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 학술
한-러 관계의 좁은 렌즈를 통해서만 러시아를 이해하려는 관행을 탈피하고, 러시아를 진정한 유라시아국가로 이해하기 위한 학술적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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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유라시아국가로서 다양한 문화(문명)권과 접하고 이들 지역으로의 팽창과 수축을 거듭한 러시아의 역사를 ‘타자의 시선’에서 조명한다. 기존의 러시아 관련 연구들이 대부분 러시아를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는 것에 반해, 이 책에서는 러시아와 접해 있는 주변의 타국 혹은 타민족의 시선에서 러시아가 이들에게 미쳤던 영향 등을 파악해 본다. 이를 통해 러시아가 주변 국가 및 민족들과 맺고 있는 복잡하고 중층적인 관계의 특성을 부각하고자 한다. 이것은 한-러 관계의 좁은 렌즈를 통해서만 러시아를 이해하려는 관행을 탈피하려는 시도이며, 궁극적으로 러시아를 진정한 유라시아국가로 이해하기 위한 학술적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구도에서 6개의 사례를 선별해서 다루고자 한다. 러시아제국 혹은 소련 안에 포함되었던 민족/국가 사례로는 유대인, 아르메니아인, 중앙아시아 무슬림, 벨라루스가 다루어지며, 러시아의 접경국이었던 사례로는 오스만투르크제국과 이란이 다루어진다. 전자의 사례들은 각각의 민족국가 형성?이스라엘, 아르메니아공화국, 중앙아시아 5개국, 벨라루스공화국?과정에 미친 러시아의 영향에 초점이 맞추어진 반면, 후자의 사례는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나 대러 인식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한편 각 논문은 특정 국가 및 민족이 러시아와 맺어 온 관계를 통시적으로 모두 서술하기보다는, 관계의 특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특정 시기에 한정된다. 따라서 이 책에는 19세기 러시아제국 시기를 다루는 논문부터 소비에트 혹은 포스트소비에트 시기를 다루는 논문까지 모두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구성
1장 러-터 관계가 오스만제국의 정책 방향에 미친 영향(이은정)은 19세기 후반 러시아제국의 공격을 여러 차례 받아 위기에 처했던 오스만투르크제국의 사례를 다룬다. 이은정은 오스만투르크 내부의 시선으로 러시아-투르크 관계를 기술하고 이것이 오스만투르크의 국내정치에 미친 영향을 조명하고 있다. 즉 1877-78년 러-터 전쟁을 계기로 헌정을 중단하고 의회해산을 명령한 후 다시 전제정체로 돌아선 압둘하미드 2세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정당화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이용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2장 러시아제국의 시온주의 운동과 유대인 귀환, 1882-1914(최아영)은 1882년에서 1914년 사이에 이루어진 유대인 귀환운동 알리야를 분석함으로써 러시아제국의 시온주의 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그간 이스라엘의 건국과 관련하여 헤르츨이 주도한 서유럽의 시온주의 운동만이 주목을 받아왔지만, 최아영은 19세기 말 러시아 유대인 사회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했던 친(親)팔레스타인 운동이 헤르츨의 시온주의 운동보다 시기적으로 앞서는 최초의 시온주의 운동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바로 이들이 이스라엘 건국의 중심세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러시아 관계가 단순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3장 아르메니아 민족국가 형성과 러시아, 1828-1991(강윤희)는, 러시아제국과 소련 정부가 아르메니아 민족주의 운동을 억압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러시아는 아르메니아라는 지역을 자신의 제국 안에 내포함으로써 아르메니아 국가형성에 필요했던 최소한의 영토와 민족 결집의 구심점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음을 밝히고 있다.
4장 소비에트 정권의 중앙아시아 이슬람 정책의 변천과 그 영향(김태연)은 중앙아시아 이슬람에 대한 소련 정부의 정책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이것이 오늘날 중앙아시아 국가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국가-종교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다룬다. 이러한 연구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탈소비에트 이행에 착수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이슬람과 관련된 현실은 과거 소비에트 시기의 그것과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는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5장 벨라루스 국가 정체성과 러시아와의 관계(김효섭)는 러시아로부터 떨어져나간 모든 국가들에서 민족주의 성향의 국가정체성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벨라루스에서는 언어나 혈통에 기반한 배타적 민족주의가 자리 잡은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가진 모든 시민들을 아우르는 개방적 국민 정체성이 형성되었다. 이것은 벨라루스 국민 인식 및 벨라루스의 대외 지향성에서도 확인된다. 이러한 연구는, 러시아와 유럽 사이에 놓여 있다는 똑같은 조건을 가진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가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매우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6장 러시아와 이란의 조심스러운 동행(이주영)은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러시아와 이란의 전략적 협력관계의 동인과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이주영의 논문은 이란 내 보수파와 온건개혁파의 대러시아 인식, 그리고 러시아의 이란 인식을 살펴봄으로써 러시아-이란 간 양자관계가 동맹 수준으로 발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이란 간 상호 이해관계의 부합 요인으로 말미암아 전략적 협력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것이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정치WORLD POLITICS』 시리즈
국제정치에 관한 이론과 같은 기초적인 연구에서부터 군사와 안보, 정치경제, 환경과 과학기술 등의 기능적인 분야와 주요국의 외교정책, 동아시아 국제 관계 등 지역적인 주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는 『세계정치』 시리즈는 서울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가 기획하고 사회평론아카데미가 펴낸다. 한국의 국제정치학이 과도한 정책지향성을 극복하고, 세계정치의 보편성과 동아시아와 한국의 경험과 관점을 균형 있게 바라보면서 한국 국제정치학의 정체성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에 발간된 19권(젠더와 세계정치), 20권(국제정치학 방법론의 다원성), 21권(동아시아의 보편성과 특수성), 25권(국제정치사상: 다원적 접근과 보편적 교훈)은 2014년, 2015년, 2017년 연속으로 세종도서 학술부문(구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어 『세계정치』 시리즈의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저 : 이은정
한국외국어대학교 터키어과를 졸업하고 터키 국립 앙카라 대학교 역사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16-17세기 오스만 황실 여성의 사회적 위상과 공적 역할 ─오스만 황태후의 역할을 중심으로>와 <‘다종교·다민족·다문화’적인 오스만 제국의 통치전략> 등의 논문을 지었습니다.
저 : 최아영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 객원연구원
저 : 강윤희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졸업 후 영국 Glasgow Universoto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는 <스탈린의 산업화 전략과 소련 공산당 기능의 변화, 1928-1932: 레닌그라드의 사례연구>,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기간의 소련 공산당 세포조직의 발달-레닌그라드 공장 당세포조직을 중심으로> 등이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 : 김태연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강사
저 : 김효섭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 선임연구원
저 : 이주영
국민대학교 국제지역학과 러시아학 석사
저 : 고용준
서울대학교 외교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