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 학술
질문 없는 사회는 질문 없는 교실에서 시작한다.
정답을 요구하는 질문은 이제 그만!
핵심 질문으로 학생에게 이해와 탐구의 문을 열어주자.
교육은 학생이 훌륭한 질문자가 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질문하는 능력이 의미 있는 학습과 높은 수준의 지적 성취를 가능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는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에 달려 있는데, 참여에 가장 힘을 부여하는 것이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래서 질문하지 않는 사회, 질문을 막는 사회는 위험하다.
다행히도 우리 교육의 현장에서는 수년 전부터 “질문이 있는 교실”을 모토로 하여 질문과 토론 중심의 수업을 장려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질문과 토론, 대화를 강조하는 이스라엘의 하브루타 학습법에 대한 교사와 학부모들의 관심은 가히 열풍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질문은 이미,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이 대변하듯, 고대로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스승이 제자를 자극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교육 전략이자 강력한 교수·학습의 도구가 되어 왔다. 특히 언어를 매개로 한 상호작용을 통해 인지가 발달한다는 사회적 구성주의가 등장하면서 질문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다.
그런데 질문을 통한 수업이 일반적으로 ‘교사의 질문 - 학생의 대답 - 교사의 피드백’의 양상으로 전개된다고 할 때 교사가 어떤 질문을 하는가는 수업의 질을 좌우하는 만큼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수업 시간에 이뤄지는 대부분의 질문이 학생들에게 정답을 요구하는 “교사 주도의 수렴적 질문”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질문은 사실 위주의 정보 습득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유용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정보를 발견하고 비판적으로 판단하며 새로운 문제와 기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기에는 부족하다.
그렇다면 어떤 질문이어야 하는가? 미국의 교육 연구자이자 실천가인 제이 맥타이와 그랜트 위긴스는 학생들이 주도하는 지속적인 탐구와 풍부한 토론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핵심 질문(essential questions)”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제안하는 핵심 질문은 개방형 질문으로, 학문 간 및 학문 내의 중요한 개념 및 과정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럼으로써 탐구를 증진시키고, 사고력을 촉발시키며, 학생들이 의미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학교는 학문 간 학문 내에 전이 가능한 개념 및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수업 및 평가를 개혁해야 하며, 이와 같은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만 학생들이 교실 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 자신들이 학습한 내용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맥타이와 위긴스가 핵심 질문을 제시하게 된 맥락은 『핵심 질문: 학생에게 이해의 문 열어주기』에 앞서 출간한 『이해 중심 교육과정(Understanding by Design』에 잘 나와 있다. 이들의 견해는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체계가 핵심 개념과 일반화된 지식 중심으로 구성된 것은 맥타이와 위긴스가 강조한 빅 아이디어와 그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핵심 질문에 독자가 제기할 만한 7가지 질문을 먼저 설정하여 그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답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이 핵심 질문을 만드는가? 왜 핵심 질문을 사용하는가? 어떻게 핵심 질문을 설계하는가? 어떻게 핵심 질문을 활용하는가? 어떻게 실행상의 문제와 특수한 사례를 해결하는가? 어떻게 교실 안에서 탐구하는 문화를 세울 것인가? 어떻게 교실 밖에서 핵심적인 질문을 사용하는가? 등이다. 특히 맥타이와 위긴스는 학생들에게 수업의 취지가 잘 전달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핵심 질문을 이용한 수업이 뜻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에 주목하면서 무엇이 계획에서 빗나갈지 예측하고 그러한 원치 않은 결과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조언한다.
교실에 탐구 문화를 정착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교육적 모험을 감행하더라도 교육자가 학생이 탐구를 통하여 깊은 이해에 이르게 하는 교육의 본질적 기능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회평론아카데미는 『핵심 질문』을 시작으로 그러한 교육을 지향하는 교육 현장에 아이디어와 방법론을 제공할 수 있는 “미래교육 디자인” 시리즈를 기획하여 지속적으로 펴낼 예정이다. 좋은 질문을 하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어떤 방식으로 질문을 확장해 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는 『수업에서의 질문 연속체』(로버트 마르자노, 줄리아 심스),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질문을 개선하고 그것의 사용 전략을 짤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을 제시하는 『한 가지만 바꾸기』(댄 로스스타인, 루스 산타나) , 디지털 세상 속에서 나고 자라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보고 배우는 학생들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새롭고도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디지털 원주민 가르치기』(마크 프렌스키) 등이 근간으로 나올 예정이다.
저 : 그랜트 위긴스 (Grant Wiggins)
하버드 대학교와 아나폴리스의 세인트 존 칼리지에서 각각 교육학 박사학위와 문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테드 시저의 핵심적인 학교 연합,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 등 25년 동안 전 세계의 영향력 있는 교육을 주도해왔으며, 평가 개혁에 관한 연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저 : 제이 맥타이 (Jay McTighe)
윌리엄 앤 메리 칼리지와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각각 학사학위 와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대학원 과정 을 마쳤다. 미국의 교육 연구자이면서 실천가로서 오랫동안 경력 을 쌓았으며, 그랜트와 함께 작업하여 출간한 『이해 중심 교육과정 Understanding by Design』과 『거꾸로 생각하는 교육과정Schooling by Design』 등은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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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 이원미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번역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전문 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