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 학술
한국고고학회 학술총서는 기존에 출간된 『계층 사회와 지배자의 출현』, 『국가 형성의 고고학』과 같이 고고학계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논쟁적인 주제를 다뤄왔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연구자들이 새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해온 고고학 분야의 대표적인 총서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한국고고학회 학술총서 5권으로 출간되는 『농업의 고고학』은 최근 들어 많은 연구와 성과가 축적되고 있는 농경을 주제로 삼았다. 농경의 시작은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이정표가 되는 사건이다. 수렵에서 농업으로의 전환은 신석기와 이전 시대를 영원히 갈라놓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처럼 고고학에서 농경이 가지는 역할이 지대했음에도 그동안 한국에서 농업 관련 고고학은 자료의 부족, 기술의 한계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1990년 이후 다양한 유구와 식물자료들의 발견, 새로운 기술을 발굴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전문학자들이 등장함에 따라 농업고고학 연구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였다.
총 7편의 논문이 실린 이 책은 이처럼 최근 빠르게 축적되고 있는 한국 농업고고학의 성과를 정리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논문들은 제36회 고고학 전국대회 주제발표들을 기초로 하였으며, 단순히 지난 전국대회 주제발표를 정리한 것이 아니라 이후 제기된 이론들과 최신 성과를 대폭 보강하고 관련 논문을 추가하였다.
농업연구의 이론적 고찰(김민구), 농기구(김도헌), 경작유구(윤호필), 가축(이준정), 토양고고학(이희진), 식물유체(안승모) 등 농업고고학 전반을 망라해서 현황을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기존 연구 성과를 종합하고자 했고, 무엇보다 고고학을 배우는 학생들도 가능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였다. 또한 추가로 농업의 시대적 양상을 정리해서 농업 관련 통시대적 고찰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부록으로 수록한 한반도 작물유체(안승모), 경작유구(윤호필), 가축 유존체 집성표(이준정)는 과거부터 최신 자료까지 현황을 총망라하여 수록하였다. 따라서 관련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1세기에 이루어진 농업 관련 고고학 연구조사 성과를 통시대적으로 정리한 『농업의 고고학』은 한국 농업고고학의 과거와 현재를 정리하고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