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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재 · 학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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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의 대답

저자
김수행, 장시복  저
  • 가격

    25,000 원

  • 출간일

    2012년 10월 26일

  • 쪽수

    512

  • 판형

  • ISBN

    9788964355763

  • 구매처 링크

정치경제학과 공황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준 충격은 치명적이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복잡한 수학공식으로 무장하고, 돈을 넣기만 하면 엄청난 수익을 내줄 것을 약속하던 월 스트리트가 휘청하자 전 세계는 공황에 빠져든다. 공황은 가장 약한 사람부터 공격하게 마련이다.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금융기관의 말만 믿고 돈을 묻었던 보통 사람들은 그 돈을 잃고, 더 많은 빚을 지고, 결국 직장을 잃었다. 그런데도 각 나라 정부들은 이런 보통 사람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그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도를 낸 금융기관들을 구제하는 데 엄청난 규모의 공적 자금이 투여되었다. 

하지만 더 큰 충격이 기다리고 있었다. 위기의 시기가 되자 주류경제학은 침묵한 것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파생금융상품의 경이로움이 대해 예찬하던 목소리는 자취를 감추었고, 이 고통스러운 시절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반응조차 없었다. 한편 몇몇 저널리스트와 비관론자, 주류 경제학과는 다른 방식으로 경제학을 연구하는 소수의 학자들이 목소리를 내었지만 명쾌하지 못했다. 이 공황의 정체는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해설은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이 공황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공황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있기는 한 것인지에 대한 대답조차 기대하기 힘들었다. 정확히 말해 어떤 금융기관이 무슨 빚을 얼마나 지고 있는지도 파악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새로운 관점, 우리의 관점 

김수행과, 그의 정치경제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16명의 후학들은 21세기 세계대공황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세운다. 이 위기에 대해 다른 지역, 다른 공동체의 관점에서 나온 정치경제학적 분석들은 많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들은 우리와는 다른 처지에 놓인 곳에서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다. 이론적으로 더 완벽해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우리와는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 위기의 원인과 해법, 미래에 대한 전망을 외국의 시선이 아니 우리 정치경제학의 시선으로 분석해 그 해답과 전망을 내놓으려고 한다. 외국의 사례와 그들의 이론과 분석을 면밀하게 정리하고 검토하지만, 그런 일방적인 시도만으로는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에 이들 모두 공감했다. 

이들의 시도는 이렇게 구체화된다. 우선 21세기 초 등장한 경제위기는 큰 규모의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공황’의 관점에서 설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실증한다. 이를 통해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공황론의 관점이 여전히 유의미하다는 점을 증명한다. 하지만 이들의 논의는 단순히 150년 전의 이야기를 교조적으로 반복하는 것에 머물러 있지 않다. 마르크스의 공황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공황론을 구성해야 함을 주장하며, 그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다양한 조건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와 같은 총론 아래 21세기의 세계대공황이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을 정리한다. 이렇게 각론으로 들어가는 이들의 분석은 공황을 불러온 지금의 축적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마르크스적 관점과 방법론으로 구성한 현 시기의 거시경제학은 어떤 것인가, 파생금융상품을 정치경제학적으로 어떻게 볼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현 시기 공황 극복의 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과소소비론이 왜 문제이며 단순히 분배를 강조하는 것만으로 이 공황이 극복될 수 없는 이유들을 제시한다. 


이론과 사례, 원인과 현황, 전망과 해법

하지만 이들이 이야기가 이렇게 이론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세계대공황을 맞이한 전 세계의 나라들 가운데 누구는 그나마 안정적으로 탈출하지만, 누구는 탈출에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어떤 이유로 이들 나라들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분석한다.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의 지역별 사례 연구다. 먼저 세계대공황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미국식 자본주의의 한 대안이라고 여겨지는 유로존은 어떠했는가에 대해 살핀다. 미국과 유로존은 공통점도 차이점도 있지만, 둘 모두 신자유주의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함으로 인해 여전히 현재적인 위기 상황에 놓여 있음이 증명된다. 다음으로는 세계대공황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탈출구를 마련한 스웨덴은 어떤 정치경제적 토대 속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는지 분석된다. 체제 전환 이후 무차별적으로 신자유주의적으로 변화할 것을 강요받았고 당시의 극심했던 고통으로 극복하자마자 다시 세계대공황을 맞이한 러시아의 대응 역시 흥미롭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의 이야기다. 

특히 스웨덴과 한국의 사례는 주목할 가치가 높다. 강력한 사회민주주의와 복지자본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스웨덴이 위기를 맞이하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정치경제학적으로 분석하는 시도는 우리에게 ‘정치경제학적 대안 모델로서 스웨덴’이라는 의미를 주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늘 복지제도로서 우리에게 읽혀지지만 사실상 그 복지모델을 지탱하게끔 하는 정치경제모델이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대상임을 잊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위기 상황에서 스웨덴의 경제모델이 어떻게 작동했는가는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바가 크다. 또한 한국의 정치와 경제를 동시에 아우르는 논의 속에서, 이들이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담론 속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며 오늘날의 위기에 이르렀는지를 분석하는 시도 또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정치경제학적 접근이다. 우리의 문제를 우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과정에서 도출된 결론은 새로운 선택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가 놓칠 수 없는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김수행과 그의 후학들은 미래에 대한 전망과 대안의 제시를 통해 책을 마무리 짓는다. 새로운 사회가 도래하기 직전에는 극도로 심화된 모순이 있었다. 지금의 세계대공황이 바로 기존의 체제로는 설명도 해결도 할 수 없는, 바로 그 심각한 모순의 단계라는 점을 김수행은 지적한다. 즉 지금이 새로운 사회, 새로운 체제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협동조합, 복지국가, 글로벌 불균형 해소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공황 극복의 돌파구들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관점의 제시는 우리에게 다양한 영감을 제공한다. 정치경제학을 통해 지금의 위기를 분석하고, 성공과 실패 사례를 찾아보고, 대안과 해법을 제시한다.


우리는 정치경제학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었나

이들의 연구를 살펴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치경제학 일반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보기 좋게 깨어져 나간다. ‘정치경제학은 통계나 수학이 사용되지 않기에 실증적인 분석과 객관적인 결론이 도출되기 힘들며, 따라서 주의주장일 뿐이다’, ‘엄청나게 변화된 세상에서 아직도 150년 전 마르크스가 한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것만 가지고는 지금의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등의 편견은 ‘정치경제학은 낡고 쓸모없는 것’이라는 결론으로 몰아간다. 하지만 이 책에서 사용된 분석과 방법론을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책에 실린 대부분의 연구는 방대한 통계와 수치, 시계열 자료가 바탕이 된 것이다. 물론 각종 제도에 대한 비교 분석 역시 풍부한 실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들이다. 오히려 주류경제학의 경우 다루기 힘든 정치.사회.제도.문화와 같은 데이터들을 누락시켜가면서 자신의 체제를 만드는 것과는 반대로, 정치경제학은 이 복잡한 데이터들을 어떻게 하나의 맥락으로 연계시켜서 지금의 상황을 분석해낼 것인가 고민한다. 그런 이유로 이들의 연구가 세계대공황과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오히려 더 풍부하고 종합적인 해석을 제공한다. 




저 : 김수행

1942년 10월 일본에서 태어나 해방과 더불어 귀국해서 고등학교 때까지 대구에서 살았다. 1961년 4월에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과에 입학해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 2월에 서울대학교를 정년퇴임하고 현재에는 ‘평생교육의 메카’인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마르크스경제학을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기 때문에, 이에 관해 알기 쉬운 책을 많이 쓰고 대중강연도 많이 하고 현실과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자본론의 현대적 해석』『자본주의경제의 위기와 공황』『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공저)『한국에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도입과 전개과정』『새로운 사회를 위한 경제이야기』『알기 쉬운 정치경제학』 ,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청소년을 위한 자본론』, 『세계대공황: 자본주의의 종말과 새로운 사회의 사이』등을 집필했고, 『자본론』『국부론』『고삐 풀린 자본주의』(공역),『금융자본론』 등을 번역했다.

저 : 장시복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목포대학교 경제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09년부터 목포대학교 동료교수들과 독서모임을 만들어 꾸준히 읽고 토론을 하고 있다. 전공이 다양한 교수들과 읽고 토론하면서 통섭하는 인문학을 배울 수 있었고, 학문뿐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넉넉한 시야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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