 미국과 독일의 상이한 자본주의 시장체제 작동방식을 비교 분석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논문은 2004년 Berghahn Books에서 Fairness and Division of Labor in Market Societies: Comparison of U.S. and German Automotive industries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정치이론, 비교정치, 비교정치경제로, 현재까지 독일, 미국,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일본, 아일랜드, 한국 등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정치경제체제를 비교 분석해왔다. 그간의 주된 연구 주제는 “세계화와 국민경제 재편”으로, 한편으로는 세계화 시대 국민국가의 유효한 적응 모델이 무엇인지 경험적으로 밝히는 데 초점을 두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압력에 적응하는 선진 민주국가들의 제도 변화를 동태적인 정치과정으로 파악하는새로운 이론적 대안을 모색하였다.

주요 연구성과로서, 한국정치학회에서 2015년과 2021년에 각각 『아일랜드 사회협약 모델의 수립과 진화』(후마니타스, 2014)와 Changes by Competition: The Evolution of the South Korean Developmental State (Oxford University Press 2021)로 학술상을 받았다. 또한 Politics and Society, Comparative Political Studies, Theory and Society, Comparative European Politics, German Politics and Society, Economic and Industrial Democracy, Contemporary Politics, 『국제정치논총』 등 국내외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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