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 학술
중간국(中間國): 경쟁하는 강대국 내지 지정학적 세력이 맞부딪히는 지대(즉 “지정학적 단층대”) 상에 존재하는 국가들을 말한다. “끼인 국가”, “사이 국가” 등으로도 불림
지정학적 중간국의 대외정책을 비교지역연구의 관점에서 연구
이 책에서 말하는 중간국(中間國)이란 경쟁하는 강대국 내지 지정학적 세력이 맞부딪히는 지대, 즉 “지정학적 단층대” 상에 존재하는 국가들을 말한다. “끼인 국가”, “사이 국가” 등으로도 불린다.
흔히 “강대국들 사이에 끼인 국가”로 불리는 이들 중간국은 지역정치의 지정학적 구조에서 지정학적 단층대 상에 위치하고 있는지 여부에 의해 조건 지워지며, 세력권을 두고 각축하는 두 세력 간의 경쟁이 고조되는 지정학적 단층대의 활성화에 의하여 그 모순적인 외교전략적 특성의 압력에 노출되게 된다. 재언하자면, 중간국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지정학적 단층대의 활성화이다. 따라서 중소국이나 약소국은 말할 것도 없고 드물게 나타나긴 하지만 강대국도 더 강력한 세력 간의 경쟁이나 충돌이 발생할 경우에 중간국이 될 수 있다.
왜 중간국인가
중간국 개념은 현실주의적 사고를 바탕에 두었지만, “중견국”이나 “완충국” 개념보다는 더 지정학적이고 중립적이며 분석 가능성을 열어주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중견국”(middle power) 개념은 국력의 측정과 비교가 지니는 난이성과 규범적 내지 당위적 지향성으로 인하여 분석 개념이 되기 어려워 모호한 개념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최근 국제정치에서 뚜렷한 트렌드로 “지정학의 귀환” 현상이 등장한 이후 미중 경쟁, 미러 경쟁 등 강대국 경쟁이 첨예화되어 지정학적 단층대가 활성화되는 상황은 이른바 중간국들이 처한 국제정치 및 지역정치에서의 지정학적 압력을 증대시킴으로써 그들의 외교 전략의 수립과 실현에 딜레마적 과제를 부과하게 된다.
이에 중간국 외교의 딜레마적 상황이 지역별로 어떻게 상이하게 나타나고 중간국의 외교전략은 어떤 유형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다시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한국의 대외 전략에 대해 지니는 함의를 탐구하는 것은 시의적절하고 긴요한다.
책의 주요 내용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을 찾으려는 이론적, 정책적 지향을 공통으로 추구함으로써 연구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각 필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중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세력변동기, 지정학적 단층대 상에 위치한 특정한 중간국은 어떤 대외 전략적 지향을 선택하였는가? 그러한 대외적 전략을 선택하도록 만든 대내·외적 요인(지역정치의 내부로의 영향 + 국내정치 동학의 대외정책으로의 영향)은 무엇인가?
또한 상이한 지역의 국제정치가 가지는 지역정치적 특색을 비교지역연구의 관점에서 드러내며, 실천적 함의를 지닌 질문들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
지역 국제정치가 부과하는 지정학적 압력은 역내 모든 국가들에게 균질적인가?; 같은 지역에 속한 국가들로서 다른 선택을 한다면 그 차이의 이유는 무엇인가?; 중간국이 피해야 할 선택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그 이유는?; 중간국이 전략적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가? 그것은 어떤 이익/위험을 주는가?; 중간국의 자율성은 어디에서/어떤 조건 하에서 찾아지는가? 대가를 치르고 얻는 자율성은 바람직한가?; 중간국 외교의 성공을 평가할 기준은 무엇인가?
중간국들이 취하는 외교전략적 선택지
중간국들은 충돌하는 두 세력 사이의 끼인 국가로서 경쟁하는 강대국 내지 두 세력 사이에서 전략적 딜레마에 봉착하게 되는데, 특정 지역의 지정학적인 세력(망)구도 하에서 둘 이상의 강대국이 벌이는 세력 경쟁의 충돌지대에 위치한 중간국들은 그 생존과 번영을 위해 외교 전략을 모색함에 있어서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게 된다.
중간국들은 양대 세력권의 접점에 위치하며 양측의 상반된 요구에 의하여 상충적인 정책적 선택지 사이에서 딜레마적 상황에 빠지기 쉬운 조건에 노출되어 있기에 대외 전략적 지향성을 선택함에 있어서 내적 필요와 외적 요청이 아주 복잡하게 얽히는 정책 환경에 노출된다. 따라서 중간국들의 대외 전략적 지향성의 추구는 생존과 번영을 위한 아주 긴장된 선택의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
중간국들은 그 가치와 역량에 따라 다양한 생존 및 번영 전략을 구상·구사할 수 있다. 전통적인 중간국의 대외 전략으로는 회피(hiding), 초월(transcending), 특화(specializing), 균형(balancing), 헤징(hedging), 편승(band-wagoning) 등을 들 수 있다.
이 책은 중간국이 처한 구체적인 국제정치적 및 지역정치적 압력과 상황은 어떠하며 그것이 어떻게 국내정치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피는 한편, 국내정치의 동학이 어떻게 대외 전략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밝히고, 이러한 동학을 유형화하여 설명한다. 이를 위해 이 책은 탈냉전 이후 국제정치의 변동이 유라시아에서 다시 활성화시키고 있는 대표적인 단층대에 위치한 중간국들에 관심을 가지며, 유라시아 서남부벨트의 중간국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국가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폴란드와 헝가리,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조지아 등이다.
기대 효과
이 책은 심도 있는 중간국들의 외교행태 연구를 통하여 중간국, 중견국, 중소국 등 다양한 용어가 혼용되고 있는 중간국 외교를 명확히 정의한다. 기존의 전략 유형에 집중하는 설명법이 “왜 동일한 구조적 조건에 처한 중간국들이 다른 전략적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주지 못하는 약점을 중간국 외교 동학의 유형화를 통하여 보완할 수 있다. 가령 같은 헤징 전략이라 할지라도 지역별 지정학적 구도와 국가의 역량 및 국내정치적 동학에 따라서 상이한 특성의 헤징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이런 차이는 같은 강대국들이라도 지역별로 상이하게 형성되는 세력구도와 전략적 이익에 따라 상이한 전략적 지향을 모색하게 되며 추진력의 강도에서도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과 역내 행위자들의 관계에 대한 역사적 경험 등 다양한 요인들로부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외교 전략의 개념적 정치화 못지않게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시기와 지역에 따라 존재하는 중간국들의 외교 전략의 구상과 실천의 경험을 발굴하여 비교지역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는 전형적인 중간국 한국의 대외 전략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약소국/중견국 범주에 들어가지 않아도 중간국 외교적 특성에 포획되고 있는 일부 강대국들의 대외 전략을 설명하는 데도 유용할 것이다. 최근 상황을 보건대, 초강대국 내지 패권국의 지위에 근접해 있는 미국이나 중국을 제외한 강대국들의 외교도 미-중 경쟁 시대에 중간국 외교의 특징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교지역 관점에서 중간국들의 외교 동학을 연구함으로써 중간국인 한국 외교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 외교정책결정 과정에서 실무자들과 한국 정치 및 외교 학계의 지식인들에도 중요한 자료로서 의의를 지닐 것이다.
[차례]
머리말
제1장(서장) 유라시아의 지정학적 중간국 외교 비교연구: 개념, 이론, 설명틀의 모색
I. 머리말
II. 지정학적 중간국 외교의 개념과 이론
III. 책의 구성
제1부 서부 유라시아의 지정학적 중간국 외교
제2장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지역정치와 중간국 외교
I. 머리말
II. 중간국 외교의 결정요인과 동학: 이론적 분석의 틀
III.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외교정책과 주요 요인들: 국내적 수준의 요인들과 외교정책
IV.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외교정책과 주요 요인들: 대외적 수준의 요인들과 외교정책
V. 맺음말: 종합분석 및 함의점
제3장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지정학적 중간국 외교: 대러시아 관계와 국내정치 동학의 연관성
I. 머리말: 지정학적 중간국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상이한 여정
II.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외교노선 변동
III.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상이한 외교노선의 원인과 결과
IV. 맺음말: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외교노선 비교와 정책적 함의
제4장 탈냉전기 폴란드와 헝가리의 중간국 외교
I. 머리말: 폴란드와 헝가리는 왜 중간국인가?
II. 외교정책 환경
III. 외교정책 분석
IV. 맺음말: 폴란드와 헝가리의 중간국 한계와 가능성
제5장 핀란드와 에스토니아의 중간국 외교: 국가 정체성과 대외정책
I. 서론
II. 중간국 외교의 개념과 분석틀
III. 핀란드의 중간국 외교
IV. 에스토니아의 중간국 외교
V. 중간국 외교의 특성과 결정요인
VI. 결론
제2부 중부 유라시아의 지정학적 중간국 외교
제6장 몽골의 지정학적 중간국 외교: 경제·안보 연계 전략
I. 머리말
II. 몽골 외교정책 배경
III. 민주화 이후 외교정책
IV. 다자경제협력 프로젝트 참여
V. 맺음말
제7장 지정학적 중간국으로서 우즈베키스탄의 대외전략: 헤징의 시각
I. 머리말
II. 안보 위협 부재 상황에서 ‘ 전략적 헤징’의 개념
III. 카리모프 시대의 ‘자립’ 노선과 헤징
IV. 미르지요예프 정부의 새로운 접근방법과 헤징(2017~ )
V. 맺음말
제8장 중간국 카자흐스탄의 외교정책
I. 들어가며
II. 카자흐스탄 외교정책에서의 대내외적 요인
III. 카자흐스탄 외교정책: 정부별 핵심 개념과 주요 특징
IV. 나가며: 카자흐스탄 중간국 외교
제9장 조지아 대외정책의 방향성
편저 : 신범식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저서로는 <21세기 유라시아 도전과 국제관계>(편저)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신거대게임으로 본 유라시아 지역질서의 변동과 전망", “Russia’s Perspectives on International Politics” 등이 있다. |
저 : 박정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
몽골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Mongolia) 정치학 박사
2020, 『신북방시대 한국·몽골 미래협력의 비전』 (서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0, 『뉴노멀 시대, 아시아의 뉴데모크라시』 (서울: 성균관대학교출판부)
저 : 강봉구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교수
러시아학술원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원(IMEMO, RAS, Moscow)’ 정치학 박사
2022, “첨예화하는 미중 가치 갈등과 러시아의 전략 입지.” 『중소연구』
2021, “남북한 연성통합의 딜레마와 한러협력의 기회·공간.” 『대한정치학회보』
2021, “지정학적 중간국 우즈베키스탄의 대외전략: 전략적 헤징의 시각.” 『러시아연구』
2020, “Understanding the Ukrainian conflict from the perspective of post-Soviet Decolonization.” Region
2019,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균열과 러시아의 주권적 국제주의.” 『슬라브연구』
저 : 이지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학과 부교수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동방학대학교 정치학 박사
2021, “리더십 교체 이후 카자흐스탄 대외정책.” 『한국아시아학회』
2021, “카자흐스탄 전방위 외교와 다자주의.” 『슬라브연구』
2020, ”에르도안 집권기 터키 대외정책의 유라시아 지향성 강화.” 『슬라브 연구』
2019, “우즈베키스탄 새로운 리더십과 변화, 그리고 권위주의 향방.” 『한국중동학회논총』
저 : 정세진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교수
모스크바 국립대학 역사학 박사
2022, 『코카서스 국가 조지아–역사·종교·국내정치·국제관계』 (과천: 진인진)
2022, 『쉽게 읽는 중앙아시아 이야기–역사·문명·이슬람』 (서울: 민속원)
2012, 『중앙아시아 민족정체성과 이슬람』 (서울: 한양대학교출판부)
2014, 『러시아 이슬람: 전쟁·역사·이념』 (서울: 민속원)
저 : 윤민우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국제정치학 박사
샘 휴스턴 주립대학교 형사사법대학 범죄학 박사
2021, “러시아 사이버 안보의 국내적 기반과 체제.” 『러시아의 사이버 안보』 (서울: 사회평론아카데미)
2020, “신흥군사안보와 비국가행위자의 부상: 테러집단 해커 국제범죄네트워크.” 『4차 산업혁명과 신흥군사안보』 (파주: 한울아카데미)
2019, “미러 사이버 안보경쟁과 중러협력.” 『사이버 안보의 국가전략 2.0』 (서울: 사회평론아카데미)
2017, 『폭력의 시대: 국가안보의 실존적 변화와 테러리즘』 (서울: 박영사)
저 : 김규남
바르샤바국립대학교 국제관계연구원 연구박사
바르샤바국립대학교 정치학 박사
2022, “폴란드와 한국 관계–양국 정부기록문서 분석을 중심으로.” 『유럽연구』
2021, “체제속성에 따른 폴란드와 북한 관계–폴란드 외교문서 분석을 중심으로.” 『EU연구』
2018, Stosunki Polski z Państwami Półwyspu Koreańskiego (Warszawa: Instytut Nauki o Polityce)
저 : 최경준
미국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 Seattle) 정치학 박사
2020, “핀란드와 에스토니아의 중간국 외교: 국가 정체성과 안보·경제 정책.” 『유럽연구』
2019, “Democratic Constitutions Against Democratization: Law and Administrative Reforms in Weimar Germany and Implications for New Democracies.”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tional Studies
2018, 『법집행의 정치: 신생민주주의 국가의 법집행과 공권력의 변화』 (서울: 도서출판 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