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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경제 이야기] 20대에 끝에서야 읽게 된 빛 같은 경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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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oodriver 작성일2022-08-31 조회수조회수: 727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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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게 말해 경제 무식자다.  나는 입사하고 제일 먼저 ‘신용카드’를 만들었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휴대폰 소액결제를 50만원까지 꽉꽉 채워서 쓰고, 용돈이 모자라 부모님 몰래 알바까지 불철주야 했던 내가 직장인이 되었답시고 신용카드까지 만들었으니, 파산까지 가는 길은 뻥 뚫린 고속도로였다. 매달 월급만큼 카드 대금이 나왔고, 할부는 또 어쩜 그렇게 많이 긁어 댔었는지. 엄청난 과거 이야기처럼 말하고 있지만,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나는 여전히 매달 신용카드가 만들어 낸 ‘빚’의 늪에서 완전히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실 ‘신용카드 = 빚’이라는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주변의 2030 친구들이 모두 그럴 것이다. 뉴스에선 부동산, 코인, 주식, 빚투가 우리에게 붐이라고 하지만 신용카드가 빚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 투자의 기본이 되는 ‘경제’를 잘 알고 있는 우리 세대는 얼마나 될까? 솔직히 말해, 나는 경제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다는 마음보다 코인으로 큰 돈을 벌어 퇴사를 한 선배처럼, 일찍부터 아파트를 산 대학 동기처럼 많은 돈을 갖고 싶다는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난처한 경제 이야기>는 총 3권으로 만들어졌고, 각 권마다 기본 편, 시장과 교역 편, 금융 편을 주제로 한다. 경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조차도 기본 편을 읽으며 내공을 쌓고, 2권부터 점차 어려운 내용을 차근차근 배워 나갈 수 있어 참 마음에 드는 구성이다. 그중, 1권을 통해 경제와 친해지는 준비 운동을 할 수 있었다.


1권 1부의 제목 ‘경제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는 왠지 모를 반발심과 함께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물씬 들게 만들었다. 내가 아는 경제는 경제학자가 하는 아주 어려운 것이거나 내 곁에서 신용카드나 마이너스 통장처럼 언제 썼는지도 모르게 내 돈을 앗아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경제는, 나쁘거나 세속적인 것이 아닌 그냥 내 삶 그 자체였다.

송병건 저자는 돈은 나쁘거나 좋은 것이 아닌 우리가 더 잘 살아가기 위해 사회적으로 약속한 장치이고, 우리 인류가 번영한 이유도 경제적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인류의 경제적 욕망은 자본주의에서 꽃피워졌다.


2부 '자본주의 경제, 개인의 선택을 좌우하다'에서는 1990년대, 빵집을 개업한 사람을 예시로 들어 주식과 채권, 빚, 환율 등 보다 본격적인 경제 이야기를 들려 준다. 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우리 경제 사회가 바뀌는 모습을 따라가며 면면이 보다 보니, 꼭 그 시절을 겪은 것처럼 느껴졌다. 친구에게도 '저렇게 빚을 늘리면 안 될 것 같은데?' '이제 중산 베이커리가 망할 것 같애'라고 중계하면서 드라마 보듯 재미있게 읽었다. 그렇게 공감하며 읽다 보면 주식이나 채권, 빚과 이자의 세계는 저절로 공부가 된다. 강의를 보듯 술술 읽히는 난처한 시리즈의 장점이 경제 이야기에서도 빛을 발하는 듯하다. 어려운 경제 개념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습득된다.


매 부 마지막에 있는 퀴즈 큐알코드도 꼭꼭 챙겨서 문제를 풀었는데, 2권 1부까지 100점 만점을 받았다. 이게 모두 어려운 경제 개념을 쉽게 전달해 준 <난처한 경제 이야기>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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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파트는 3부 ‘반복되는 위기속 하나의 진실’이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포스트 코로나로 물가가 치솟고, 경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IMF를 피부로 느끼며 겪은 세대가 아니어서인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경제 위기’라는 말은 두렵기까지 했다. 하지만 <난처한 경제 이야기>에서는 우리 인류가 과거부터 몇 번의 경제 위기를 겪어왔으며 이를 통해 발전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시로 들어 2004년, 저금리 정책이 끝나고 기준금리를 1%에서 3%로 높이자 대출 금리가 올라가고 경제 위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도 2018년부터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던 것이 떠올랐다. 이때 너도나도 ‘영끌’로 부동산을 샀었는데, 요즈음은 계속해서 기준금리가 올라 ‘영끌족’들이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진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이렇게 세계와 과거에서 위기들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고, 그 위기에에서 배워 나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되니 위기가 마냥 무섭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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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난처한 경제 이야기> 2권을 읽고 있다. 2권은 시장과 교역 - 우리는 사고 팔까?라는 제목으로, 교역과 시장, 그리고 무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난처한 경제 이야기>는 술술 쉽게 읽히지만, 다양한 경제용어가 등장하고 풀어지기 때문에 공부할거리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2권부터는 심화된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나도 경제 공부한다!'는 기분 좋은 느낌을 들게 한다. 앞으로 2권과 3권을 읽으며 경제 무식자였던 내가 얼마나 더 똑똑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 책의 1권에서 나왔던 것처럼 사람은 누구나 경제적으로 행동한다. 그렇다면 내가 이 책을 읽는 것도 경제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아주 경제적인 행위이다. 작은 투자로 큰 효용을 얻을 수 있으니까. 책의 완결인 5권까지 빨리 출간되기를 간절히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