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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고고학

저자
매튜 존슨(Matthew Johnson)  저, 오세연  역
  • 가격

    25,000 원

  • 출간일

    2015년 04월 28일

  • 쪽수

    302

  • 판형

  • ISBN

    9791185617374

  • 구매처 링크

경관(Landscape)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경관고고학(Landscape Archaeology)은 1990년대 들어 영국을 비롯한 서구 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관심을 덜 받고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논문 「경관고고학의 이론적 특징과 적용 가능성」(김종일)이 한국고고학보(58호)에 실리고 실제 경관을 분석한 저서가 몇 권 나오긴 했으나, 경관고고학을 본격적으로 다룬 이론서는 현재 없는 실정이다. 이번에 출간된 『경관고고학』은 특유의 전원 풍경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영국을 배경으로 경관고고학이 태동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폭넓게 다룬 입문서이다.


이 책은 또한 경관고고학을 주제로 삼고 있지만, 고고학 연구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실제 자료와 이론의 문제, 문헌 기록이 남아 있는 시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고고학 자료의 역할과 범위에 관한 문제 등 학문으로서의 고고학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방안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전통고고학과 신고고학, 후기과정고고학의 성립 배경과 이론 및 한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선사시대와 역사시대 고고학 자료의 해석 방법, 경관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지도, 항공사진, 도면의 활용 예를 제시하고 있어, 고고학 전공자나 평소 고고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고학의 새로운 연구 경향, 경관고고학


경관(Landscape)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경관고고학(Landscape Archaeology)은 1990년대 들어 영국을 비롯한 서구 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관심을 덜 받고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논문 「경관고고학의 이론적 특징과 적용 가능성」(김종일)이 한국고고학보(58호)에 실리고 실제 경관을 분석한 저서가 몇 권 나오긴 했으나, 경관고고학을 본격적으로 다룬 이론서는 현재 없는 실정이다. 이번에 출간된 『경관고고학』은 특유의 전원 풍경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영국을 배경으로 경관고고학이 태동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폭넓게 다룬 입문서이다.


저자 매튜 존슨은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영국 더럼 대학과 사우샘프턴 대학 교수를 역임한 고고학자이다. 요크셔 고원의 버려진 중세 마을 워램 퍼시 발굴에 참여하는 등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성곽, 주거, 경관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저자는 우선 경관고고학이 영국에서 태동한 배경으로 영국인 특유의 경관에 대한 관심을 지적한다. 그들은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자신들의 정체성, 즉 ‘영국성’을 특유의 전원풍경 - 거칠고 황량한 언덕과 경작지, 주거지, 숲, 각지의 거석기념물 - 에서 찾는다. 특히 요크셔 데일즈를 중심으로 하는 중부지역의 전원은 영국인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그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지역이다.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경관 사랑


19세기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잉글랜드 북서부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경관을 사랑하고 그것을 즐겨 언어로 표현했다. “골짜기 언덕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 난 외로이 헤매인다. / 문득, 날 반기듯 함께 깨어 있는 / 금빛 수선화를 보았다.…” 그의 대표작 「수선화」의 한 구절이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과 같은 문학 작품에도 세찬 바람과 거친 들판의 영국적 정경이 잘 그려져 있다. 워즈워스는 또 이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레이크 디스트릭트 여행 안내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에서 그간 영국에서는 선사시대 유적을 포함한 문화경관에 대한 연구가 ‘경관역사학’이라는 이름으로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영국 특유의 경관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경관고고학 탄생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보는 저자는 여기서 20세기 중반의 경관역사학자 윌리엄 조지 호스킨스를 조명한다. 호스킨스는 주저 『잉글랜드 경관의 형성』과 함께 계속적인 라디오와 텔레비전 프로그램 출연으로 역사 경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워즈워스의 여행 안내서를 극찬한 그는 “취미는 두 발로 잉글랜드를 탐험하는 것, 매주 적어도 하나 이상의 중요한 ‘발견’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무궁무진한 흥밋거리를 찾아 나서는 것”이라면서 진흙 범벅의 부츠를 신고 들판을 답사했고, 이를 따라 많은 전문가 또는 아마추어 경관 연구가들과 일반 도시민들이 전원을 찾았다.


경관은 보통 언덕과 들판, 강으로 이루어진 자연환경과 집과 경작지, 기타 인공 건축물 등으로 구성된다. 자연환경 그대로를 말하는 풍경과는 달리 자연환경에 인간의 행위에 의한 의미화 과정이 더해져 형성되는 것이 경관이다. 특정 지역에 인공 건축물을 세우는 것은 그 지역 경관에 인간이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건축물로 인해 이 지역 경관은 바뀌게 되고 동시에 그 경관의 이해나 해석 또한 바뀌게 된다. 이런 과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끝없이 되풀이되며, 따라서 한 지역의 경관 요소는 다층적이고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경관고고학은 이 같은 경관을 자료로 과거 인간의 삶을 연구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경험주의적인 영국 경관 연구의 전통


영국 전원의 전형적인 모습은 자연석을 쌓아 만든 돌담들이 계곡을 목초지와 경작지로 구획하고 있고, 목초지에는 보통 부속 외양간이 딸려 있는 정경이다. 돌담들은 자세히 보면 쌓는 방법과 맞물림이 미묘하게 다른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여러 번 개축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목초지 아래엔 이랑이나 고랑과 같은 경작지가 있는 등 다층적이고 복잡한 형태를 보여 주고 있다. 


이 같은 경관에 대한 조사는 건축물이나 지표에 남아 있는 굴토 흔적들을 측정하고 기록하고, 그 관찰결과를 귀납적으로 생각하는 작업으로 진행되는데, 이런 일련의 작업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연구가 이루어진다. 저자는 이를 가설 설정과 연역 추론이라는 전형적인 과학적 모델을 거의 따르지 않는, 지극히 경험주의적인 영국 경관 연구의 전통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경관에 대한 두 가지 사고방식이 있다고 말한다. 한 가지는 인류학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상대적이고 이론적이며 과정에 주목하는 반면에, 다른 한 가지는 역사학의 관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인문주의적이고 개별주의적이며 특정 장소에 주목하는 것이다. 즉 대부분의 후기과정고고학이 실제로 일반화와 과정에 주목하는 전통을 가진 첫 번째 사고방식에 자리 잡은 데 비해, 두 번째 사고방식은 그 뿌리를 18세기 낭만주의, 그리고 훨씬 더 깊게는 경험주의라는 민족 전통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경관고고학의 특성은 18세기 낭만주의와 경험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워즈워스와 호스킨스에게 경관 이해는 “혼자 하는 경험”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에 기초한 미학적 감상 행위”였고 “어떻게 형언할 수 없고 직관적인” 것이었다. 자연세계에 대한 미학적 비평과 감상을 중시하는 낭만주의의 경관에 대한 메시지는 “충분히 먼 거리를 걸으며 가장 절묘한 시점 앞에 자리를 잡고 적당한 방식으로 마음을 열고 적절한 교육을 받기만 하면 부분적으로는 표현할 수 없고 분석할 수 없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든 당신 앞에 있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경관에 대한 낭만주의적 관점에는 수없는 조사와 관찰로 이루어지는 귀납적인 방식을 중시하는 경험주의가 수반된다. 경험주의는 자료가 이론이 개입될 필요 없이 자명하다는 믿음이다. 


경험적 기법에도 많은 이론적인 요소들이 함축돼 있어


사실은 이론이 개입될 필요 없이 자명하다는 낭만주의와 이어지는 경험주의의 영향으로 역사 경관고고학은 경관에 내재되어 있는 특징들이 의미하는 것을 읽어 내는 객관적인 기법 - 지도, 항공사진, 토지의 기복을 가는 선으로 그린 도면 - 에 집중하였으나, 실제로 이러한 경험적 기법들은 많은 이론적인 요소들을 함축하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와 함께 중세 영국 마을의 기원과 지역의 전통 건축에 대한 연구 사례를 통해 역사 경관고고학에서의 많은 성과가 오히려 역사고고학이 역사학의 보조 분야라는 인식을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과 과거를 의미 있게 설명할 수 있다는 확신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또 현대 고고학의 여러 가지 이론적 문제를 살펴본 뒤, 호스킨스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경관고고학의 장점과 최근 견해의 장점을 결합하여 이론적 틀을 갖춘 경관 연구를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나아가 고고학을 포함한 과거에 관한 학술적 연구는 현재의 관심, 정치 현실, 문화 구조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민족 경관, 식민 경관, 토착 경관 등 다각적 방면에서 검토하고, 정치적 맥락에서 경관고고학의 영국 전통을 학술적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다른 영국 자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다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경관고고학을 주제로 삼고 있지만, 고고학 연구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실제 자료와 이론의 문제, 문헌 기록이 남아 있는 시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고고학 자료의 역할과 범위에 관한 문제 등 학문으로서의 고고학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방안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전통고고학과 신고고학, 후기과정고고학의 성립 배경과 이론 및 한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선사시대와 역사시대 고고학 자료의 해석 방법, 경관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지도, 항공사진, 도면의 활용 예를 제시하고 있어, 고고학 전공자나 평소 고고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 : 매튜 존슨(Matthew Johnson)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영국 더럼 대학과 사우샘프턴 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성곽, 주거, 경관을 연구하고 있으며, 중세와 역사 고고학 이론, 문화적 맥락에서의 고고학, 학제 간 연구 방법 등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주요 저서와 논문으로는 『1300년에서 1800년의 영국 주택English Houses 1300-1800』, 『고고학 이론?입문Archaeological Theory: An Introduction』, 「고고학에서 경험주의의 본질On the Nature of Empiricism in Archaeology」 등이 있다.

역 : 오세연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고고학을 전공하였다. 1996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고고학과(2006/2007년)와 브리티시 박물관(2011년)에 방문학자로 머물렀다. 고고학계의 연구 성과를 일반 대중에게 보여 주는 고고학 전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 고고관 상설전시와 〈한국 고대국가의 형성〉 등의 특별전시를 담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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