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 학술
요약
전태일의 노동해방, 인간해방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1988년 제정된 ‘전태일문학상’이 2020년 올해로 28회째를 맞았다. 특히 올해는 1970년 11월 13일 스물세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청년 전태일이 50주기를 맞이하는 해이다. 많은 문학상이 생겨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지만, 전태일문학상은 모든 노동자의 이름으로 불리는 전태일처럼 여전히 ‘삶과 함께하는 문학’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제28회 전태일 전태일문학상은 309명이 1,208편의 시를, 소설은 134명이 170편의 소설을, 116명이 149편의 생활글을, 6명이 6편의 르포를 응모하였으며, 제15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은 101명이 307편의 시를, 145명이 145편의 산문을, 14명이 14편의 독후감을 응모하였다.
시 부문 당선작은 ‘시민의 삶을 축약된 언어로’ 표현한 「장미아파트」외 4편이며, 소설 부문은 투박한 문장 속에 용솟음치는 진정성으로 묘사한 「어금니」가 선정되었다. 생활글 부문 당선작 「걸어도, 걸어도」는 평생 노동자로 산 아버지의 병간호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서정적으로 그렸으며, 특히 올해부터 생활글과 별도로 공모한 르포 부문 당선작 「다크 투어」는 아시아 곳곳을 찾아다니며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드러냄으로써 기록은 그 자체로 연대의 한 방식임을 깨닫게 한다.
출판사 서평
전태일 50주기에 출간한 제28회 전태일문학상 수상작품집
― 우리 사회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르포 부문 별도 공모
올해는 1970년 11월 13일 스물세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청년 전태일이 50주기를 맞이하는 해이다. 그리고 올해로 전태일문학상이 28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이 15회가 되었다. 많은 문학상이 생겨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지만, 전태일문학상은 모든 노동자의 이름으로 불리는 전태일처럼 여전히 ‘삶과 함께하는 문학’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제28회 전태일 전태일문학상은 309명이 1,208편의 시를, 소설은 134명이 170편의 소설을, 116명이 149편의 생활글을, 6명이 6편의 르포를 응모하였다. 시 부문은 ‘시민의 삶을 축약된 언어로 적절하게 상징했’다는 평을 받은 「장미아파트」 외 4편을 보내온 박이레 님이, 소설 부문은 투박한 문장 속에 용솟음치는 진정성으로 묘사했다는 평을 받은 단편 「어금니」의 이정수 님이 당선되었다.
작년까지는 생활글과 기록문 부문을 합쳤었는데, 올해부터는 생활글과 르포 부문을 별도로 나누어 공모하였다. 생활글 부문은 평생 노동자로 산 아버지의 병간호를 통해 부모 세대와 청년 세대의 시각차를 확인하게 하면서도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서정적으로 그렸다는 평을 받은 「걸어도, 걸어도」의 조도영 님이 당선되었다. 생활에서 길어 올린 곡진한 이야기와의 만남은 언제나 반갑고 귀한 일임을 느끼게 한다. 르포 부문에서는 아시아 곳곳을 찾아다니며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드러냈다는 평을 받은 「다크 투어」의 김여정 님의 글이 선정되었다. 이 글을 통해 기록은 그 자체로 연대의 한 방식임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다.
전태일의 정신을 담아 낸 제15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
― 『전태일평전』 독후감 부문 단체상을 새롭게 신설
제15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은 101명이 307편의 시를, 145명이 145편의 산문을, 14명이 14편의 독후감을 응모하였다. 시 부문은 청소년들이 마주하는 현실에 대해 오래 마음을 들였다는 평을 받은 작품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산문 부문은 주제의식이나 서사적 역량이 뛰어났다는 평을 받은 작품들이 당선되었다, 독후감 부문은 『전태일평전』을 읽고 다양한 방식과 관점으로 사유할 수 있는 글이 선정되었는데 평전에 기록된 역사의 삶을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한 작품이 많았다.
특히 올해는 독후감 부문 단체상을 신설하여 한 팀이 수상하였다. 초중등학생으로 구성된 단체팀의 원고는 10대 초중반의 학생들이 전태일의 전기를 함께 읽으며 막 노동에 대해 숙고하기 시작했음이 드러나 인상적이다. 함께 읽고 함께 쓰는 과정을 경험한 청소년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전태일 열사의 삶을 책으로 함께한 시간은 분명 앞으로 살아가는 일에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전태일 50주기에 내놓은 또 한 권의 전태일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통해 스물세 살 전태일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어린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보면서 분노하고 변화시키고자 행동했던 한 청년의 모습이 오늘의 청년들과 다르지 않다.
책 속에서
나에게 전태일은 도대체 누구였을까. 초등학교 시설 ‘사람이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는 충격에 며칠 동안 울적했던 순간부터 고등학교 시절 전태일의 ‘대학생 친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수험기간을 버티었던 순간까지. 저에게 전태일은 항상 인생의 순간순간에서 살아갈 힘을 주었던 존재였습니다. … 제 글을 읽는다고 해서 각자의 삶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각자 삶의 순간 속에서 언젠가 우리와 같은 위치에서 걸었던 전태일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저는 행복할 거 같습니다. — 74쪽 생활글 부문 당선자 수상 소감 중에서
우리는 전태일정신에 대해서 명확히 말할 자신이 없다. ‘조금 투박하더라도 전태일정신에 부합하는 작품’을 고르는 일은 녹록하지 않다. 그런데 읽으면서 딱 그런 소설이라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어금니」가 그랬다. 「어금니」에 노동자에게 한없이 가혹한 자본주의 질서에 항거하는 강력한 행동이나 발언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심지어 일말의 어설픈 희망조차 없었다. 대단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비닐공장 생산직노동자의 하루 노동을 보여 줄 뿐이다. … 투박한 문장 속에 용솟음치는 진정성으로, ‘노동’의 적나라한 모습을 묘파했다. … 이처럼 생생한 노동을 그려 낸 작품이 있었을까. — 113~114쪽 소설 부문 심사평 <투박한 문장 속에 용솟음치는 진정성을 생생히 그려 낸 작품> 중에서
전태일문학상은 전태일 50주기에 맞춰 처음으로 르포 부문을 별도로 공모하였다. 예년의 ‘생활·기록문’ 부문을 생활글(에세이)과 르포(기록문학 또는 보고문학)로 나눈 것이다. 어떤 이들은 과도하게 큰 스피커를 쥐고 있는 반면, 세상엔 여전히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이 많고, 그러한 현장이 많다.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을 통해 필자들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르포문학의 가치를 재확인하길 기대하며 심사에 임했다. … 수상작은 「다크투어」다. 소재가 주는 힘. 발로 뛴 현장의 기록과 사람들의 이야기. 자료조사의 성실함 등 여러 면에서 돌올한 작품이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가슴 아프고 생생한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그것이 아시아의 역사였다. 제노사이드의 서사와 함께 작가의 사유도 잘 녹아들어 있다. 여러 해에 걸쳐 뚝심 있게 르포 작업을 완성한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시아 곳곳을 찾아다니며 기록되지 않은 역사의 어두운 면과 그 상처를 드러내는 것은 전태일문학상의 의의와 잘 부합하고 있다. 기록은 그 자체로 연대의 한 방식임을 이 작품은 증거하고 있다.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 신설과 함께 앞으로 치열한 삶과 땀의 기록들이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 — 118쪽 르포 부문 심사평 <기록은 그 자체로 연대의 한 방식> 중에서
응모작 경향을 잠시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지금’ ‘우리’ ‘근처’와 같은, 당장 자신에게 직면한 문제에 골몰하는 작품들이 대다수를 이루었다. 자본, 소외, 노동 등 다루기 쉽지 않은 광범위한 주제를 소재로 삼기보다는 각자가 직면한 현실에서 시를 길어 올리려는 시도가 많았다는 뜻이다. … 그중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적인 시각을 확보하면서 발화하려는 시들에는 눈길이 갔다. … 심사자들은 응모작들을 읽으며 청소년들이 마주하는 현실에 대해 오래 골몰했다. 이 역시 큰 기쁨일 것이다. ‘전태일청소년문학상’이 ‘지금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믿음직한 창구가 되기를 기대한다. ― 274․276쪽 제15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 시 부문 심사평 <지금 여기의 시> 중에서
전태일 문학상 독후감 부문의 단체상이 신설되었다. 올해는 한 팀이 접수되었고 단체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초중등생으로 구성된 단체팀의 원고를 읽으며 10대 초중반의 학생들이 이 문학상 공모전에 참여하고자 전태일 전기를 읽으면서 이제 막 노동에 대한 숙고를 시작했다는 것에 큰 인상을 받았다. 여러 명의 학생들의 글이 묶여 전달되었기에 글 자체에 대한 하나하나의 평가를 덧붙이기는 어렵겠으나 특히 ‘고맙다 친구야’라는 글이 인상적이었음을 전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해와 근로기준법의 현재적 의미를 고찰하고자 한 이 글에서 오늘날 노동자가 전태일을 한 명의 ‘친구’로 여기고 그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 280~281쪽 제15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 독후감 부문 심사평 <평전에 기록된 열사의 삶을 자기만의 언어로> 중에서
차례
머리말 _ 전태일 50주기에 부쳐: 삶과 함께하는 문학
시 부문 당선작
박이레․장미아파트 외
수상 소감
소설 부문 당선작
이정수․어금니
수상 소감
생활글 부문 당선작
조도영․걸어도, 걸어도
수상 소감
르포 부문 당선작
김여정․다크 투어
수상 소감
제28회 전태일문학상 심사평
시 부문 - 삶을 바라보고 있는 그 서늘한 눈이 더 깊어지기를
소설 부문 - 투박한 문장 속에 용솟음치는 진정성을 생생히 그려 낸 작품
생활글 부문 - 생활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와의 만남
르포 부문 - 기록은 그 자체로 연대의 한 방식
제15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권승섭․마음 창고 외 2편
전태일재단 이사장상
시 부문 - 김수진․정원 외 2편
산문 부문 - 배수진․형의 자전거
독후감 부문 - 이가현․기억은 오로지 우리의 몫
경향신문 사장상
시 부문 - 전하람․비와 메트로놈 외 2편
산문 부문 - 유수진․컨베이어 119
독후감 부문 - 윤창준․나의 침묵 금지 선언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상
시 부문 - 조가을․공존 외 2편
산문 부문 - 김서혜․그 여름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독후감 부문 - 박서진․그가 남긴 불꽃
사회평론사 사장상
시 부문 - 이지현․민들레가 사라진 방직공장 외 2편
산문 부문 - 김나현․#111동_엘리베이터
독후감 부문 - 방세영․11개월짜리 알바생
독후감 부문 단체상
지도 교사 성효영․이지 해법 독서논술교실
제15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 심사평
전태일문학상 제정 취지
저 : 조도영
제15회 경남청소년문학대상 고등부 독후감 부문 으뜸상 수상. 연세대학교 철학과 휴학 중.
저 : 박이레
1997년 심산문학상 시 부문, 1998년 성대신문문학상 평론 부문 당선. 2018년 『시와세계』 여름호로 시 등단.
저 : 이정수
1991년 대전 출생. 2017년 디멘시아문학상 최우수상 수상. 2018년 중편소설 『섬』 출간.
저 : 김여정
1974년 전라남도 영암 출생. NGO 활동가. 2020년 4・3문학상 논픽션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