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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재 · 학술

본문

어휘교육론

저자
구본관  저
  • 가격

    30,000 원

  • 출간일

    2014년 12월 30일

  • 쪽수

    720

  • 판형

  • ISBN

    9791185617183

  • 구매처 링크

왜 어휘 교육이 필요한가?

외국어를 공부할 때, 우리는 보통 많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외우며 다양한 쓰임새를 익히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모국어에 있어서는 잘 모르는 단어가 있어도 앞뒤 문맥을 통해 그 뜻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어휘들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어휘 학습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외국어를 공부할 때처럼 의도적인 어휘 학습을 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외국어 사용 능력과 마찬가지로, 모국어 사용자들의 어휘 능력 역시 모두 같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외국어의 경우 쉽게 어휘 능력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데 반해, 모국어의 경우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국어의 경우도 개인 간 어휘 능력 차이가 크며, 이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이 부분에서 최소한의 공통점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데 어휘 교육의 필요성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린 아이가 말문이 트이듯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어휘 외에 의도적인 학습으로 습득되는 어휘가 있다. 그리고 개인이 어떤 어휘를 안다고 하더라도 듣거나 읽는 이해의 측면에서는 수용 가능하지만, 말하거나 쓰기와 같은 표현의 측면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휘의 질적인 측면에서 의도적인 학습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
어휘가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휘는 그 속에 다양한 문화와 사고를 담고 있는 그릇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휘 교육은 언어 의식(language awareness) 고양이나 국어 문화 능력 함양, 국어적 사고력의 신장 등을 포괄하는 가치를 지닌다. 이것이 바로 모국어 교육에서 어휘 교육이 깊이 있게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다.

지금 어휘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2011 개정 교육과정은 어휘 교육의 중요성을 기존 교육과정보다 강조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 교육과정은 학년군제를 도입하면서 학년군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데, 기초 어휘에 대학 학습에서 시작하여(1~2학년군) 다양한 어휘의 특성을 이해하고(3~4학년군) 어휘 의식을 높여(5~6학년군) 어휘 능력을 확장하는(중1~3학년군) 방식으로 구성어 있다. 학년군이 높아감에 따라 어휘 능력 역시 심화 확장되는 양상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교육 내용은 기존 교육과정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다. 국어과 교육과정의 어휘 교육 내용과는 별도로 국어교육 현장에서는 어휘 교육이 사실상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국어 교과서를 가르치다가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그 뜻을 일러주는 정도 외에 어휘 교육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어휘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것이라는 인식하에 이를 따로 구조화할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휘 교육론』, 어휘 교육에 대한 폭넓은 접근

유아의 언어 습득은 형태소도 문장도 아닌 단어, 곧 어휘에서 출발한다. 어휘는 단어와 관용적인 구를 포함하고 있음은 물론 연어를 거쳐 문장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를 고려하면 어휘 교육은 언어 교육의 거의 전 영역에 걸쳐 있음을 알게 된다. 또한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어휘 교육은 읽기 영역이나 문법 영역만의 것이 아니며, 말하기, 듣기, 쓰기, 문학, 문법, 읽기를 포함한 국어교육 전 영역의 문제이다. 
이처럼 어휘 교육이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부수적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어휘 교육론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짚어주는 동시에, 폭넓고 거시적인 차원의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어휘 교육을 대해 다룬 기존의 책들은 ‘교육해야 할 어휘’ 혹은 ‘어휘 분류 및 학습법’ 등 미시적인 방법론을 담은 것이 대다수였다. 이 책은 국어교육과 한국어교육의 세부 영역들을 전공하면서 어휘 교육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한 21명의 저자들이 쓴 각자의 영역에서의 문제의식과 해결 방안/지향점을 담고 있다. 어휘 교육이 필요한 이유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담은 총설부터, 국어교육 영역별 어휘 교육/학교 교육 현장에서의 어휘 교육/외국어 교육에서의 어휘 교육 등 다양한 각도에서 어휘 교육을 조명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마지막에는 어휘 교육의 지평을 확대하여 ‘어휘와 텍스트 생산의 관계’, ‘코퍼스를 활용한 어휘 교육’, ‘통시적 관점에서의 어휘 교육’까지 논의한다. 
『어휘 교육론』은 국어교육학회에서는 국어교육의 질적 및 양적 연구를 지향하면서 기획한 《국어교육연구총서》의 첫 권이다. 앞으로 개설적인 총서뿐 아니라 구체적 성격의 총서도 계속해서 발간할 예정이다. 이 총서는 국어교육의 확장과 실천적 연구에 이바지하며, 국어교육학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의 방향까지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저 : 구본관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15세기 국어 파생법에 대한 연구』(1998), 『북한의 문법 연구와 문법 교육』(공저, 2004), 『우리말 문법론』(공저,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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