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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석기시대 생업과 주거

저자
하야시 켄사쿠(林 謙作)  저, 천선행  역
  • 가격

    30,000 원

  • 출간일

    2015년 07월 30일

  • 쪽수

    567

  • 판형

  • ISBN

    9791185617480

  • 구매처 링크

일본 신석기시대 연구의 최선단을 이끌다


일본 신석기시대, 즉 조몬시대(繩紋時代)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서로, 지금까지의 연구성과에 대한 냉철하고 엄격한 평가와 함께 앞으로의 연구방향을 제시한 역작이다. 저자 하야시 켄사쿠는 여기서 조몬시대의 생업, 영역, 교역, 정주, 취락, 집단관계 등 다방면의 풍부한 자료를 분석하고 구미의 연구논문과 최신 성과는 물론 인류학, 지형학, 지리학 등 관련 학문의 문헌도 섭렵하여 일본 신석기시대 사회와 시대상을 그려 내고 있다. 일본 『季刊考古學』에 11년 동안 게재된 ‘연재강좌’ 「繩紋時代史」가 2004년 단행본으로 엮어져 나온 것을 이번에 국역한 것으로, ‘한강문화재연구원 학술총서’ 두 번째 권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한 시대를 논하면서 다방면의 주제를 긴 호흡으로 폭넓고 일관성 있게 서술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각 장마다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이해를 돕고, 기존의 연구성과를 충분히 숙지하고 인정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 무엇보다 조몬시대 연구의 미래지향적 연구관점을 견지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각 주제별로 구사된 연구방법론과 다양한 각도에서의 접근, 특히 구미 고고학 이론과 방법을 잘 이해하고 이를 일본의 자료에 적절하게 접속시켰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에서 ‘열도’로 자연환경이 급변한 조몬시대


기원전 1만 년경 마지막 빙하기의 종말로 대량의 빙하가 녹으면서 바닷물이 차올라 일본은 ‘반도’에서 사방이 바다로 에워싸인 현재의 모습인 ‘열도’가 되었다. 일본이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대륙의 문화적 영향을 거의 받지 못한 채 혼자 힘으로 역사를 개척해 나가게 된 조몬시대가 열린 것이다. 저자는 이 시대 사람들의 생업상을 환경변천과 환경변이라는 측면에서 검토하고, 당시 사람들의 생활권으로 대표되는 핵영역과 그 밖의 자원조달에 이용되는 범위를 포괄한 영역을 복원하였다. 나아가 비현지성 물자를 통해 교역 및 유적군 구성을 검토하여 집단 간 관계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후기 구석기시대 동물군의 분포, 식생분포를 검토하여 플라이스토세 말기에 이미 일본에 신석기시대와 같은 자연환경이 갖추어지기 시작했음을 지적한다. 따라서 신석기시대에 들어와서야 시작된다고 이야기되는 식물성 식료자원의 이용, 수산자원의 이용, 나아가 정주가 이미 후기 구석기시대에 시작되었을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플라이스토세 말기.홀로세 초기의 환경변화와 더불어 정주가 성립하는 제 조건은 리셋되고, 시행착오의 결과 새로운 형태의 조몬적인 정주가 성립된다”고 하여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의 생업, 정주의 정도와 성격의 차이 등 일본 신석기시대의 실상을 추구하는 데에 한발 더 다가가고 있다. 


조몬인의 생업과 교역, 주거 복원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먼저 1장에서 4장까지는 일본 신석기시대의 연구사를 망라하고 이에 대해 저자가 나름대로 평가를 내린 부분이다. 1장에서는 조몬연구의 전반적인 흐름을, 2장에서는 조몬인의 본질에 대한 여러 추론을 정리하였으며, 3장에서는 조몬문화의 형성과정을 플라이스토세에서 홀로세로 넘어가는 자연사적 환경에서 접근하여 음미하였다. 4장은 실질적인 주제로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조몬토기 ‘형식’의 내용과 연구성과, 문제점을 정리한 것이다. 조몬토기 ‘형식’은 특히 6장의 조몬인의 영역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개념이고, 8장 이후의 취락을 논하는 데 필요한 수단 및 방법이라는 점에서 저자가 특히 공들여 설명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5장에서 7장까지는 조몬인의 생업을 바탕으로 영역, 교역을 다룬다. 5장에서는 자료가 풍부한 센다이(仙台)만의 사례를 통해 각종 자원의 비율과 계절성, 조몬농경을 언급하며 조몬인이 어떻게 자원을 획득하고 이용하였는가라는 생업의 성격을 이끌어 내었다. 6장은 조몬인의 일상적인 생업활동 범위인 핵영역, 유적군과 영역 및 토지의 관계를 검토한 부분이다. 7장에서는 생업에 필요한 현지성 물자와 의례 등에 필요한 비현지성 물자가 있음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조몬인의 생리적 분업과 사회적 분업의 양상을 검토하였다. 나아가 야요이시대 교역상과의 비교를 통해 조몬인의 교역 및 유통을 복원하였다. 


마지막으로 8장에서 11장까지는 주거라는 일관된 주제를 통해 주거의 상부구조 복원, 일본열도 정주취락의 성립요인, 정주취락의 성립과 보급과정을 복원하였다. 8장에서는 조몬취락론의 시초가 되는 와지마 세이이치(和島誠一)와 미즈노 마사요시(水野正好)의 논문을 예로 들어 조몬취락론의 성과와 문제점, 그에 따른 재검토론자들의 반론 등의 연구성과를 철두철미하게 분석하여 향후 취락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취락과 관련한 저자의 온 관심과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기도 하다. 9장에서는 일본의 전통적인 주거와 아이누의 지세를 짓는 방법을 복원하면서 조몬시대 주거의 상부구조를 음미하였다. 10장에서는 남큐슈와 간토로 나누어 정주취락이 성립되는 과정을 살폈다. 11장에서는 정주취락의 보급을 저장과 비축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여 정주확립기의 취락구성을 복원하였다. 


경험에 녹아 있는 이론과 방법론


저자는 철저하게 전통고고학을 토대로 하지만, 새로운 연구방법론을 개발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식부족으로 충분하다 할 수 없던 발굴자료들에 대해서도 가치가 없다고 버리지 않고, 현시점에서 활용 가능한 부분을 찾아낸다. 그리고 현재 저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고안해 낸다. 또한 저자는 기존 연구에 대해 결과만을 활용하지 않고, 결과에 이르는 전제와 과정, 서술의 타당성을 철두철미하게 검증한다. 따라서 고고학적으로 밝히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자료들을 매우 유연하게 활용하고 정확하고 치밀하게 분석한다. 


한편 저자는 구미의 이론과 방법론을 배척하지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도 않는다. 이론들의 전제가 타당한지, 일본 실정에서 참고하여 도움이 되는지를 고려하여 필요한 부분을 적극 활용한다. 


저자의 이러한 고고학적 연구 자세는 비단 신석기시대 연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고고학 연구 전반에 걸쳐 적용되어 왔다. 고고학 연구자들로 하여금 연구에 대한 냉철함을 갖고 유지하도록 환기시키는 그의 애정과 자세는 참고할 만한 것임에 분명하다.


조몬시대 문화가 한반도 신석기시대와 유사하면서 독자성을 가지고 있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즉 양 지역의 연구성과와 방법론을 그대로 차용하여 적용할 수 없음은 고고자료가 가지는 차이만 봐도 극명하다. 또한 이 책에서는 일본열도 가운데 주로 조몬시대 자료가 풍부하게 갖추어진 동일본지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한반도와의 직접적 관련성을 논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다만 같은 신석기시대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생업, 주거, 취락, 교역 등은 모든 신석기시대 연구자, 나아가 다른 시대를 전공하는 연구자들까지도 공감할 만한 내용이라고 여겨진다. 따라서 이 책은 일본 조몬시대와 한반도 신석기시대 연구자들, 나아가 다른 시대 연구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 : 하야시 켄사쿠(林 謙作)

1937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호쿠(東北)대학 박사과정 수료 후, 반세기가 넘는 긴 세월 동안 고고학 연구, 특히 조몬시대 정주화 과정, 조몬시대 사회 및 집단 간 관계를 연구해 왔다. 이와테(巖手)현교육위원회, 국립역사민속박물관을 거쳐 홋카이도(北海道)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였다. 2001년 홋카이도대학 정년퇴임 후, 2010년 뇌경색으로 쓰러져 타계하기 전까지도 조몬시대 연구 저서 집필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조몬시대 연구의 최선단을 이끌어 왔다. 주요 저서로는 『繩文土器大成4』(공편, 1981년), 『發掘が語る日本史1』(편저, 1986년), 『繩文社會の考古學』(2001년) 등이 있다.

역 : 천선행


2015년 현재 전북대학교박물관 전문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시간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반도와 일본열도, 한반도와 중국 동북지역의 지역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 및 논문으로는 『요하문명의 확산과 중국 동북지역의 청동기문화』(공저, 2010년), 「무문토기시대 한일 간 지역관계변천」(2009년), 「한반도 무문토기문화 형성기의 중국 동북지역과의 관계」(2014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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