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 학술
중국의 부상과 그 화려한 성공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중국의 부상과 국내정치적 취약성
이번 『세계정치』 27호는 부상하는 강대국, 중국을 다룬다.
최근 20여 년간 이룩한 경제적 급성장과 그에 따른 정치적 부상의 결과, 중국은 지대한 학문적, 정책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제 미국과 나란히 기존 세계질서를 좌우할 국가로 거론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중국의 입지와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중국의 부상’이 가지는 국제정치적 함의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들이 축적되었다. 그러나 화려한 조명을 받는 성공의 이면에는 어떤 한계나 단서가 존재하는지, 잠재적인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밝히고 그 국내정치적 근원을 분석함으로써, ‘부상’의 다면성을 보여주는 작업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책은 몇 가지 핵심 이슈영역들을 중심으로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국내 정치 및 경제적인 도전들을 분석하고, 이들이 중국의 부상에 어떤 함의를 가지는지 조명한다.
이를 위해 중국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정치, 경제, 군사적 문제들을 경제체제와 경제개혁(금융시스템), 대외경제정책과 경제협력(일대일로), 군사력과 군사안보(군개혁), 대중시위와 정치변동(환경문제), 정보통제와 정치안정성(인터넷), 자원안보와 무기화(희토류) 등 6개의 핵심 이슈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각 장은 개별 이슈영역에 있어 중국이 직면한 직접적이거나 잠재적인 도전들을 분석하기 위해 구체적인 산업부문이나 정책사례에 집중하며, 현재의 문제상황과 그 근원을 밝히고, 공산당 정권의 대응 또는 대안을 살펴보며, 예측되는 성과의 함의를 논한다. 특히 다양한 영역과 사례들을 통해 독자들이 중국의 국내정치경제적 상황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제고할 수 있도록, 좁고 깊은 학문적 분석에 집중하기보다는 각 이슈영역에 대한 개괄적 설명을 제공하고 공통의 질문에 대한 거시적 함의로 연결하는 데 힘을 쏟았다.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의 넓은 스펙트럼
각 장의 결론은 상이하며,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의 넓은 스펙트럼에 위치해 있다. 군사안보와 정보통제 영역을 다루는 저자들은 비교적 낙관적이다. 일반적으로 지적되는 바와 같이 중국의 군사력이 미국에 비해 열세에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군개혁이 장래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거나(3장), 흔히 권위주의 정권에 도전하는 대중동원을 촉발하는 변수로 거론되는 정보통신혁명의 정치적 함의에 대해서도, 오히려 공산당의 효과적인 통제와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강조하는 결론을 내린다(5장). 다만, 환경문제와 같은 비정치적 영역에서 대중시위가 정책집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이 중요한 동원과 확산의 수단이 되고 있다(4장)는 분석은 이와 상반되는 결론도 가능함을 시사한다. 하지만 4장 또한 시민참여의 확산이 정치변동을 가져올 가능성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어, 3, 4, 5장은 모두 중국 정치체제의 취약성, 특히 물리적 통제력의 약화나 민주화 등 정치변동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단 명시적으로든 묵시적으로든 회의적인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
가장 비관적인 예측은 경제영역에서 등장한다. 특히 후진적인 관치금융시스템이야말로 중국경제가 가지는 구조적인 약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개혁의 수준에 비해 현실의 변화는 아직 미비하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자아낸다(1장). ‘일대일로’로 대변되는 중국의 야심찬 대외경제투자 및 협력정책도, 공격적인 경제력 확산책이기 이전에, 실은 생산과잉과 자원부족 등의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며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중국경제의 취약성을 드러낸다(2장). 실제로 희토류와 같은 중요한 전략자원에 대한 통제력 부족을 보여주는 분석은, 중국이 주요 경제정책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고 의도한 결과를 내는 능력이 미비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6장). 즉 저자들은 경제영역에 있어 중국 공산당 정권의 정책결과에 대한 통제력이 일반적인 기대보다 약하며, 예측 가능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개혁성과 또한 미비하고, 국내정치경제적인 원인으로 인해 근본적인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공통적으로 취약성과 불안정성을 부각하고 있다.
몇 가지 중요한 합의
편집본의 저자들은 분석영역에 따라 다양한 의견과 관측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몇 가지 중요한 합의는 존재한다. 첫째, 부상하는 강대국인 중국의 ‘파워(power)’를 분석함에 있어서, 단순히 하나의 측면이나 영역에만 집중해서는 종합적인 이해가 어렵다는 점이다. 중요한 이슈영역들을 분할하고, 각 영역에서 핵심적인 문제가 야기된 국내정치경제적 근원을 파악하며, 그 해결 가능성을 분석해볼 때, 파워의 다면성과 영역 간 비대칭성을 이해할 수 있다. 둘째, 이러한 다면적 접근을 시도한다면, 중국의 국제정치경제적 영향력의 지속가능성을 단순히 낙관할 수는 없다. 중국이 이룩한 정치적, 경제적 부상의 이면에는 강화되고 있는 통제력과 의외의 취약성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셋째, 부상하는 중국의 ‘약한 고리’는 국내경제구조에 있다. 급속한 경제 성장에 기반해 확장된 중국의 파워는, 역설적이게도 국내경제의 구조적 문제들로 인해 정치 및 군사적 통제력의 건재에도 불구하고 불안정성을 내재하고 있다. 경제적인 위기나 충격은 곧 정치적 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그 파장과 함의가 크다.
『세계정치WORLD POLITICS』 시리즈
국제정치에 관한 이론과 같은 기초적인 연구에서부터 군사와 안보, 정치경제, 환경과 과학기술 등의 기능적인 분야와 주요국의 외교정책, 동아시아 국제 관계 등 지역적인 주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는 『세계정치』 시리즈는 서울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가 기획하고 사회평론아카데미가 펴낸다. 한국의 국제정치학이 과도한 정책지향성을 극복하고, 세계정치의 보편성과 동아시아와 한국의 경험과 관점을 균형 있게 바라보면서 한국 국제정치학의 정체성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에 발간된 19권(젠더와 세계정치), 20권(국제정치학 방법론의 다원성), 21권(동아시아의 보편성과 특수성), 25권(국제정치사상: 다원적 접근과 보편적 교훈)은 2014년, 2015년, 2017년 연속으로 세종도서 학술부문(구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어 『세계정치』 시리즈의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편 : 서울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
최근작 :<글로벌 냉전의 지역적 특성>,<동아시아의 보편성과 특수성>,<국제정치학 방법론의 다원성>
편 : 정주연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 : 왕윤종
가톨릭대학교 국제학부 겸임교수
저 : 백우열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교수
저 : 이영학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저 : 정주연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 : 증 명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
저 : 김진용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교수
저 : 박선령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정치학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