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 학술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경쟁이라는 논제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라는 미래의 지평에 담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글로벌리더십연습> 세미나를 통해서 진행된 젊은 지성들의 지적 탐구를 담은 학술보고서이다. 비록 아직 지적 훈련기에 있는 학부생들의 글이라 미흡한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의 글 안에 담긴 문제제기의 참신성이나 논문의 완성도라는 점에서 볼 때, 단순한 습작의 수준을 넘어서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음은 물론이고 관련 주제를 연구하는 기성학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필자들의 젊은 열정과 지적 의지가 돋보인다.
필자들은 세계경제의 선도부문(leading sector)인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벌어지는 미중경쟁을 통해서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삶의 공간으로서 한반도에 덮쳐올 바깥세상의 구조변동을 탐구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오늘날 미중경쟁이 어느 한 부문에만 관련된 주도권 경쟁이 아니라 21세기 세계정치의 모든 분야에 걸쳐서 진행되는 글로벌 패권경쟁의 양상을 지닌다는 것이었다.
책의 구성과 내용
1부 ‘기술·산업·표준의 미중 패권경쟁’에서는 반도체, 인공지능, 5G 이동통신, 차세대 자동차(특히 전기자동차) 산업, 핀테크 분야의 플랫폼(특히 모바일 지급결제) 등의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을 다루었다. 2부 ‘안보·동맹·외교의 미중 패권경쟁’에서는 2019년 한 해 동안 미중관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사건인, 이른바 ‘화웨이 사태’를 다루었다. 3부 ‘담론·규범·매력의 미중 패권경쟁’에서는 인프라, 이미지, 소셜 미디어 등과 관련된 데이터 안보의 문제, 바이오 데이터 분야에서 생체인식(특히 안면인식) 기술의 사례, 그리고 미래 영화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경쟁의 사례에 주목하여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패권경쟁을 분석하였다.
제1장 ‘미중 기술 패권경쟁과 중국 정부의 역할: 반도체, AI, 5G 통신기술 산업을 중심으로’(장형욱)는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수행되는 중국 정부의 역할을 분석하였다. 중국 정부가 이른바 ‘발전지식국가’(developmental knowledge state)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여 구사하는 일련의 정책들을 살펴보고, 그 결과 미국과의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중국의 지식 생산 네트워크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제2장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미중 패권경쟁: 전기자동차 산업의 3차원 표준경쟁’(정은교)은 전기자동차 산업을 배경으로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신흥무대에서의 패권경쟁을 다루었다. 전기자동차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기술의 표준을 장악하려는 경쟁, 전기자동차 산업을 뒷받침하는 제도의 차원에서 벌어지는 표준경쟁, 전기자동차가 미래 도시담론인 스마트시티와 연결되면서 일어나는 담론 표준경쟁의 ‘3차원 표준경쟁’에 주목한다.
제3장 ‘미중 디지털 금융표준 경쟁과 중국의 핀테크 전략: 모바일 지급결제(TPP) 플랫폼을 중심으로’(김채윤)는 오늘날 핀테크가 미래 성장의 발판으로 간주되면서, 세계적으로 핀테크와 모바일 금융 서비스 플랫폼을 둘러싼 경쟁의 전망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한다. 미중 디지털 금융질서 경쟁이라는 맥락 속에서 중국 핀테크의 부상과 확산 및 국제화의 구체적인 동학을 국제정치적 시각에서 분석할 것을 주장한다.
제4장 ‘화웨이 사태와 파이브 아이즈 동맹국의 대응: 호주와 영국의 사례’(이수범)는 화웨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에 있어서 미국의 동맹국들이 보인 반응을 비교·분석하였다. 특히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라고 할 수 있는 파이브 아이즈 국가인 호주와 영국이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정책적 대응을 보이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제5장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일본과 인도의 네트워크 전략: 화웨이 사태에 대한 대응을 중심으로’(이수빈)는 일본과 인도가 화웨이 사태에 대해서 보인 대응을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의 시각에서 분석하였다. 제5장의 주요 관심은 이러한 미국과 중국의 동맹 경쟁 속에서 나타나는 일본과 인도의 대응방식상의 차이이다. 일본과 인도는 모두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에서 화웨이를 두고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 인도는 아시아의 역내 패권을 노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중 사이에서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대응전략상의 차이를 노정하고 있다.
제6장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경쟁과 중견국 외교전략: 독일의 사례가 한국에 주는 함의’(오한결)는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경쟁이 심화하는 현시점에서 독일과 한국의 외교전략의 차이에 주목하였다. 독일과 한국을 비롯한 중견국들은 양국의 경쟁에 따른 구조적 공백을 포착하는 한편, 이러한 외교적 공백을 메우고 자국의 권력을 구축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7장 ‘데이터 안보와 미중 담론경쟁: 인프라, 이미지, SNS의 안보화 담론을 중심으로’(이건표)는 최근 정보화 사회의 등장과 함께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기 및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데이터 안보가 새로운 사이버 안보 이슈로 등장하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데이터와 관련하여 기존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기업이 주도권을 지녔다면, 최근 중국 기업이 성장하면서 데이터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견제라는 틀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제8장 ‘안면인식 기술과 미중 바이오 데이터 경쟁: 패권-인권-주권의 3차원 게임’(황지선)은 21세기 미중경쟁의 한 단면을 이해하기 위해 생체인식 기술, 특히 안면인식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바이오 데이터 경쟁의 양상을 살펴보았다. 미국과 중국이 생체인식 분야에서 벌이는 경쟁을 분석하기 위해 기업, 사회, 정부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9장 ‘영화산업의 디지털 변환과 미중 매력경쟁: 실리우드와 찰리우드, 그리고 그 사이의 한류’(이성윤)는 기술경쟁 및 표준경쟁과 더불어 미중 양국 간에 벌어지고 있는 매력경쟁에 주목하여 영화산업 분야의 미중경쟁을 살펴보았다. 특히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의 합성어인 ‘실리우드’와 중국과 할리우드의 합성어인 ‘찰리우드’ 개념을 원용하여 미중 매력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이 모색할 대응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차례
머리말 미중 패권경쟁의 정보세계정치학
제1부 기술․산업․표준의 미중 패권경쟁
제1장 미중 기술 패권경쟁과 중국 정부의 역할: 반도체, AI, 5G 통신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I. 머리말
II. 4차 산업혁명과 발전지식국가로서의 중국
III. 반도체 산업과 중국
IV. AI 산업과 중국
V. 5G 통신기술 산업과 중국
VI. 맺음말: 발전지식국가 중국의 부상과 한계
제2장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미중 패권경쟁: 전기자동차 산업의 3차원 표준경쟁
I. 서론
II. 미중 전기자동차 기술표준경쟁
III. 미중 전기자동차 제도표준경쟁
IV. 미중 전기자동차 담론표준경쟁
V. 결론
제3장 미중 디지털 금융표준 경쟁과 중국의 핀테크 전략: 모바일 지급결제(TPP) 플랫폼을 중심으로
I. 머리말
II. 디지털 금융질서 변화와 핀테크의 부상
III. 국가 주도 기술담론과 실용주의 노선
IV. 모바일 결제의 비즈니스 모델 경쟁
V. 중국의 핀테크 정책 및 법제도
VI. 맺음말: 국제정치적 함의
제2부 안보․동맹․외교의 미중 패권경쟁
제4장 화웨이 사태와 파이브 아이즈 동맹국의 대응: 호주와 영국의 사례
I. 서론
II. 화웨이 사태를 둘러싼 전략적 환경
III. 호주의 전면 협조 전략
IV. 영국의 능동적 유보 전략
V. 맺음말
제5장 미중 기술 패권경쟁 및 일본과 인도의 네트워크 전략: 화웨이 사태에 대한 대응을 중심으로
I. 머리말
II. 미국과 중국의 동맹외교 전략경쟁
III. 일본의 ‘자율적 협조’ 전략
IV. 인도의 ‘능동적 양립’ 전략
V. 맺음말
제6장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경쟁과 중견국 외교전략: 독일의 사례가 한국에 주는 함의
I. 머리말
II. 화웨이 사태로 보는 미중 경쟁의 구조적 환경
III. 화웨이 사태와 독일의 중견국 외교전략
IV. 화웨이 사태와 한국의 대응방안 모색
V. 맺음말
제3부 담론․규범․매력의 미중 패권경쟁
제7장 데이터 안보와 미중 담론경쟁: 인프라, 이미지, SNS의 안보화 담론을 중심으로
I. 서론
II. 미국의 데이터 안보화 담론
III. 네트워크 인프라 데이터의 안보화: 화웨이를 중심으로
IV. 이미지 데이터의 안보화: CCTV 기업을 중심으로
V. SNS 데이터의 안보화: 틱톡(Tiktok)을 중심으로
VI. 결론
제8장 안면인식 기술과 미중 바이오 데이터 경쟁: 패권-인권-주권의 3차원 게임
I. 머리말
II. 생체인식 기술의 이해
III. 안면인식 분야에서 나타나는 ‘패권의 게임’
IV. 프라이버시 레짐에서 나타나는 ‘인권의 게임’
V. 데이터 법안에서 나타나는 ‘주권의 게임’
VI. 맺음말
제9장 영화산업의 디지털 변환과 미중 매력경쟁: 실리우드와 찰리우드, 그리고 그 사이의 한류
I. 서론
II. 실리우드의 부상과 미국의 문화 패권
III. 찰리우드의 부상과 중국의 도전
IV. 한류의 성장과 한류 3.0
VI. 결론
저 : 장형욱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3학년
저 : 정은교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외교학전공 3학년
저 : 김채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외교학전공 졸업예정, 워싱턴 대학교 교환학생
저 : 이수범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외교학전공 3학년
저 : 이수빈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외교학 석사과정
저 : 오한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외교학전공 4학년
저 : 이건표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외교학전공 4학년
저 : 황지선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외교학전공 3학년
저 : 이성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정치학전공 4학년
편 : 김상배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책임연구원, 일본 GLOCOM(Center for Global Communications)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했고, 현재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정보화와 세계화를 국제정치학의 시각에서 연구 및 강의하고 있다. 논저로는 『네트워크 지식국가: 21세기 세계정치의 변환』(공편 2006), 『IT시대의 디지털외교』(2005), 「한류의 매력과 동아시아 문화 네트워크」(2007), 「정보화시대의 제국: 지식/네트워크 세계정치론의 시각」(2005), 「정보기술과 국제정치이론: 구성적 기술론과 정보세계정치론의 모색」(200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