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 학술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은 중국미술의 많은 영향을 받았음에도 중국미술보다 더 뛰어나 ‘청출어람’의 경지에 오른 한국미술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저자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 40여년간 한국미술사의 체계와 방법론을 세운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사학자다. 안휘준 교수는 그간의 한국미술에 대한 연구를 총합한 결과를 ‘청출어람’이란 뚜렷한 개념과 가치관을 가지고 이 책을 집필했다.
이 책에서는 ‘한국미술의 기원’, 청출어람의 경지에 오른 약 60여 점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 ‘청출어람의 한국미술’, ‘한국미술의 일본전파’로 크게 한국미술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먼저 기존의 왜곡된 한국미술에 대한 통념이나 오해를 벗어던질 수 있다. 그리고 압축된 한국미술사 개론서로 한국미술을 이해하는 첫 번째 책으로 삼을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또한, ‘청출어람’이란 개념이 국수주의나 쇼비니즘이 아니냐는 오해를 없애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작품 선정에 적용하고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를 검증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한국미술 작품들 가운데 중국미술 작품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오른 한국미술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을 한눈에 살펴보며 한국미술만의 참된 매력과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프로들이 인정하는 미술사학자, 안휘준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사학자로, 2003년 동아일보의 '프로들이 선정한 우리 분야 최고'에서 “문화재 관련 학계 영향력이 가장 큰 인물” 중 회화사 분야 최고 권위자로 선정되었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미술사 연구를 위해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한 그는 그곳에서 체계적인 미술사 방법론과 동.서양을 아우르는 미술사적 지식을 쌓았고, 귀국 후 지금까지 한국미술사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학문적 체계를 세우고 정립해 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 안휘준 교수의 <한국회화사>와 고 김원용 선생과 공동 집필한 <한국미술의 역사>는 현재까지도 한국미술사를 공부하는 데 가장 대표적인 필독서로 손꼽힌다. 1987년 일본에서 번역된 바 있는 <한국회화사>는 번역자 후지모토 유키오(藤本幸夫)와 요시다 히로시(吉田宏志) 교수에게 일본 번역상을 안겨주었고, <한국미술의 역사>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과 2009년 동아시아 출판협의회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대표 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한편, 한국미술사가 질적, 양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제자들을 배출했는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한정희 홍익대 교수, 홍선표 이화여대 교수, 이태호 명지대 교수, 최성은 덕성여대 교수, 장진성 서울대 교수 등이 있다. 이들은 현재 미술사학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는 중진 및 소장 교수들로 그가 홍익대학교와 서울대학교 재직 시절 길러낸 제자들이다.
한국미술, 왜 ‘청출어람’인가?
안휘준 교수가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을 펴낸 것은 지난 수십 년간 한국미술의 실체를 밝혀왔음에도 우리 미술에 대한 편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해방 60년이 지나도록 이런 잘못된 통념이 여전한 것은 일제시대의 식민사관과 역대 정부나 국가의 역할 부재, 전문 학자들의 소극적 태도 등이 원인이나, 근본적으로 한국미술이 ‘청출어람’의 경지에 이른 시대, 분야, 작가와 작품이 있음에도 이를 모를 뿐만 아니라 모르면서도 인정조차 하지 않으려는 데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에 한.중.일 3국의 미술문화의 비교 연구로 한국미술의 실체를 밝혀 왔던 저자는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이라는 뚜렷한 개념과 가치관으로 한국미술을 규정했다.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이란 중국미술의 지대한 영향을 받았음에도 그들보다 뛰어나 청출어람의 경지에 오른 한국미술을 지칭한다. 특히 ‘청출어람’이라는 개념은 중국미술과의 관계 속에서 한국미술만의 정체성을 알기 쉽게 정리해 준다. 이것은 여느 미술 문화가 그렇듯 우리의 미적 취향과 감각에 맞는 것만을 중심으로 주체적으로 수용한 결과 한국미술 역시 높은 경지를 창출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자칫 ‘국수주의’나 ‘쇼비니즘’이 아니냐는 오해를 막고, 한국미술의 객관적인 실체를 뚜렷하게 보여주고자 첫째, 창의성과 예술성, 작품성, 수월성(秀越性)이 뚜렷하고 독보적인 것, 둘째, 한국성 독자성이 분명하고 국적 논란이 없는 것, 셋째, 역사적 가치와 사료성(史料性) 및 기록성이 높은 것, 넷째,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분명해야 할 것 등을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한국미술을 설명한다. 이 책에서는 ‘청출어람’의 경지에 오른 여러 작품들 가운데 약 60여 점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추사 김정희, 그는 왜 청출어람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을까?
이 책에서 우리는 평소 알고 있던 한국을 대표하는 많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 신라의 금관과 금귀걸이, 백제의 금동대향로와 산수문전, 고려의 불화와 청자, 조선의 산수화, 초상화, 영모화와 조선 백자 등 우리가 모두 고개를 끄덕일 만한 작품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조선 말기를 대표하는 추사 김정희의 작품이나 조선 후기의 청화백자 같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일부 작품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김정희의 그림과 글씨의 경우, 독자적이긴 하나 글씨는 중국의 왕희지나 조맹부보다 낫다고 하기 어려우며 그림 역시 중국적인 성격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청화백자 역시, 조선을 대표하는 뛰어난 작품들이나 중국의 그것에 비해 객관적으로 월등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어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우리는 한국미술의 특질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난 작품들을 통해 우리들의 미의식과 한국미술만의 고유한 영역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한국미술사, 우리 인문학을 풍요롭게 하다.
흔히들 미술사를 ‘인문학의 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미술사가 왜 미술의 역사만을 다루고 있지 않은지 구체적으로 말해주지는 않는다.
미술사는 결코 작가와 작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한 작가와 한 점의 작품을 통해 과거 우리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저자는 미술사를 ① ‘미술의 역사’, ② ‘미술에 관한 역사’, ③ ‘미술을 통해 본 역사’, ④ ‘이 모두를 합친 역사’로 구분하고 이를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김홍도를 예로 들어볼 때, 그의 작품과 화풍만을 살피는 것은 ‘미술의 역사’, 김홍도와 그의 주변의 여러 사항들을 다루는 것은 ‘미술에 관한 역사’다. 그러나 김홍도의 풍속화를 통해 우리가 18세기 조선 후기 사회와 풍속을 이해할 수 있고, 김홍도의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기존의 문헌자료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조선 후기 역사.종교.문화까지도 폭넓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는 ‘미술을 통해 본 역사’에 해당된다. 그래서 우리는 미술사를 인문학의 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며, 단순히 작품 감상의 즐거움을 넘어 과거의 우리와 현재의 우리, 그리고 미래의 우리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미술의 이해를 위한 당신의 첫 책
이 책은 기존의 한국미술사를 주제로 한 책들과 다르다. 그것은 먼저 저자가 한국미술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과 개념가지고 서술했기 때문이다. ‘청출어람’이란 개념으로 한국미술의 역사 전반을 관통해 독자들은 한국미술의 정수 중 정수만을 맛 볼 수 있어 한마디로 압축된 한국미술사 개론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한국미술을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은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읽을 수 있다. 첫 페이지부터 차례차례 읽어가며 한국미술의 역사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거니와,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을 통해 해당 시대의 미술의 특징을 한번에 알 수 있다. 게다가 동아시아 3국의 미술문화를 세밀하게 비교할 수 있는 저자의 역량은 한국미술이 동아시아 3국과 어떤 영향을 주고 받으며 어떤 공헌과 위상을 가지고 있는지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따라서 우리는 저자의 폭넓은 시야를 따라가며 한국미술의 실체를 바라 볼 뿐만 아니라 세계인으로서 우리가 우리 이웃들의 문화를 좀더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석학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화정미술사강연’ 시리즈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의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은 ‘화정미술사강연’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화정미술사강연’은 화정박물관이 한국 및 동양 미술사 분야에서 뚜렷한 학문적 업적을 낸 미술사학자를 매년 1명씩 선정하여 강연회를 개최한 뒤 이를 책으로 엮는 기획이다. 이를 위해 화정박물관 매년 학문적 업적이 뛰어난 석학을 선정하고 강연회를 개최해 왔으며, 사회평론은 이런 강연을 기초로 ‘화정미술사강연’이라는 대중을 위한 새로운 인문교양서 시리즈를 발간하게 되었다.
2007년 제1회 ‘화정미술사강연’에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가 선정되어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이란 주제로 3회에 걸친 강연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2008년 제2회에는 정우택 동국대 교수가 “법고창신의 한국 불교회화”라는 주제의 강연회를, 2009년 제3회에는 김리나 홍익대 명예교수가 “한국 불교조각 양식의 흐름과 특징: 보편성과 특수성”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이 같은 강연회는 서구에서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미국 하버드 대학의 경우, “Charles Eliot Norton Lectures”를 통해 에르빈 파노프스키, 제임스 케힐, 움베르토 에코, 린다 노클린 등과 같은 세계적 석학들이 자신이 그 동안 축적한 학문적 업적을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강연과 출판 활동을 해오고 있다. 화정박물관과 사회평론의 ‘화정미술사강연’ 시리즈는 이 같은 형태의 국내 최초의 기획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저 : 안휘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고고인류학과(문학사)
미국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문학석사, 철학박사)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 수학
전(前)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박물관장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박물관장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초대 예술연구실장
명지대학교 인문대학 미술사학과 석좌교수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초대 이사장
한국대학박물관협회 회장
한국미술사교육학회 대표
한국미술사학회 회장
문화체육부 학예사운영위원회 위원장
국립중앙박물관 운영자문위원회 위원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 위원장
현(現)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 위원장
상훈
우현상, 동원학술대상, 한국미술저작상, 간행물윤리상(저작 부문), 위암 장지연상(한국학 부문), 보관문화훈장, 대한민국문화유산상(학술 부문), 옥조근정훈장, 안견미술문화대상, 세종문화상(학술 부문), 용재학술상, 효령상(문화 부문), 대한민국학술원상(인문학 부문)
주요 저서
『한국회화사』(일지사, 1980), 『한국회화의 전통』(문예출판사, 1988), 『옛 궁궐그림』(대원사, 1997), 『한국회화의 이해』(시공사, 2000), 『한국회화사 연구』(시공사, 2000), 『한국의 미술과 문화』(시공사, 2000), 『한국미술의 역사』(시공사, 2003)(공저), 『고구려 회화』(효형출판, 2007), 『미술사로 본 한국의 현대미술』(서울대학교출판부, 2008), 『한국미술의 美』(효형출판, 2008)(공저), 『개정신판 안견과 몽유도원도』(사회평론, 2009), 『역사와 사상이 담긴 조선시대 인물화』(학고재, 2009)(공편),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사회평론, 2010), 『한국 그림의 전통』(사회평론, 2012), 『한국 미술사 연구』(사회평론, 2012), 『한국 고분벽화 연구』(사회평론, 2013), 『조선시대 산수화 특강』(사회평론, 2015),
『한국의 해외문화재』(사회평론, 2016)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