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 학술
해외 소재 한국문화재,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현재 해외 소재의 한국문화재는 20개국 582개처 167,968점으로 추산된다(2016년 9월 1일 기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조사).
많은 국민들은 보통 이들 해외 소재 한국문화재가 모두 약탈 문화재이고, 따라서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받고 모두 환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곤 한다. 이는 역사적으로 많은 문화재를 약탈당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자연스러운 태도일 수 있다. 2012년의 대마도 불상 탈취 사건이 불법적인 것이었음에도 여러 국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했고 사법부가 ‘반환 불가’ 결정을 내린 것도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맥락을 제외하고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해외 소재 한국문화재를 단순히 ‘환수’라는 틀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해외 소재 한국문화재가 모두 약탈 문화재는 아니며, 외교적 선물이나 무역 거래, 혹은 개인 간 교류를 통해 건너간 문화재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또한 ‘환수’ 못지않게 현지 박물관 등에서 우리 문화와 역사를 올바르게 소개하는 데 쓰는 ‘현지 활용’도 중요하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부당하게 유출된 문화재는 과거사에 대한 사과와 함께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게 되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를 가진 소장자나 국가가 환수 압박을 느껴 문화재를 숨겨버리게 된다.
해외 소재 한국문화재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어떤 문화재를 어떤 방법으로 환수해야 하며, 환수가 아닌 다른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또 지금까지 환수된 문화재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장기적인 방책은 무엇일까?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초대 이사장이 말하는 해외 소재 한국문화재
이 책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하 재단) 초대 이사장인 저자가 지난 2016년 9월 임기를 마치기까지 4년간 수행해온 여러 작업을 엮어, 해외 소재 한국문화재의 실태를 바라보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재단은 해외 소재 한국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조사, 연구하고 활용, 홍보하기 위해 2012년 7월 만들어진 문화재청 산하 특수법인이다. 재단은 지난 4년간 해외 유수의 박물관과 미술관은 물론, 민간에 흩어져 있는 한국문화재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는 작업을 수행해왔으며, 이들에 대한 환수와 현지 활용, 그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그 과정과 결과를 알리는 작업을 위해 힘써왔다.
재단은 중국이나 일본은 물론 서구의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드문 특이하고 특별한 위상의 기구다. 이들 나라들은 이미 자국의 문화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전시하고 보살피는 수준 높은 전문가들이 수많은 박물관들과 대학들에 포진해 있으면서 최선의 기능성과 효율성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우리 재단과 똑같은 별도의 특수 재단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재단의 초대 이사장으로서 재단의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각종 사업의 틀을 짜고, 제반의 기본 원칙들을 수립하면서 기반을 다지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이 책은 해외문화재에 대한 저자의 이런저런 생각과 주장은 물론 저자와 재단이 지난 4년 동안 시행해온 여러 의미 있는 일들을 담고 있다. 해외의 우리 문화재에 관하여 저자가 그동안 썼던 논문들과 학술적인 단문들(제1장과 제2장), 재단이 조사하여 낸 각종 보고서에 저자가 취지와 동기를 밝힌 발간사(제3장), 신문·잡지와의 인터뷰 기사(제4장)로 구성하였다. 이 글들을 통하여 독자들은 저자가 해외의 우리 문화재들에 대하여 무슨 생각들을 어떻게 해왔고, 어떻게 대응해 왔으며, 재단은 초대이사장의 주도하에 무엇을 어떻게 해왔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가 있을 것이다. 즉 해외의 우리 문화재뿐만 아니라 그것을 담당한 재단의 역할까지도 이해하게 되리라 여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재단과 저자가 지난 4년간 우리나라의 해외문화재를 위하여 해온 일들을 총정리한 결과보고서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간결하게 정리한 한국의 해외문화재 안내서
이 책은 특히 문화와 문화재 관련 공무원들, 각급 박물관과 미술관의 학예원들, 각급 학교 교사들, 여러 언론사의 기자들, 문화재 소장가들, 문화재 시민단체의 운동가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또한 일반 독자들도 해외의 우리 문화재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것인지 바르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책의 숨은 장점은 일생 동안 미술사를 연구한 저자의 여러 문화재들에 대한 친절하고 상세한 해설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겸재정선화첩, 데라우치문고, 덕종 어보 등 주요 환수 문화재들에 대해 컬러 도판과 함께 설명을 곁들여 읽는 재미를 준다.
저 : 안휘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고고인류학과(문학사)
미국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문학석사, 철학박사)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 수학
전(前)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박물관장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박물관장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초대 예술연구실장
명지대학교 인문대학 미술사학과 석좌교수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초대 이사장
한국대학박물관협회 회장
한국미술사교육학회 대표
한국미술사학회 회장
문화체육부 학예사운영위원회 위원장
국립중앙박물관 운영자문위원회 위원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 위원장
현(現)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 위원장
상훈
우현상, 동원학술대상, 한국미술저작상, 간행물윤리상(저작 부문), 위암 장지연상(한국학 부문), 보관문화훈장, 대한민국문화유산상(학술 부문), 옥조근정훈장, 안견미술문화대상, 세종문화상(학술 부문), 용재학술상, 효령상(문화 부문), 대한민국학술원상(인문학 부문)
주요 저서
『한국회화사』(일지사, 1980), 『한국회화의 전통』(문예출판사, 1988), 『옛 궁궐그림』(대원사, 1997), 『한국회화의 이해』(시공사, 2000), 『한국회화사 연구』(시공사, 2000), 『한국의 미술과 문화』(시공사, 2000), 『한국미술의 역사』(시공사, 2003)(공저), 『고구려 회화』(효형출판, 2007), 『미술사로 본 한국의 현대미술』(서울대학교출판부, 2008), 『한국미술의 美』(효형출판, 2008)(공저), 『개정신판 안견과 몽유도원도』(사회평론, 2009), 『역사와 사상이 담긴 조선시대 인물화』(학고재, 2009)(공편),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사회평론, 2010), 『한국 그림의 전통』(사회평론, 2012), 『한국 미술사 연구』(사회평론, 2012), 『한국 고분벽화 연구』(사회평론, 2013), 『조선시대 산수화 특강』(사회평론, 2015),
『한국의 해외문화재』(사회평론, 2016)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