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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실크로드와 문명의 교류(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

저자
강희정, 권오영, 아마라, 김영미, 쩐 득 아인 썬  저
  • 가격

    20,000 원

  • 출간일

    2019년 05월 20일

  • 쪽수

    270

  • 판형

    153*225

  • ISBN

    9791189946098

  • 구매처 링크

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교류사, 우리의 시야를 한반도와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인도로 확장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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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의 지리는 바다를 통한 해상 교류가 활발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그 연구는 주로 한국과 중국, 혹은 한국과 일본에 국한하여 진행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문헌에 의거하여 한, 중, 일 삼국 간의 해로를 규명하거나 해적, 왜구와 같이 바다를 둘러싸고 벌어진 분쟁, 장보고 등 일부 해상세력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제는 시야를 넓혀 한반도와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인도로 확장하여 거시적인 관점에서 연구해야 할 때이다. 이는 신안해저선 이래 태안 마도, 흑산도 등지에서 난파선과 다양한 시대의 많은 유물 들이 출수(出水)됨에 따라 문헌 중심의 기존 연구만으로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된 데 기인한다. 비슷한 시기에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남부에서도 많은 난파선들이 발견되어 해상 실크로드의 진정한 가치와 역할에 대한 논의의 새로운 장을 열게 해 주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동북아시아의 바다를 중심으로 해상 실크로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바다를 굳이 동북아에 가두어 우리 스스로 한계를 지을 필요는 없다. 문헌 기록이 영세한 우리나라에서 문헌에만 의지한다면 해양 교류의 실상을 명확히 알기 어렵다. 적어도 조선시대 이전에는 훨씬 활발하게 바다를 이용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동북아에 묶여 있었던 우리의 시야를 동남아와 인도까지 확대하고, 문헌만이 아니라 출수, 출토(出土)된 유물까지 함께 고찰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교류사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

 

기존에 국내에서 진행된 해상 실크로드 관련 연구가 개별 국가 단위의 연구와 조사에 그친 경우가 많았던 것에 비하면 여기 실린 글들은 국가와 국가를 넘어선 초국가적 교역을 중심에 두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과거의 연구는 서해와 동해, 그리고 남해 일부를 넘나드는 해역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 이들 바다를 오가는 뱃길과 해적, 교역을 중요하게 다뤘다. 한국과 주변국가의 해상 실크로드에 대하여 충분히 중요한 성과들을 많이 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로써 더 넓게 확대될 수 있는 바닷길을 상대적으로 제한해왔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과연 고대 한반도에서 출항한 배가 중국 남부와 일본까지만 갔을까? 사실은 아무도 증명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다른 나라, 다른 해역의 경우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우리와는 과거에 아무런 관계가 없었을 것으로 여겨지던 바다와 그 인근 나라들이 오히려 바다를 통해 왕래하거나 적어도 제3의 장소에서 교역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통해 새로이 학문의 지평을 넓힐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해본다.

 

이 책은 다음의 순서로 편집되었다. 먼저 해상 실크로드에 대한 일종의 총설이다. 해상 실크로드가 언제 어디서 시작되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어느 지역에서 먼저 바닷길을 개척하기 시작했고 그 목적이 무엇인지, 상업적 교역을 촉진시킨 것은 무엇이고, 주로 어떤 물품들이 거래되었는지를 간략하게 살폈다. 해상 실크로드의 변천사를 개략적으로 살핀 셈이다.

다음으로는 근래 이뤄진 발굴 성과를 기초로 유리제품과 옥제품, 토기, 도기, 와당 등을 통해 동남아와 동북아 간에 다양한 접촉이 있었음을 추정한 권오영 교수의 “바닷길의 확장이 동북아시아에 미친 파급”이다. 이 글을 통하여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기원 전후부터 동남아와 중국, 그리고 한국 간에 물질적, 문화적 교류가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푸난에서 백제, 일본으로 이어진 교류의 흔적을 다각도로 제시한 점이 매우 흥미롭다.

강희정 교수(서강대)의 글도 이와 비슷하게 동남아의 산물이 중국과 한국으로 전래된 것을 규명했다. 주로 사서(史書)를 통해 동남아 각국의 산물이 조공의 형태로 중국에 유입되었음을 밝히는 한편, 불교적 맥락에서 쓰임새가 있는 향과 향목 종류가 한국에서 발견된 사례를 제시했다. 지금껏 가치 있는 미술이 아니기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했던 여러 종류의 발굴품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다고 볼 수 있다.

아마라 스리수챗 박사의 글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도 불교국가인 태국에 불교가 전해지면서 석가모니의 본생담 미술이 만들어진 것, 코끼리가 상서로운 상징이 된 것이 인도로부터의 원형 전래에 기인했음을 밝혔다. 불교의 전래 통로인 태국이 다른 나라보다 먼저 인도로부터 받은 영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다음의 두 편은 모두 도자기에 관한 글이다. 김영미 학예사는 1975년에 발견되어 1976~1984년까지 신안에서 발굴된 도자기 가운데 흑유자의 형식과 양식을 분류했다. 발굴된 2만여 점의 도자기 중에 832점에 달하는 흑유자의 다양한 제작지와 제작기법이 일찍이 주목을 받았으나 본격적인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서 시도된 세밀한 분석과 그로 인한 제작지 추정은 중국과 한국의 도자사, 중국의 수출 도자, 그리고 당연히도 선행 연구가 많다고는 할 수 없는 흑유자 연구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에 못지않게 새로운 주제가 쩐 득 아인 썬 박사의 도 스 끼 끼에우 연구이다. 도 스 끼 끼에우는 청화백자를 말하며, 쩐 득 아인 썬 박사는 17~20세기 초에 베트남 황실에서 중국에 주문해서 받은 중국수입자기를 연구했다. 그는 베트남 황실의 여러 궁에 전해진 중국의 청화백자를 시기별, 기형별로 분류하고 때로는 그릇에 쓰인 명문과 한시(漢詩)를 검토하여 이들 도자기의 편년을 제공하고 베트남 황실에서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지를 살폈다. 발굴된 자료는 아니지만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베트남 황실의 수입도자기를 꼼꼼하게 조사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남중국해에서 인도양으로 이어지는 바다 역시 도자기길(Ceramic Road)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음을 입증하는 사례이다.

 

이와 같이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고고학적 증거나 발굴된 유물, 전세품을 중심에 둔 연구 성과이다. 바다라는 길을 통해 국경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물질문명에 주목하여 인도와 동남아, 동남아와 동북아의 과거를 규명하려 했다. 이 책이 해상 실크로드의 역사적 위상과 가치를 밝히는 토대가 되길 바란다.

저 : 강희정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HK조교수.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역임한 바 있다. 주요 논저로는 <동아시아 불교미술 연구의 새로운 모색>(2011), <동아시아 구법승과 인도의 불교유적>(2009, 공저), ?6세기 扶南과 山東의 사르나트 양식 불상?(<중국사연구> 67, 2010), ?머라이언과 박물관: 싱가포르의 국가 만들기>(<동아연구> 30권 1호, 2011) 등이 있다. 불교미술과 관련된 근대 담론을 비롯하여 불교미술을 통한 문명의 교류에 관심을 기울여왔으며, 남방 해로를 통한 불교미술의 동전(東傳)에 초점을 두고 동남아시아 불교미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저 : 권오영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삼한의 사회 구성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한국 고대의 국가 형성과 대외 교류 연구에 주력해 왔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동아대학교 사학과 교수와 한신대학교 한국사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로 계십니다(한국 고대사 전공). 《고대 동아시아 문명 교류사의 빛, 무령왕릉》, 《가야를 왜 철의 왕국이라고 하나요》 등을 쓰셨습니다.

저 : 아마라

스리수챗(Amara Srisuchat) 전 방콕국립박물관장

저 : 김영미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부 학예연구사

저 : 쩐 득 아인 썬

전 다낭사회경제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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