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 학술
이 책은 우리나라 동양철학, 특히 “제자백가” 철학 연구의 1세대라 할 수 있는 송영배 교수의 퇴임에 즈음하여, 그간 학계의 소수자로서 미진했던 “제자백가” 연구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기획되었다. 새로운 연구경향을 소개하고 그간 쌓았던 학문적 성과를 집약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책은 '논어', '맹자', '장자', '순자', '관자', '여씨춘추', '회남자', 등의 문헌을 대상으로 제자백가의 다양한 철학적 특징을 분석하고 있다. 물론 제자백가의 모든 문헌을 연구 대상으로 포괄하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논의 과정에서 양주, 묵자, 한비자, 출토자료 등이 언급되고 있으므로 제자백가에 대한 종합적 연구라고 하더라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사실 제자백가의 철학은 여러 기원을 가진 강들이 어느 지점에서 합해져 격렬하게 흐르다가 다시 여러 갈래로 따로 흐르고, 또다시 어느 지점에서 합류해서 맹렬하게 흘러갔다. 이 분합(分合)의 격(激)하고 맹(猛)한 여정이 오롯이 밝혀진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한층 더 생생하며 생동감 있는 철학사의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10명의 연구자들이 쓴 11개의 글은 다음과 같다. 송영배는 '제자백가의 다양한 전쟁론과 그 철학적 문제의식'에서 다양한 전쟁론을 비교의 중심에 두고, 제자백가의 차이를 일목요연하게 해명하고 있다. 또 '노자'에서 ‘무’의 형이상학과 ‘무위’정치학의 이중성'에서는 '노자'라는 하나의 텍스트가 어떻게 왕필식 해석과 한비식 해석이 혼재하게 되었는지 그 연원과 의의를 밝히고 있다. 신정근은 '전국시대 2단계 심 담론으로서 管子 心學의 의의: 管子四篇을 중심으로'에서 전국시대의 심 담론이 '맹자'에서 형성되었다가 '관자'를 통해 '중용'으로 귀결되는 과정 전체를 훑고 있다. 박정철은 '呂氏春秋'의 己物 관계'에서 '여씨춘추'가 선진시대의 제자백가 사상을 종합해서 사회질서의 원칙을 입안하려고 했던 것을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살피고 있다. 장원태는 '군자와 소인, 대체와 소체, 인심과 도심'에서 공자의 군자와 소인, 맹자의 대체와 소체, 주희의 인심과 도심이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선택의 문제가 아닌 적용 영역 구별의 차이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김명석은 ?선악, 호오, 가치판단-'논어'를 중심으로'에서 '논어'를 중심으로 선악과 호오의 관계 그리고 가치판단의 기준 문제를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김형진은 '사회적 인간관에 기초한 순자 철학의 재조명'에서 순자의 인성 논의를 자연성에 국한시키지 않고 사회성에 초점을 두고 논의를 전개한다. 조정은은 '중국 고대 문헌에 서술된 삼분손익법의 변천과 그 함의: '악서고존'의 견해 검토와 함께'에서 '관자'·'여씨춘추'·'사기'·'회남자'·'한서'에 나타난 삼분손익법을 검토하고 아울러 그것을 정약용의 ??악서고존??과 비교하고 있다. 김도일은 '중국사회사상론에서 유기체적 자연관으로'에서 송영배 선생님이 1990년대 이후에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유기체적 자연관의 논의를 종합적으로 정리, 검토하고 있다. 이국봉은 ?순자의 命 개념에 관한 연구: 장자의 유가비판에 대한 순자의 재비판을 중심으로'에서 순자가 장자의 객관적 천관을 수용하면서도 천명에서 이름을 분리시켜서 도덕적 이상사회의 건설을 긍정하는 맥락을 논의하고 있다. 정단비는 '類의 의미와 筍子의 修養論'에서 류의 다양한 의미를 분석하고서 그것이 본성론과 수양론 사이의 난점을 해결하는 데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석하고 있다.
필자목록
송영배(서울대학교 철학과)
신정근(서울대학교 석박사,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
박정철(서울대학교 석사, 서울대학교 박사수료)
장원태(서울대학교 석박사,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소 연구원)
김명석(서울대학교 석사, 미시간대학교 박사, 싱가포르대학교 철학과 박사후 연수과정)
김형진(서울대학교 석사, 서울대학교 박사수료, 대만 중앙연구원중국문철연구소 연수중)
조정은(서울대학교 석사, 런던대학교 박사과정)
김도일(서울대학교 석사, 토론토대학교 박사과정)
이국봉(서울대학교 석사, 청화대학교 박사과정)
정단비(서울대학교 석사, 서울대학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