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끝없는 갈등과 분열의 한국정치, “공화주의”를 소환하다
갈등 해결과 통합의 정치를 위해 공화주의적 대안을 모색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심화와 공고화 시기 ‘공화주의’가 유행처럼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듯 등장하였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 이미 ‘민주공화국’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공화’는 단지 ‘왕정’이 아닌 정체 정도의 의미만을 가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공화주의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시작되는 듯 하였지만, 더 이상 논의는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한국 정치에 중요한 계기들을 만들어낸 촛불시위와 같은 대중의 직접적인 정치참여와 표현은 한국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2016-17년의 촛불시위는 대통령에게 부여한 위임/대표 권력을 회수할 만큼 주권자의 힘을 보여주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대통령을 탄핵하였던 국회 그리고 그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렸던 헌법재판소 등의 역할은 부차적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공화주의가 강조하는 권력분립, 권력의 견제와 균형, 법에 의한 통치라는 것보다 주권자의 힘의 현시가 결정적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에 일정하게 견제받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의 대표의 힘, 즉 국회나 여타의 권력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른바 ‘팬덤정치’와 그를 통한 정치적 양극화가 한국정치의 폐해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분열이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킬 정도입니다. 정치적 분열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시민사회 자체가 사사건건 분열과 갈등으로 확대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미뤄두었던 ‘공화주의’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극단으로 치닫는 한국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극복할 대안으로 “공화주의”를 제시하는 책『열린 공화주의: 이론과 역사』(권형기 외)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공화주의의 형태들은 법치와 헌정주의에 대한 강조를 넘어서 ‘사회적’ 공화주의의 모습, 즉 공화주의적 연대를 통한 사회문제의 해결의 시도들을 보여줍니다.
<열린 공화주의>
권형기·김경미·김경희·박현석·유은식·윤광일·홍태영 지음
저 : 권형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시카고대학(The University of Chicago)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표 저서로는 Changes by Competition: The Evolution of the South Korean Developmental State(Oxford University Press, 2021), 『세계화와 국민경제의 재구성: 미국·일본·독일 비교연구』(사회평론아카데미, 2022), 『세계화 시대의 역행?: 자유주의에서 사회협약의 정치로』(후마니타스, 2014)를 위시하여 Politics & Society, Comparative Political Studies 등 국제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앞의 두 저서 Changes by Competition과 『세계화 시대의 역행?』으로 2015년 그리고 2021년 한국정치학회 학술상을 각각 수상하였다.
저 : 김경미
서울대학교 정치경제철학 연계전공 초빙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한국정치경제로 한국 국가조정 모델의 특징과 역사적 변화를 비교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데 주요한 관심이 있다. 대표 저서로는 The Korean Developmental State(2020), 대표 연구논문으로는 “Persistence or Change? Evolution of the Korean Developmental State”(2021), “The State’s Role in Globalization: Korea’s Experience from a Comparative Perspective”(공저, 2017) 등이 있다.
저 : 김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표 저서로는 『근대국가 개념의 탄생—레스 푸블리카에서 스타토로』, 『마키아벨리—르네상스 피렌체가 낳은 이단아』, 『공화주의』 등이 있다.
저 : 박현석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이며 거버넌스그룹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아이오와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조교수로 재직하였다. 대표 저서와 논문은 『공공정책 의제의 지속과 변화』, “세계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소득세 정책: 국회-행정부 관계와 조세정치”, “법인세법에 대한 국회의원의 투표행태 분석” 등이 있다.
저 : 유은식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정치외교학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정치이론 및 비교정치이며 비교정치의 맥락에서 현대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과 위기를 분석하는 데 주요한 연구 관심이 있다. 2022년 2월부터 한국연구재단 사회과학연구지원사업 “갈등 해결과 통합의 정치: 공화주의적 대안 모색”팀(연구책임자: 권형기)에 참여하여 연구조교로 활동하고 있다.
저 : 윤광일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미시간대학교 앤아버 캠퍼스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22년 한국정당학회 학회장을 역임하였다. 대표 연구로는 “한국인 국가정체성의 정치심리학”(2017), “Change and Continuity in the 21st General Election”(2020), “누가 북한 관련 가짜뉴스에 취약하고, 그들은 어떤 대북정책 선호를 가지는가?”(공저, 2022) 등이 있다.
저 : 홍태영
국방대학교 안보정책학과 교수이자 현 안보대학원장이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프랑스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21-22년 한국정치학회 편집위원장을 역임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자유주의, 민족주의, 공화주의, 근대와 탈근대의 정치 등이다. 대표 저서로는 『국민국가의 정치학』(2008), 『정체성의 정치학』(2011), 『국민국가를 넘어서』(2019)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