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 학술
분단의 역사를 문학예술의 개념사로 다시 읽는다!
남한의 한반도 vs. 북한의 조선반도
남북은 삶의 터전뿐만 아니라 생각과 의식도 가로막혀 있다. 비무장지대(DMZ)로 상징되는 물리적 분단은 개념의 분단도 수반한다. 하나의 말에 담은 의미 차이는 시간을 두고 개념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정치적, 지정학적 분단은 사회를 규정하는 문화와 의식세계까지 확장되면서 개념과 관념도 분단되었다. 일상에서 작동되는 개념의 분단은 물리적 분단을 더욱 견고하게 (재)구성한다. 어쩌면 남북한이 상호 이해를 위해 서로를 번역하고, 남북대화를 위해 통역을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
문학예술은 사회문화적 장벽을 넘을 수 있는 분야
문학예술은 특정 정세 속에서 서로 다른 태도와 선택을 견인한다. 남한의 비정치적인 예술과 북한의 정치적인 예술이 각각의 통념을 대표한다. 그러나 ‘무목적성의 목적성’의 예술에도 삶을 위한 장치라는 존재 이유가 있으며, ‘예술을 위한 예술’조차 비정치성의 정치성을 드러낸다. 문학예술은 그 자체로 정치행위를 수행한다. 문학?미술?음악?공연?영화?미학 등에서 남과 북은 서로를 타자로 배제해 왔고, 여기에서 개념의 분화?단절?경쟁 등이 이루어졌다.
오래된 분단, 그러나 새로운 분단 읽기
총 8권으로 발간될 <한(조선)반도 개념의 분단사>는 자생적 근대와 번역된 근대가 충돌하던 시점부터 해방공간을 거쳐, 문학예술이 분단의 역사와 어떻게 접속하는지 탐색한다. 한(조선)반도 개념의 분단사 총서는 남과 북으로 분단된 현 상황이 사실은 개념의 분단으로 매개되고 강화되고 있음을 밝히는 작업이다.
분단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들
<한(조선)반도 개념의 분단사> 총서는 현대사의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를 잇고, 미시적?일상적 수준에서 문학예술의 개념에 투영된 분단의 역사를 재구성한다. 한반도 근현대사 연구의 학문적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통합적 한국학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총서 1권~3권은 분단을 (재)구성하고 한반도의 특수한 문학예술 개념을 선도하는 ‘민족’에 주목하고 있다. 문학예술 분야와 접속한 ‘민족’ 개념은 ‘민족적인 것’과 관련된 공동체의 전망과 기대를 투영한다. 민족문학, 민족미술, 민족음악, 민족영화, 민족미학 등은 남북한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의 기표이지만, 민족의 정의부터 식민시대 민족과 문학예술의 해석 그리고 분단 이후 전개 과정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의미를 부여해 온 개념들이다.
앞으로 출간된 총서 4권~6권은 개념의 분단이 문예사조와 장르에서 구체화되고 있음을 살피며, 7권과 8권은 ‘생산-텍스트-배급(유통)-수용’의 교환 과정에서 지배적?중심적 문학예술과 종속적이자 주변인인 향유자가 서로 접촉하며 만들어내는 개념의 분화에 주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