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검색

HOME>도서>교양

교양

본문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 세트

저자
신준형  저
  • 가격

    50,000 원

  • 출간일

    2014년 03월 28일

  • 쪽수

    920

  • 판형

    153*225

  • ISBN

    9788964356685

  • 구매처 링크

2014년 책만사 올해의 책 대상! 

2014년 한겨례 올해의 책 선정!


눈요기와 뒷이야기의 르네상스가 아닌 
생각과 글로 읽는 개념의 미술사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신준형 교수가 20여 년간 르네상스 미술사를 연구하며 길어낸 결과물을 세 권의 책으로 묶었다. 3권 『파노프스키와 뒤러―해석이란 무엇인가』는 2004년 『파노프스키와 뒤러―르네상스 미술과 유럽중심주의』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그해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2권 『루터와 미켈란젤로―종교개혁과 가톨릭개혁』 역시 『천상의 미술과 지상의 투쟁―가톨릭개혁의 시각문화』라는 제목으로 2007년 출간되어, 2008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이는 한 저자가 같은 공부 길에 쓴 두 권의 책이 모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기록이었다. 기존의 저작들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개정작업과 더불어, 2013년 새로 집필한 1권 『뒤러와 미켈란젤로―주변과 중심』을 더해 르네상스 미술사를 연구해온 긴 여정을 일단락했다. 
우리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북유럽 르네상스와 바로크에 오랜 시간 천착한 그의 글은, 한국에서 서양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에 대한 자기 성찰로 시작해, 인문학으로서의 미술사는 무엇인가라는 깊은 고민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에 대하여 

2014년 4월, 박스세트로 새롭게 단장한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가 선보인다. 이번 세트는 지난해 출간된 1권 『뒤러와 미켈란젤로―주변과 중심』에 맞춰, 저자의 기존 저작 두 권을 다시 편집하고, 판형과 디자인을 리뉴얼한 결과다. 
우선 기존 저작들에서 아쉬웠던 점을 보완했다. 도판의 수를 늘리고 화질을 높였으며, 외국어 원문을 본문에 두어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개선했다. 또한 세 권의 책을 읽기에 적합한 흐름으로 배치했다. 책이 쓰인 순서보다는, 내용이 심화되고 확장되는 순서를 고려해, 가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부터 전문성이 높은 책까지 1, 2, 3권을 정했다. 그 밖에, 전에 사용된 ‘기독교’를 저자의 뜻에 따라 ‘그리스도교’로 바꾸는 등 용어를 통일하고, 성경 인용문을 읽기 쉬운 대한성서공회의 『표준새번역 성경』 기준으로 교체했다. 판형은 실용적인 신국판으로 바꾸고, 표지 디자인은 세 권의 흐름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도록 그림을 중첩시키는 아이디어를 사용했다. 
또 한 가지, 박스세트에만 실리는 부록 『아틀라스』는 세 권의 책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돕는다. 지도 위에 주요 등장인물을 시대와 지역에 따라 배치하고, 연관 관계를 도식적으로 표현했다. 저자의 인터뷰는 신준형이라는 인물을 조금 더 알고 싶어 할 독자들을 위한 것이다. 
각 권의 주인공들이 인상적으로 묘사된 표지 그림은 『디자인 캐리커처』의 저자 김재훈 일러스트레이터의 솜씨다. 

‘장편 미술사’의 탄생,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 3부작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는 저자가 위스콘신에서 박사학위논문을 준비하던 1998년 봄과 여름에 시작되어 2013년 봄에 완결된다. 학부생 시절부터 어림잡아 20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셈이다. 초판이 출간된 순서는 지금의 시리즈 순서와는 정반대인데, 가장 먼저 『파노프스키와 뒤러―해석이란 무엇인가』(『파노프스키와 뒤러―르네상스 미술과 유럽중심주의』라는 제목으로 2004년 출간)가 나왔고, 뒤를 이어 『루터와 미켈란젤로―종교개혁과 가톨릭개혁』(『천상의 미술과 지상의 투쟁―가톨릭개혁의 시각문화』라는 제목으로 2007년 출간)이 나왔으며, 지난해 신간 『뒤러와 미켈란젤로―주변과 중심』이 나왔다. 
1권 『뒤러와 미켈란젤로―주변과 중심』은 문화의 주변부와 중심부라는 관점으로 재해석한 르네상스 미술사다. 완벽한 르네상스인이 되려고 했던 ‘주변’의 뒤러와 르네상스를 넘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중심’의 미켈란젤로. 동시대의 두 위대한 미술가를 통해 북유럽과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는다. 2권 『루터와 미켈란젤로―종교개혁과 가톨릭개혁』은 종교투쟁이라는 사건을 통해 본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사다. 종교개혁은 천 년 넘게 서구의 보편(Catholic)으로 군림해온 한 종교의 체질을 바꾼 사건이다. 이때 신교와 구교는 미술을 부정하거나 옹호하는 행위를 통해 정치적 이념을 강력하게 선전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은 인간의 세속적인 욕망과 예술의 이상이 가장 교묘하게 공존하고 있었다. 3권 『파노프스키와 뒤러―해석이란 무엇인가』는 하나의 해석이 어떻게 보편 지식으로 올라서는지 추적한다. 20세기 초 독일 출신 미술사학자 파노프스키는 같은 독일 태생 화가 뒤러를 통해 르네상스 미술사를 정립해나간다. 그의 도상 연구 ‘아이코놀로지’는 르네상스 미술사를 읽는 모범답안이 되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르네상스를 서구 이성의 승리로 보는 유럽 중심주의적 세계관이 깊게 스며들어 있다.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에서 저자의 문제의식은 책 전체를 통과하며 무르익어 간다. 나아가 한 권의 책은 그 안에 또 다른 책의 문제의식을 싹틔우고 있다. 우리는 따로 떨어진 세 권의 책을 읽을 뿐이지만, 전문 연구자의 길을 간 한 사람의 20년 세월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셈이다. 문학에서 근대적 의미의 소설, 즉 장편소설은 그 안에 ‘시간’이 흐르는지를 두고 판단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인물의 변화를 담아내는 것이 장편소설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는 ‘장편 미술사’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종종 인용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처럼, 세 권의 책을 거쳐 우리가 다다르는 곳은 신준형이라는 필터를 통과한 르네상스 시기 미술에 대한 총체적 이해다. 

3부작을 잇는 시작과 끝, ‘주변’이라는 인식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는 르네상스 미술에 대한 종합안내서가 아니다. 세 권의 책을 읽는다고 해서 르네상스 미술의 A부터 Z까지를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시리즈 제목이 말해주듯이 이것은 어디까지나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다. 다른 누구의 미술사가 아니라, 신준형이 쓴 미술사, 그가 가진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르네상스 미술사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미술사인가? 
미술사가 주변적인 학문이라면, 한국에서 서양 미술사는 더더욱이나 주변적이다. 미국에서 유학을 했지만 한국에 돌아와 르네상스 미술 연구자로 살아가는 저자 또한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에서 서양 인문학을 업으로 하며 산다는 것. 그게 바로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이자, 책의 출발점이다. “제가 처음에 서양 미술사를 공부한다고 했을 때, 다른 인문학을 하는 분들이 저에게 해준 말씀이 ‘한국 사람이 서양 것을 하면 일생 전달자 노릇밖에 못 한다’는 것이었어요. 서양에서 이러저러한 것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달해주는 것. 예전에는 그 정도라도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제는 거기서 더 나아가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부록 「저자와의 대화」, 57쪽) 
어찌 보면 3부작이 ‘뒤러’로 시작해서 ‘뒤러’로 끝나는 것은 딱 맞는 귀결이다. 뒤러는 서양 고전문화의 중심 이탈리아에서 멀리 떨어진 주변 독일 출신의 화가이기 때문이다. 뒤러는 자기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중심에 들어가겠다는 자의식으로 불타오르는 인물이었다. 그가 베네치아 여행 중에 그린 《장미 화관의 축제》(1506)를 보면, 독일에서 유래한 묵주기도라는 주제라든지, 당시 독일 땅의 황제나 가신들 얼굴을 곳곳에 집어넣는 등 독일성이 한껏 드러난다. 그러나 그런 주제의 그림을 베네치아적인 화려한 원색으로 그려낸 점은, 베네치아 그림보다 더 베네치아적인 그림으로 본때를 보여주리라는 강박을 반영한다. 책에서는 독일 유대계 출신으로 2차 대전 때 미국으로 망명한 미술사학자 파노프스키가 뒤러를 연구의 본령으로 삼은 데에도, ‘중심에 필적한 주변’ 뒤러를 자신의 페르소나처럼 여긴 것이 작용했으리라고 본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서양 인문학을 한국어로 하는 학자들은 자신의 연구대상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있을까? 하나는 뒤러식 접근, 즉 “서양 언어로 쓰이는 논저들에 필적하는 수준을 지향”하며 “최선을 다해서 한국어로 양질의 연구 저술을 써나가는 것”이다. 또 하나는 “비전공자들이 접근하기 쉽게 소개하고 가르친다는 자세로 저술이 임하는 것”이다. 저자가 앞에 썼던 두 권의 책, 지금의 『파노프스키와 뒤러―해석이란 무엇인가』와 『루터와 미켈란젤로―종교개혁과 가톨릭개혁』은 첫 번째 방식을 염두에 둔 것들이다. 

이후 자신의 미술사 쓰기에 대해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가진 뒤, 가장 나중에 쓴 『뒤러와 미켈란젤로―주변과 중심』에서는 앞의 두 방식이 아닌 제3의 방식을 시도했다. 중심인 체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인 채로 쓰는 것이다. 저자는 서구 학자들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한국에서 서양 인문학을 하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것을 써보리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뒤러와 미켈란젤로를 주변과 중심에 배치하는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그는 다시 한계에 부딪친다. “그런데 서양 학자들은 물어보지 않는 질문이라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별로 대단치 않은 아마추어적인 질문일 수도 있죠. 예를 들면, 제가 뒤러와 미켈란젤로를 주변과 중심의 시각에서 본 것도 서양에서는 너무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이야기죠.”(부록 「저자와의 대화」, 57쪽) 
3부작을 마무리한 시점에 새롭게 찾은 길은 교류사다. 그는 “서양 학자들은 동양을 몰라서, 동양 전공하는 사람들은 서양을 몰라서 못하는 것”을 하고 싶다고 했다. 몇 해 전부터 그리스도교 미술의 동아시아 전파, 미술에서 일어난 혼혈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르투갈어를 새로 배웠고, 오래전에 익힌 일본어를 다시 들춰보았다. 이 공부가 또 어떤 길로 접어들지 알 수는 없지만, 신준형의 공부는 한국에서 서양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자기 연구에서 종종 소외되는 ‘나’, 즉 연구 주체를 되살려낸 점에서 그렇다. 
자기 문제의식. 그것은 자기 한계이기도 하지만, 모든 출발은 거기에서 이루어진다. 학문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거창하다면 거짓말일 확률이 높다. 훌륭한 학자들은 일생 자기를 떠나지 않는 문제의식 하나를 붙들고 씨름한다. 자기 한계를 확인하고 자기를 부정하는 공부는 매번 고통스러운 도전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흔히 볼 수 없다. 수상한 인문학 열풍이 부는 지금,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가 우리에게 귀한 이유다

저 : 신준형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 부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오스틴)에서 미술사학 석사학위를, 위스콘신 주립대학(매디슨)에서 미술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뮌헨 대학에서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금으로 수학했으며, 아칸소 주립대학 미술과 조교수, 명지대학교 인문대학 미술사학과 부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천상의 미술과 지상의 투쟁 - 가톨릭개혁의 시각문화』(사회평론, 2007), 『파노프스키와 뒤러 - 르네상스 미술과 유럽중심주의』(시공사, 2004)가 있다.

책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