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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재 · 학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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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근대를 만나다: 아시아의 근대와 패션, 정체성, 권력

저자
변경희, 아이다 유엔 웡(Aida Yuen Wong)  편저, 오사카베 요시노리(刑部芳則), 이경미, 난바 도모코(難波知子), 노무라 미치요(野村美千代), 주경미, 게리 왕(Gary Wang), 메이 메이 라도(Mei Mei Rado), 레이철 실버스타인(Rachel Silberstein), 스기모토 세이코(杉本星子), 브리지 탄카(Brij Tankha), 쑨 춘메이(Sun Chunmei), 샌디 응(Sandy Ng)  저
  • 가격

    35,000 원

  • 출간일

    2022년 06월 10일

  • 쪽수

    612

  • 판형

    173*239

  • ISBN

    9791167070623

  • 구매처 링크

요약

 

‘패션’이라는 시각 매체를 통해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와 사회경제상, 대중문화, 예술까지 폭넓은 영역을 상세하게 풀어낸 책. 지금까지 패션을 주제로 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으나 일국적 관점에서 벗어나 한중일의 패션을 함께 조망한 책은 없었다. 특히 이 책은 서구 열강과 만나면서 전통 복식에서 서구식 복식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 동아시아의 근대 시기를 다룬다. 현대인과 마찬가지로 근대 아시아인들도 패션을 통해 내면의 목소리와 정체성을 표현했다. 패션을 깊이 탐구하면, 정치사보다도 더 실제적인 당시의 사회상을 가늠할 수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종횡무진 활동 중인 패션 전문가 14인으로 구성된 집필진은 저마다 독창적인 방법론을 활용해 패션에 투영된 정치와 사회, 문화적 담론들을 자세히 밝혀냈다. 제복에서 부채까지, 당시 유행하던 패션의 구체적인 모습을 200여 개의 도판과 함께 생생하게 들려주는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근대 동아시아의 패션 문화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게 한다.

 

 

추천사

 

패션이 모든 것을 말해줄 수는 없지만 많은 것을 보여준다는 점은 분명하다. 정치와 사회, 이데올로기, 소비와 대중문화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이 책은 그 두께만큼이나 묵직하고 아름답다.

이상봉Lie Sangbong 패션디자이너, 홍익대학교 패션대학원 석좌교수

 

아주 훌륭한 책이다. 패션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해석은 근대 동아시아 역사의 웅장한 서사를 한층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바버라 몰로니Barbara Molony 미국 산타클라라대학 사학과 교수

 

이 책에 실린 매혹적인 이미지들은 아시아의 의복 착용과 그 의미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혀준다. 패션에 대한 정의가 계속 변화하는 요즘, 복식사학계에 흥미로운 자극을 제공한다.

샬럿 니클라스Charlotte Nicklas 영국 브라이튼대학 인문·사회학부 부교수

 

출판사 서평

 

우리가 입는 것은 옷이 아니다

― 제복에서 부채까지, 패션으로 읽는 근대 동아시아의 시각문화

 

영화 〈색, 계〉의 원작을 쓴 중국의 대표 현대문학 작가 장아이링(張愛玲, 19201995)은 자신의 에세이 「동언무기(童言無忌)」에서 “말 못하는 사람에게 옷은 언어”라고 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홍콩 유학 시절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수단으로 옷을 활용했다. 패션에 의도를 담는 행위는 오늘날 일상생활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투표 시 지지하는 당을 표현하기 위해 관련 색상으로 코디하거나 특정 행사에 참여할 때 드레스코드에 맞게 옷을 입는 것도 이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결혼식에서 신랑·신부와 양가 아버지도 서양식 예복을 입지만 양가 어머니는 한복을 입는데, 이러한 관례는 어떻게 생긴 것일까? 근대 한국에서는 서양 복식을 받아들인 시기와 수용 태도에 남녀 간 차이가 존재했다. 그 이유는 옷과 액세서리를 비롯한 패션이 사람들에게 그저 몸을 치장하는 행위가 아닌 어떤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의복 한 벌, 액세서리 하나로 백 마디 말을 대신했다면, 패션을 탐구하면 어느 면에서 정치사보다 더 실제적으로 특정 시기를 파악하고 가늠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패션, 근대를 만나다』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해 패션을 깊이 있게 분석함으로써 당시 역사와 국가 권력, 사회경제상과 대중문화를 상세하게 풀어낸 책이다. 지금까지 시각 자료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일국적 관점에서 벗어나 한중일을 함께 조망한 책은 없었다. 특히 이 책은 서구 열강과 만나면서 전통 복식에서 서구식 복식으로 급격하게 변화를 맞이한 근대 동아시아를 대상으로 한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 특히 한중일은 서양의 침략과 근대화 요구를 맞닥뜨린 상황에서 나라의 주권을 지키고 자생적 근대화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험난한 여정은 복식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서양 열강과 조우한 근대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서양식 제복을 도입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복식개혁이 일어났는데, 여기에는 새로운 복식으로 국가의 지향점을 표출하고자 했던 의도가 내재되어 있었다. 한중일 3국이 서양의 복식을 수용하는 과정은 비슷하면서도 각국의 사정에 따라 다르게 전개되었는데, 이 책은 그 과정을 세밀하게 들려준다.

제복 이외에 액세서리와 직물을 통해서도 당시의 시대상을 읽어낼 수 있다. 중화민국 시기 유행하던 여성용 부채에는 당시 새롭게 등장한 여성 유형인 사교계 여성의 정체성 고민이 녹아 있으며, 근대 시기 서양에서 수입되어 사랑받은 모직물을 통해서는 각국 도시인의 생활과 소비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일본의 종교 지도자와 문화계 인물들, 타이완과 홍콩 여성들이 선택한 의복 양식은 격변하는 시기의 사회상을 들려준다.

제복에서 부채까지, 당시 유행하던 패션의 구체적인 모습을 200여 개의 도판과 함께 생생하게 들려주는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근대 동아시아의 패션 문화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게 한다. 거대한 정치사 이면에 펼쳐진 패션의 역사를 통해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가 더욱 촘촘하게 이해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복식에 숨겨진 정치적·사회문화적 맥락을 읽어내기 위해 각 장의 필자들이 활용한 독창적인 방법론은 연구자들에게이 시기를 조망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영감을 제공할 것이다.

개인 차원에서부터 사회와 국가에 이르기까지, 패션에 투영된 중층적 의미를 깊게 들여다본 이 책은 우리가 입는 것이 권력이자 욕망이요, 정체성이자 사회의 단면임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글로벌한 집필진의 패션을 읽는 다양한 시선과 방법

일국사의 시각을 넘어 동아시아 전체를 조망하다

 

동아시아의 근대 패션을 한 권으로 집대성하는 작업을 위해 세계 각국의 전문가 14인이 뭉쳤다. 한국인 3명, 중국인 5명, 일본인 4명을 비롯해 영국인과 인도인 각 1명으로 구성된 집필진은 이 책이 다루는 주제만큼이나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

편저자 변경희(미국 패션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 미술사학과, 1장· 12장 집필)는 중세미술을 전공하고 뉴욕에서 유럽과 북미 아시아계 미국인의 시각문화와 동아시아 미술 수용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동아시아 엘리트 남성들의 ‘하이브리드 댄디즘’에 대해 논했으며, 공동 편저자 아이다 유엔 웡(미국 브랜다이스대학 미술학과, 1장· 4장 집필)은 아시아 미술사학자로서 국제적 모더니즘에 관한 저술이 풍부하며, 이 책에서 위안스카이와 『제사관복도』를 다루었다.

이 책에는 이경미, 주경미, 오사카베 요시노리, 난바 도모코, 게리 왕, 메이 메이 라도, 스기모토 세이코, 쑨 춘메이, 센디 응처럼 자국의 패션사를 다룬 연구자의 글뿐 아니라 국적을 넘어선 연구자들의 글이 함께 실려 있다. 일제강점기 한국의 인류학·민속학을 전공한 노무라 미치요(한국 장안대학교 관광경영학과, 6장 집필)는 이 책에서 근대 한국과 일본의 경찰복을 분석했으며, 영국에서 수학하고 미국에서 활동 중인 레이철 실버스타인(미국 워싱턴대학 잭슨 국제학부, 10장 집필)은 청대 인기 있던 모직으로 만든 휘장과 여성 복식을 소개하고 있으며, 인도인 브리지 탄카(인도 델리대학 동아시아학과, 13장 집필)는 일본의 종교계·문화계 인물들이 특정 의복 양식을 선택한 함의가 무엇인지 논하고 있다.

한중일 연구자를 넘어 근대 동아시아의 패션을 연구한 다양한 국적의 저자들은 글로벌한 시선으로 근대 동아시아의 패션을 조망한다. 이처럼 근대 패션에 대한 최신 연구를 담아낸 이 책은 패션에 관심 있는 독자는 물론, 역사학, 문화학, 인류학, 국제관계학과 경영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동아시아를 바라보는 새롭고도 유용한 관점을 제시하는 안내서로서 손색이 없다.

 

패션의 눈으로 읽는 순간,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가 다르게 읽힌다― 이 책의 구성과 주요 내용

 

『패션, 근대를 만나다』는 전체 책의 내용을 소개한 1장 「패션, 근대를 외치다」에 이어 총 4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의복과 제복’, ‘장신구’, ‘직물’, ‘의복 양식’을 다룬 각 부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부 의복과 제복: 우리는 권력을 입는다

1부(26장)에서는 이 책의 시작점인 19세기 후반 동아시아 각국에서 이루어진 서양 문명과의 만남을 ‘복제개혁’의 시각으로 접근한다. 새로운 의복과 국가 권력과의 관계는 무엇이고, 의복에 투영된 근대성은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2장 「옷차림으로 보는 메이지유신」은 일본의 복제개혁을 포함한 일련의 급진적인 개혁이 계층 간 평등을 도모하기 위한 메이지 정부의 야심 찬 기획이었음을 당시의 기록을 통해 생생하게 들려준다. 3장 「한국의 근대 복식정책과 서구식 대례복의 도입」에서는 일본을 비롯한 외세의 압력에 직면한 이 시기 대한제국의 의복에 관한 정치·문화적 선택이 가진 중대함과 불안감을 전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궁정과 정부의 공식 복장이 외국의 모델이 아닌 정부 내의 공론을 통해 개혁되었다는 점이다. 반면, 4장 「위안스카이의 『제사관복도』에 나타난 제례복, 그리고 제국에 대한 야망」에서는 ‘민국 혁명’을 수용하는 대가로 대총통의 지위에 올랐던 위안스카이의 야심을 그가 새로 창안해낸 ‘황제풍’의 제례복을 통해 밝혀내고 있다. 5장 「교복의 탄생」에서는 일본에서 근대교육의 도입과 함께 제국의 신민을 육성하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서 채택된 교복의 발전 과정에 대해 살폈을 뿐 아니라 서양식 교복의 확대와 함께 대량 생산을 위한 지역의 산업 기반에 대해서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20세기 초 일본과 한국의 경찰복을 다룬 6장 「거리에 노출된 권력의 표상」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경찰복이 서양식 복장으로 바뀌면서, ‘전통 의복을 입은 민중-서양식 제복을 입은 경찰’이라는 대비 구도가 나타났던 거리의 모습을 미셸 푸코의 ‘규율화된 신체’ 개념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2부 장신구: 정체성과 자아실현을 고민하다

복식의 서구화는 종종 성별에 따라 다른 기준을 가지고 적용되었는데, 특히 2부(79장)에서 다루는 장신구 영역에서 더욱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7장 「근대 한국의 서양 사치품 수용에 나타난 성차」에서는 일제강점기 한국의 상류층 여성들이 전통적인 장신구 착용을 고수했던 행위가 일제에 대한 무언의 저항과 당당한 자기표현이었음을 밝힌다. 8장 「머리 모양에서 머리 장식으로」에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만주족 여성의 ‘전통’ 복장이 시대를 초월한 특색을 갖춘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해왔다고 본다. 특히 과장된 머리 모양인 량바터우는 만주족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연출하는 데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청 황실의 쇠퇴한 권력을 되살리고자 하는 바람도 깃들어 있었음을 들려준다. 9장 「여성의 장신구, 부채」에서는 중화민국 시기 크게 유행한 접이부채와 깃털부채를 소개한다. 유명 사교계 여성이 사용했던 부채, 그리고 부채를 소재로 한 인기 연극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중화민국 시기 새로이 등장한 여성 유형의 정체성을 탐색한다.

 

3부 직물: 아시아, 모직물을 접하다

대항해 시대 동양의 실크와 면직물이 서양에서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면, 반대로 동양에는 서양의 모직물이 수입되어 복식의 근대화를 촉발했다. 3부(1012장)에서는 일본과 중국에서 모직물이 유행하면서 복식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 양상을 추적하였다. 10장 「외국풍의 유행」에서는 난징조약 체결 이후 개항과 함께 양모를 포함한 서양 직물이 중국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중국 남성과 여성의 의복 원단 유형이 전반적으로 확장되었을 뿐 아니라, 복식제도의 위계질서가 흔들리기도 했음을 밝히고 있다. 특히 중국의 소설과 죽지사(민가)에 등장하는 모직 관련 용어들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청나라가 해외 문물에 배타적이었다는 흔한 통념을 반박한다. 11장 「양모 기모노와 ‘가와이이’ 문화」는 20세기 초 일본을 휩쓸었던 모직 기모노 열풍이 염색 기술의 발전과 기모노 상점의 판매 전략, 그리고 도시의 중산층 확대 등의 현상과 얽혀 있음을 들려준다. 그리고 이 현상들이 어떻게 기모노 원단 디자인의 새로운 장르인 아동용 문양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였는지를 처음으로 고찰하였다. 12장 「하이브리드 댄디즘」은 1920~1940년대까지 일본과 한국의 모직물 제조 산업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식민 통치 아래 외국에서 들여온 사치품이 필수품으로 변모하여 ‘하이브리드 댄디즘’을 형성하는 과정을 자세히 살핀다. 신문 광고, 근대 풍경 사진 등 다양한 근대 이미지로 엿볼 수 있는 아시아 엘리트 남성들의 ‘하이브리드 댄디즘’을 이 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4부 의복 양식: 변해가는 사회상을 표현하다

4부(13∼15장)는 동아시아 근대 복식이 정체성 정치와 민족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는 세 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13장 「근대식 복장의 승려들」에서는 일본 종교인들과 문화계 인사들이 동서양의 문화 요소를 차용한 새로운 디자인의 의복을 입음으로써 ‘국가적’으로 통일된 의복 양식이 아닌 새로운 자기표현과 근대적인 비전을 표방했음을 들려준다. 14장 「시각문화로 읽는 20세기 타이완의 패션」은 당시 유행하던 잡지와 화가의 그림, 사진작가의 작품을 분석함으로써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타이완에서 상하이의 유행을 따르는 근대화된 중국식 복장과 도쿄를 통해 들여온 유럽식 복장이 공존하는 다양한 복식 문화를 들려준다. 15장 「의복, 여성의 완성」은 중국의 대표적인 여류작가 장아이링의 글과 할리우드의 렌즈를 통해 홍콩 여성들이 즐겨 입던 ‘청삼(치파오)’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탐색한다. 청삼은 오리엔탈리즘을 자극하는 소재이기도 하지만 홍콩 문화에서 전통적인 가치의 표본으로서 영향력 또한 지속되고 있다.

 

 

책 속에서

 

근대 동아시아에서 패션 영역에 서구 양식을 도입할지 말지, 한다면 어느 정도까지 도입할지와 같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국가적, 심지어는 국제적 수준의 논쟁이 되었다. 누가 무엇을 입을 수 있는지는 어느 한 개인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근대주의자, 식민주의자, 통치자들은 각자의 목적을 위해 특정한 복식을 강요했으며, 사람들은 이를 따랐다. 격동의 시기에 전통 복식을 유지하는 것은 정치적 성격을 띤 저항으로 보일 수도, 한편으로는 권위주의에 복종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1장 <패션, 근대를 외치다> 중에서

 

정부에 불만을 품은 히사미쓰는 폐번치현 후에도 도쿄로 올라오라고 독촉하는 통지를 무시하고 가고시마(옛 사쓰마번)에 체류하였다. 1872년 5월 23일 메이지 천황의 서국순행이 실시되었는데, 이는 가고시마를 방문하여 히사미쓰를 달래려는 목적도 있었다. 6월 28일 히사미쓰는 가리기누를 입고 천황을 맞이했다. 그런데 천황이 기존의 예복인 소쿠타이가 아니라 서양식 모자와 예복 차림을 하고 있어 히사미쓰는 불쾌감을 느꼈다. (…) 신분제를 중요시한 히사미쓰에게 사민평등의 서양식 복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2장 <옷차림으로 보는 메이지유신―‘복제’라는 시각> 중에서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대례복이 지닌 가장 중요한 특징은 국가 상징 문양을 상의의 앞면, 뒷면, 칼라, 포켓, 소매 커프스, 모자의 우측면 등에 자수하고, 단추와 검에 붙이거나 새긴 것이다. 대한제국은 국가 상징 문양으로 무궁화를 도안하였다. 대한제국의 대례복 제정은 문관의 관복에 양복을 처음으로 도입했다는 점, 그리고 근대적인 주권국가를 상징하는 문양으로 정면에서 비스듬하게 도안된 무궁화 문양을 처음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한제국이 문관대례복에 국가를 상징하는 문양으로 도안했던 무궁화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국화로서 그 정통성을 이어가고 있다. ―3장 <한국의 근대 복식정책과 서구식 대례복의 도입> 중에서

 

『제사관복도』는 중화민국의 대총통이면서 중화제국의 황제로서 즉위를 준비하는 위안스카이를 위해 편찬되었다. 1914년에 편찬된 이 의례서는 같은 해 동지에 거행될 상징적 제천 의식을 위해, 위안스카이를 비롯해 다양한 의례 참가자들의 복장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 위안스카이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역사적 인물로서 여전히 수수께끼처럼 남아 있지만, 적어도 복식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의 의중은 선명히 드러나는 듯하다. ―4장 <위안스카이의 『제사관복도』에 나타난 제례복, 그리고 제국에 대한 야망> 중에서

 

순사는 국가권력을 행사하여 민중의 생활을 단속하는 일을 맡았는데, 처음부터 권력자의 위치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메이지 시대 순사들은 실직한 하급 무사 출신이 많았다. 그들은 국가권력에 의해 미셸 푸코가 말하는 ‘규율화된 신체’가 된 것이다. (…) 1870년대 후반에 일본에서 우키요에(다색 목판화로 제작된 풍속화)로 구성된 그림 신문이 일시적으로 유행했다. 글자만 있는 신문을 읽기 어려워하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이 그림 신문에서 당시 순사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데, 서양식 제복을 착용한 순사와 재래 복식을 착용한 민중의 대비가 잘 드러나 있다. ―6장 <거리에 노출된 권력의 표상―근대 한국과 일본의 경찰복>

 

19세기 후반부터 서양식 복식과 새로운 유럽풍 장신구 양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근대 일본의 상류층 여성들과는 달리, 근대 한국의 상류층 여성들은 서양식 복식과 장신구에 대해 매우 다른 태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본 순종과 순정효황후의 초상사진에서와 같이 근대 한국 상류층 여성의 사진이나 초상화는 언제나 조선시대 전통 복식과 문화 양식을 따르는 이미지로 표현되어 있다. (…) 특히 근대 한국의 상류층 여성들의 사례를 보면, 이들의 전통복식 고수 경향은 자신의 혈통에 대한 자존감과 정체성 유지를 위한 무언의 민족주의적 행동이며 소극적인 능동성의 표현이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 ―7장 <근대 한국의 서양 사치품 수용에 나타난 성차> 중에서

 

사실, 엽서에 나오는 솟아오른 듯한 기하학적 모양의 량바터우는 1910년경에 등장한 새로운 유형이다. 이 글은 이러한 량바터우의 형태 변화를 역사적으로 추적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해외여행, 외교 활동, 사진 촬영, 인쇄 산업, 경극의 상업화 등과 맞물려 점차 거대해진 량바터우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한 장식품으로서 량바터우가 지닌 정서적 영향력은 청나라 궁정의 중앙집권적인 권력 유지 차원을 넘어 국내외 대중에게 이국적이면서도 상하부 구조의 권위를 허무는 스펙터클 같은 존재로 어필하고 있었다. ―8장 <머리 모양에서 머리 장식으로―1870~1930년대의 ‘량바터우’와 만주족의 정체성> 중에서

 

사교계 여성은 확실히 중화민국 시기에 등장한 복잡하고 모호한 성격의 여성 유형이다. 더 급진적인 여성 유형과는 달리, 이들은 전통적 여성 역할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지위가 남성 가족 일원과 불가피하게 엮여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사회적·문화적으로 상당한 자율성과 주체성을 지니고 있었다. (…) 접이부채는 우아한 형태, 그리고 전통 중국의 교양과 서양 상류사회 문화를 동시에 연상시키는 복합적 의미를 지녔으며, 사교계 여성들이 자신의 공적 페르소나를 구축하기 위해 다용도로 활용하는 장신구였다. ―9장 <여성의 장신구, 부채―중화민국 시기의 패션과 여성성> 중에서

 

소설가 이광수(1892~1950)는 1937년 사진에서 짧은 머리에 중절모를 썼지만, 여전히 한복 위에 두루마기를 입고 있다. 프록코트용 정장 모자인 탑해트는 보통 양모로 제작되고 백화점에서 판매되었다. 이렇게 근대적 의상과 장신구를 전통 의복과 함께 입은 양식을 ‘하이브리드 댄디즘’이라고 부를 수 있다. 20세기 초에는 이러한 하이브리드 댄디즘을 중국과 일본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다. 1890년대에 촬영된 미쓰코시고후쿠텐의 사진 속 일본인 남성은 전

통 기모노 위에 서양식 외투를 걸쳐 입음으로써 근대성의 한 단면을 연출하고 있다. ―12장 <하이브리드 댄디즘―동아시아 남성의 패션과 유럽의 모직물> 중에서

 

사진 아카이브를 꼼꼼히 살피다 보면, 옛날 사진도 당시의 패션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가족사진은 종종 좋은 자료가 된다. 20세기 초 타이완에 살았던 천추진 씨의 가족사진을 보면, 의복에 가족 구성원의 위계가 반영되어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 촬영 당시 다섯 살도 채 되지 않았던 아화의 옷차림은 이 가족이 20세기 초 일본의 통치 아래 살았던 타이완 가족임을 상기시킨다. (…) 한 장의 가족사진에 전통/근대식 치파오, 서양식 남성복과 여성복, 소녀용 기모노까지 서로 다른 네 가지 의복 양식이 공존해 있는 점이 아주 놀랍다. ―14장 <시각문화로 읽는 20세기 타이완의 패션>

 

 

 

차례

 

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말

 

01 패션, 근대를 외치다 변경희·아이다 유엔 웡

 

Part 1 의복과 제복

02 옷차림으로 보는 메이지유신—‘복제’라는 시각 오사카베 요시노리

03 한국의 근대 복식정책과 서구식 대례복의 도입 이경미

04 위안스카이의 『제사관복도』에 나타난 제례복, 그리고 제국에 대한 야망 아이다 유엔 웡

05 교복의 탄생—근대화를 촉진한 일본의 교복개혁 난바 도모코

06 거리에 노출된 권력의 표상—근대 한국과 일본의 경찰복 노무라 미치요

 

Part 2 장신구

07 근대 한국의 서양 사치품 수용에 나타난 성차 주경미

08 머리 모양에서 머리 장식으로—1870~1930년대의 ‘량바터우’와 만주족의 정체성 게리 왕

09 여성의 장신구, 부채—중화민국 시기의 패션과 여성성 메이 메이 라도

 

Part 3 직물

10 외국풍의 유행—청대 후기 복식에 나타난 양모섬유 레이철 실버스타인

11 양모 기모노와 ‘가와이이’ 문화—일본의 근대 패션과 모직물의 도입 스기모토 세이코

12 하이브리드 댄디즘—동아시아 남성의 패션과 유럽의 모직물 변경희

 

Part 4 의복 양식

13 근대식 복장의 승려들—일본인이자 아시아인이라는 딜레마 브리지 탄카

14 시각문화로 읽는 20세기 타이완의 패션 쑨 춘메이

15 의복, 여성의 완성—‘청삼’과 20세기 중국 여성의 정체성 샌디 응

 

도판목록 및 정보

참고문헌

더 읽을거리

연표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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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저 : 변경희

미국 패션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의 미술사학과 부교수이다. 아시아의 예술과 중세 유럽의 예술을 다룬 다수의 논문을 집필했으며, 특히 아시아 예술 컬렉터들을 논한 연구 중에서 『조형디자인연구』(2015년 12월)에 실린 「도자기에 관한 열정: 북미의 동아시아 공예 수집에 관한 역사적 고찰」(2015)이 대표적이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는 유럽과 북미 아시아계 미국인의 시각문화와 동아시아 미술 수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 밖에도 전근대 유라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의 장식예술품 무역, 단어와 이미지의 상호작용, 예술 소장품의 역사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이루어진 다양한 문화적 교류를 다룬 논문 「A Journey Through the Silk Road in a Cosmopolitan Classroom(국제적인 강의실에서의 실크로드 여행)」은 『Teaching Medieval and Early Modern Cross: Cultural Encounters(중세와 근대 초 문화교차 가르치기)』(2014)에 실렸다. 2015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의 방한연구펠로십을 받았고, 2018~2021년 전미 인문학기금 지원을 받아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현재는 『School Uniforms in East Asia: Fashioning State and Selfhood(동아시아의 학교 교복 연구: 국가관과 자아를 표현하다)』라는 책을 집필 중이다. 

편저 : 아이다 유엔 웡(Aida Yuen Wong)

미국 브랜다이스대학의 네이선 커밍스 및 로버트 B. 베아트리체 C. 메이어 미술학과 교수이다. 웡은 아시아 미술사학자로서 국제적 모더니즘을 주제로 폭넓게 저술했다. 『Parting the Mists: Discovering Japan and the Rise of National-Style Painting in Modern China(일본의 발견과 근대 중국 민족화 시대의 도래)』(2006), 『Visualizing Beauty: Gender and Ideology in Modern East Asia(미의 시각화: 근대 동아시아의 젠더와 이념)』(2012), 『The Other Kang Youwei: Calligrapher, Art Activist, and Aesthetic Reformer in Modern China(또 다른 캉유웨이: 근대 중국의 서예가, 미술 활동가, 개혁사상가)』(2016) 등을 집필했으며, 그녀의 논문 「Modernism: China(모더니즘: 중국)」은 『Oxford Encyclopedia of Aesthetics(옥스퍼드 미학 백과사전)』(2nd ed., 2014)에 실렸다. 현재 회화, 서예, 전각, 패션, 사학사, 문화역사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저 : 오사카베 요시노리(刑部芳則)

일본 니혼대학 사학과 교수이다. 일본의 주오대학에서 일본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 『洋服·散髪·脫刀: 服制の明治維新(양복·산발·탈도: 복제의 메이지유신)』(2010)은 한국에서 『복제 변혁으로 명치유신을 보다』(2015)로 번역 출간되었다. 번역은 이경미와 노무라 미치요가 맡았다. 19세기 후반 교토와 도쿄의 황실가족, 귀족, 정부 각료, 개혁사상가 등을 연구하면서 근대 일본의 복제개혁이 근대적인 헌법과 의회, 정치제도를 갖추어가는 과정과 맞물려 있음을 보여주었다.

저 : 이경미

한국 한경대학교 의류산업학과 부교수로, 전공 분야는 복식사이며 근대 한국의 의제개혁을 중심으로 연구 활동을 해왔다. 저서 『제복의 탄생: 대한제국 서구식 문관대례복의 성립과 변천』(2012)에서 해외 파견 외교관의 복장 변화, 한국 의제개혁 과정 전반을 탐구하며, 한국의 사례를 일본의 복제개혁과 비교하고 양국의 공통점과 독특성을 분석하였다. 그 밖에도 서구화된 제례식, 복식 예절 변화, 패턴 제작, 자수, 복제품 제작 등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현재 한국 복식사, 특히 한복을 포함한 동양 복식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이경미는 2012년과 2013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연구 지원을 받았으며,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주최한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행사에서 복식 고증 자문을 맡았다.

저 : 난바 도모코(難波知子)

일본 오차노미즈여자대학 문화사학부 부교수로, 근현대 일본의 교복과 교복 문화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저서 『學校制服の文化史(교복의 문화사)』(2012)는 일본식 복장에서 서양식 복장으로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여학생 교복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당시의 패션과 미학을 어떻게 반영했는지를 검토하며 교복 문화 형성에 여학생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2016년 여름에 출간된 난바의 『近代日本學校制服圖録(근대 일본의 교복 도록)』은 남학생, 여학생, 초등학생의 교복 사진과 삽화 등 다양한 시각자료를 활용하여 근현대 일본 교복의 역사적 변화를 설명한다. 일본의 주요 교복 생산 중심지였던 오카야마현의 사례연구를 진행하며 기성 교복을 둘러싼 제작 체계와 환경을 역사적 관점에서 고려하였다.

저 : 노무라 미치요(野村美千代)

한국 장안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조교수로, 일제강점기 한국의 인류학·민속학을 전공했다. 일본 소카대학에서 일본 고전문학 학사학위를, 서울대학교에서 의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은 20세기 초 한국의 경찰복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외의 저술로 『복식』(2016년 4월)에 실린 「조선총독부 경찰복제도 연구」, 『한국민속학』(2016년 5월)에 실린 「산후조리원에서의 산후조리 민속의 지속과 변용」 등이 있다. 역서로는 메이지유신의 복제개혁을 다룬 오사카베 요시노리의 책을 이경미와 함께 번역한 『복제 변혁으로 명치유신을 보다』(2015)가 있다.

저 : 주경미

한국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강사로, 2002년에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문화재청의 문화재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전에는 부산외국어대학교와 서강대학교 연구교수, 한국 부경대학교 연구교수, 일본 고쿠가쿠인대학 방문학자로 활동하며 한국 및 동아시아,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의 불사리 장엄구 및 금속공예를 중심으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주경미는 송·요나라 불사리함부터 백제·신라 불사리함 연구를 포함한 한중교류사 전문가이며 동아시아 미술 공예의 제작 기법, 문화 전파에 대한 꾸준한 연구 활동으로 불교 금속공예사 발전에 공헌하였다. 그중에서도 『중국 고대 불사리장엄 연구』(2003)는 6조 시대부터 당 시대에 이르는 현존 불사리 장엄과 관련 역사적 기록을 조사하며, 불교 사리의 후원자와 종교 관행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저서 『대장장』(2011)은 충남 지역의 전통적인 대장간 작업장을 살펴봄으로써, 철공예의 전통 생산 기법과 한국 문화에서 이 기법의 역사적 맥락을 탐구한다.

저 : 게리 왕(Gary Wang)

캐나다 토론토대학 잭맨 주니어 인문학 펠로로 미술사 박사과정 중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에서 아시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와 예술, 성(性), 계급의 개념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예술, 시각, 물질문화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이 주제들을 다룬 석사학위 논문 「Making ‘Opposite-Sex’ Love in Print: Discourse and Discord in Linglong Women’s Pictorial Magazine, 1931-1937(인쇄물 속의 ‘이성적’ 사랑: 링롱 여성 화보 잡지에서의 불화와 담론)」이 학술지 『NAN Nü(난뉴)』(November 2011)에 실렸다. 이어 박사학위논문 「Modern Girls and Musclemen: Body Politics and the Politics of Art in China’s New Culture, 1917-1954(모던걸과 근육맨: 중국의 신문화에서의 몸과 예술의 정치학)」에서 왕은 한층 심도 있는 논의를 제시했다.

저 : 메이 메이 라도(Mei Mei Rado)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뮤지엄의 의상 및 직물 담당 큐레이터다. 미국 바드대학원에서 장식미술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라도는 서양과 동아시아의 의복과 직물의 역사를 전공했는데, 특히 중국, 일본, 유럽 사이의 국제 교류에 초점을 맞춰 수학하였다.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연구소,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베이징 고궁박물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저술로는 「The Hybrid Orient: Japonism and Nationalism of the Takashimaya Mandarin Robes(하이브리드 오리엔트: 자포니즘과 다카시마야 만다린 가운)」, 『Fashion Theory(패션 이론)』(2015), 「Encountering Magnificence: European Silks at the Qing Court During the Eighteenth Century(장엄함과의 조우: 19세기 청나라 황실에서 사용한 유럽 비단)」, 『Qing Encounters: Artistic Exchanges Between China and the West(청과의 만남: 중국과 서양의 예술 교류)』(2015) 등이 있다.

저 : 레이철 실버스타인(Rachel Silberstein)

2014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동양학과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미국 워싱턴대학의 잭슨 국제학부 강사로 활동하면서 패션, 젠더, 직물 수공예품의 상품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중심으로 중국 물질문화를 연구하고 있다. 실버스타인의 논문 「Eight Scenes of Suzhou: Landscape Embroidery, Urban Courtesans, and Nineteenth-Century Chinese Women’s Fashions(쑤저우의 8경: 자연 풍경 자수, 도시의 기녀, 19세기 중국 여성의 패션)」는 학술지 『Late Imperial China(청제국 후기)』(June 2015)에 실렸다. 실버스타인은 2020년 『A Fashionable Century: Textile Artistry and Commerce in the Late Qing(화려한 시대: 청 말기의 섬유 예술과 상업)』을 워싱턴대학 출판부에서 출간했다. 이 책은 그녀의 박사학위논문 「Embroidered Ladies: Fashion and Commerce in Nineteenth-Century China(자수에 등장하는 여성들: 19세기 중국의 패션과 상업)」를 기초로 쓰였으며, 청 중기 수공예품의 상업화와 연극 문화의 대중화가 중국 여성의 복식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탐구한다.

저 : 스기모토 세이코(杉本星子)

일본 교토분쿄대학의 종합사회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사회인류학자이다. 일본, 인도, 마다가스카르산 비단 직물을 포함하여 섬유인류학과 관련된 연구 외에도 미디어, 지역사회, 세계화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근현대 일본에서 성행한 수출용 무늬가 인쇄된 직물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 : 브리지 탄카(Brij Tankha)

인도 델리대학 동아시아학과에서 일본 현대사 담당 교수를 지냈으며 지금은 명예교수로 있다. 민족주의, 종교, 일본과 아시아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Gurcharan Singh, Becoming a Potter in Japan(구르차란 싱, 일본에서 도공이 되다)』 컬렉션을 편집 중이다. 탄카는 사토 타다오佐藤忠男가 쓴 『溝口健二の世界(미조구치 겐지의 세계)』의 번역서, 『Kenji Mizoguchi and the Art of Japanese Cinema(미조구치 겐지와 일본 시네마의 예술)』(2008), 『A Vision of Empire: Kita Ikki and the Making of Modern Japan(제국의 비전: 기타 잇키와 근대 일본의 형성)』(2003, 2006)을 펴냈다. 인도 델리의 중국연구소에서 동아시아 프로그램의 명예 펠로 겸 코디네이터로도 활동 중이다.

저 : 쑨 춘메이(Sun Chunmei)

타이완의 타이난시에 있는 타이난국립예술대학 미술사학과 조교수이다. 2001년 소르본대학에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받은 후, 파리 제4대학 소르본 소속 극동아시아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있다가 2002년부터 타이난국립예술대학에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디아스포릭 중국 예술가에 초점을 맞춘 근현대 미술이며, 유럽과 일본이 20세기 초 타이완 화가들에게 미친 영향을 주제로 천더왕(陳德旺, 1910~1984)에 관한 책을 출간하였다.

저 : 샌디 응(Sandy Ng)

홍콩폴리텍대학 디자인학부 문화이론학과 조교수이며, 중국 근대미술 전문가다. 저술 중 린펑몐(林風眠)의 구상 회화에 보이는 복합 모더니즘을 고찰한 「Modernism and Hybridity in the Works of Lin Fengmian, 1900-1991(린펑몐 회화 속 복합 모더니즘)」이 학술지 『Yishu: Journal of Contemporary Chinese Art(이슈: 중국 현대미술 저널)』(January 2008)에 실렸다. 국제 학술대회에 참여하여 근대성과 문화가 만들어낸 예술적 표현과 디자인에 관련된 다양한 이슈 중심의 여러 저널을 발표하였다. 현재 20세기 디자인, 젠더, 근대의 일상을 연구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디자인 철학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학적 접근을 면밀히 검토하는 프로젝트를 구성 중이다. 최근 게재한 저널에서는 20세기 예술가들이 어떻게 ‘자아’를 구성하고 근대성을 수용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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