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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일상어 문식성

저자
피터 엘보 (Peter Elbow)  저, 민병곤, 박종훈, 김정자, 강민경, 김혜연  역
  • 가격

    35,000 원

  • 출간일

    2021년 12월 10일

  • 쪽수

    784

  • 판형

    163×230mm

  • ISBN

    9791167070258

  • 구매처 링크

요약

글쓰기가 어려운 학생과 성인에게 마음속에 떠오르는 대로 쓰는 ‘자유작문(freewriting)’을 권했던 피터 엘보가 일상어로 글을 써 보자고 제안한다. 『일상어 문식성』은 학문의 길에 들어서서 60여 년 넘게, 직접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고, 수업과 세미나에서 글쓰기 주제를 논하고, 또 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 경험을 되돌아본 엘보의 노하우와 글쓰기 성과를 한데 모은 것이다.

엘보는 수많은 필자와 필자의 글을 예로 들고, 다양한 글쓰기 수업과 세미나에서 터득한 통찰을 흥미롭게 서술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뼈아픈 실패담도 고스란히 밝힌다.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을 함께 언급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말하기, 글쓰기, 문식성이라는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사고하게 해 준다. 이것이 자기 소개서, 보고서, 논문, 기획서부터 이메일, 문자, 블로그, 채팅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는 현대 사회에서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이다. 특히 글쓰기가 손으로 하는 필기가 아니라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기기를 매개로 이루어지면서 구어와 문어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이 책의 ‘일상어 문식성’ 개념은 더 중요해진다.

이 책은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사람뿐 아니라 ‘작문’, ‘작문과 화법’ 등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눈으로 글을 읽으면서 귀로 듣는 것, 손으로 글을 쓰면서 입으로 말하는 것, 이것이 피터 엘보의 일상어 문식성 사회에서의 ‘글쓰기 혁명’이다.

 

 


글쓰기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 혁명이 필요하다

 

이 책 『일상어 문식성』의 핵심 아이디어는 아주 간단하다. “누구나 말할 수 있고, 따라서 누구나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글을 쓸 때 맞춤법이나 문법부터 걱정하기 때문이다. 피터 엘보는 글쓰기가 어려운 학생과 성인에게 마음속에 떠오르는 대로 쓰는 ‘자유작문(freewriting)’을 권하며 『교사 없는 글쓰기』(1973)와 『힘 있는 글쓰기』(1981)를 출판했다. 이 두 권의 책이 전적으로 글쓰기에 관한 실천적인 내용을 다루었다면, 『일상어 문식성』은 이와 동일한 글쓰기 과정(자유작문)을 제시하면서도 말하기와 구어의 역할을 강조하며 글쓰기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 혁명을 예고한다.

 

피터 엘보는 왜 일상어에 주목했는가?

사람들은 흔히 글쓰기는 어렵고 말하기는 쉽다고 느낀다. 실제로 어린아이들은 단지 듣기와 말하기만으로 모어를 놀라운 속도로 배운다. 또 다언어 환경에 놓인 사람들, 심지어 이상적인 언어 학습 시기를 놓친 성인도 듣기와 말하기를 통해 제2언어와 제3언어를 배운다. 반면, 사람들은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은 단어를 잘 모르고 언어가 유창하지 않다고들 여긴다. 그런데 엘보는 여기서 언급한 ‘단어’에는 말하기에 사용되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엘보는 이전의 책을 집필할 때까지 이 사소하면서도 중요한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실제로 말하기와 듣기를 먼저 배우더라도 글쓰기를 하려면 글을 깨우쳐야 하고 문법을 배워야 한다. 하다못해 운전을 하려 해도 기본적으로 표지판은 읽을 줄 알아야 할 만큼 문식성의 영향력은 깊고 넓어졌다. 엘보는 현대 사회에서의 문식성은 귀보다는 눈에 더 집중한다면서, 즉 귀와 눈 사이의 단절을 막기 위해 말하기의 장점을 글쓰기에 끌어들이자고 주장한다.

아주 오래전에 사람들은 언어가 종종 마법을 발휘한다며 언어에 특별한 힘을 부여해 왔다. 요한복음의 첫 문장은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로 시작하며, 중세에는 심각한 죄를 지어 교수형에 처해지더라도 주기도문을 라틴어로 외우면 형을 면제받을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과거에는 ‘문법(grammar)’과 ‘마법(glamour)’이 같은 말로 쓰였고, 철자법의 영어 ‘spelling’에서 ‘spell’은 ‘주문’, ‘마법’을 뜻한다.

 

‘일상어 문식성’의 시작, 단테의 『신곡』

일찍이 단테는 『민중 언어(De Vulgari Eloquentia)』(1303-1305?)라는 책에서 자신의 고향 피렌체에서는 어린이와 유모의 일상어가 라틴어보다 더 고귀한 언어라고 주장했다. 당시는 라틴어가 진지한 글쓰기에 쓰일 수 있는 유일한 언어라고 여겨졌던 14세기였다. 단테는 라틴어 대신 민중의 언어, 즉 거리의 말로 『신곡』을 썼다. 그때 학식 있고 영향력 있는 많은 사람들은 “단테가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 주었다고 비난했다. … 단테의 글이 선술집과 광장의 ‘바보들(무식한 사람들)’이 내뱉는 끔찍한 발음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났고 타락해” 버렸다며 비난했다.

엘보는 단테처럼 구어체의 다양한 일상어 형태들이 편집된(문법에 맞고 정확한) 문어체보다 더 고귀한 언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지방의 구어도 글에 사용될 수 있으며 글쓰기에 적합한 언어가 될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왜냐하면 단테가 『신곡』에 사용한 ‘저속한(vulgar)’ 일상어가 근대 이탈리아어가 되고, 공식적인 교양 언어로 공인되어 현대 이탈리아에서 두루 쓰이고 있으며, 『신곡』이 탄생 후 50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에서 정전(canon)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말하기와 듣기, 글쓰기의 관계

옥스퍼드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에는 오랜 전통이 있다. 모든 학부생이 자신이 쓴 글을 담당 교수 앞에서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유명한 정치인, 학자, 사회 지도층 인사의 상당수가 대학에서 3년 동안 매주 글을 써서 소리 내어 읽고 온전히 평가자의 듣기에 의해서만 평가를 받는 의식을 경험했다. 엘보는 영국의 학술적인 글과 정치적인 글이 독일이나 미국보다 더 이해하기 쉽고 구어적이며 전문어도 적은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담당 교수(시인 워즈워드의 후손) 앞에서 자신이 쓴 글을 읽다가 ‘원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며 호되게 평가받았던 자신의 경험도 털어놓는다. 영어 글쓰기의 역사는, 엘보의 말대로 “사람들이 듣기 원하는 글이 변화해 온 역사”인 셈이다.

말하기의 장점을 설명하기 위해 엘보는 무수한 글을 사례로 든다. 대중 연설과 TV 뉴스 코멘터리부터 리처드 파인만과 버트런드 러셀, 폴 크루그먼, 버지니아 울프까지 그야말로 다양하다. 예를 들어 라디오를 듣거나 TV를 볼 때 우리는 듣고 있는 글의 전체를 떠올린다. 작가가 무언가를 빠뜨렸거나 문장이 너무 복잡해서 더듬거릴 때, 우리는 그가 한 말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린다.

엘보는 일상어를 활용한 학술적 글쓰기의 가능성도 타진하면서 훌륭한 저술가로 알려진 파인만이 노벨상을 받게 된 논문을 어떻게 썼는지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도 들려준다. 파인만은 친구들 앞에서 그동안 글로 쓰지 않은 획기적인 생각을 말로 풀어냈고 이를 들은 친구들은 그를 방에 가두고 초고를 내놓을 때까지 내보내지 않았다. 파인만의 책 대부분은 일종의 받아쓰기를 통해 출판되었다고 덧붙인다. 물론, 교실에서의 대화와 강의를 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유독 글쓰기를 힘들어했던 파인만은 입을 열고 유창하게 말을 했다. 전문적인 과학 영역에서 파인만은 구어의 힘을 믿고 글쓰기를 한 것이다.

논리적 글쓰기로 유명한 버트런드 러셀은 보스턴 로웰 강의를 맡으면서 ‘외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강의 주제로 정했다. 1년 내내 이 주제를 떠올리고, 숨 쉬는 것도 잊은 채 글쓰기에 몰두했지만 모든 노력이 허사였음을 알았을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속기사에게 구술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쓴 책이 『외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식(Our Knowledge of the External World)』(1914)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그루그먼은 평소 격식 없는 구어체 언어를 즐겨 사용해 글을 썼다. 통화(currency)를 “죽은 대통령의 모습이 인쇄되어 있는 초록색 종잇조각”이라고 정의한 것에서 보듯이, 크루그먼의 글은 문어의 복잡한 통사 구조가 없어서 불완전하고 공식적이지 않아 보이지만 오히려 신랄하면서도 구체적이다. 엘보는 모든 필자가 글을 쓸 때 자신의 구어 자원을 활용해도 된다고 느끼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버지니아 울프는 일기를 쓰면서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를 많이 썼다고 스스로 밝혔다. “내 일기는 거칠고 막 쓰는 식이어서 문법에 맞지 않고 단어 교체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마음이 괴로웠지만 “여기에 쏟을 시간이 없고 남자의 눈으로 보지” 않으려고 고치지 않았다. 엘보는 울프의 다섯 권에 이르는 방대한 일기를 보면, 글이 매우 명료하고 영향력 있으며 경제적인 산문도 잘 쓸 수 있었다고 증언한다. 울프는 소설도 일기처럼 표현을 점검하지 않은 채 썼고 아마도 나중에 신중하게 수정했을 것이라고 부연한다.

 

말하기와 듣기가 글쓰기에 기여하는 힘, 일상어 문식성

엘보의 글쓰기는 글쓰기 초기 단계에서의 ‘말하듯이 쓰기’와 글쓰기 후반부 단계에서의 ‘소리 내어 읽으며 글 수정하기’로 요약된다. 사람들이 자신이 쓴 문장을 주의 깊게 소리 내어 읽으면서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듣기에 적절하다고 느껴질 때까지 수정과 조정을 계속한다면 문장이 명확하고 견고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소리 내어 읽기와 주의 깊게 듣기를 통해 구두점을 찍는, 특별하고 구체적인 기법도 소개한다. 이외에도 쉼표를 적게 쓰면 ‘현대적이고,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글로 인정받지만 오래된 수사적 전통을 따라 말의 운율을 살려 쉼표를 적절히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병렬 구문과 종속 구문,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되는 통사 구조, 글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억양 단위와 휴지(pause), 말하기와 글쓰기에서 달라지는 대명사 사용법 등 글쓰기 정보가 이 책에 풍부하다. 각 장 말미에는 문자 체계의 성립과 변화 과정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문식성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엘보는 수많은 필자와 필자의 글을 예로 들고, 다양한 글쓰기 수업과 세미나에서 터득한 통찰을 흥미롭게 서술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뼈아픈 실패담도 고스란히 밝힌다.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을 함께 언급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말하기, 글쓰기, 문식성이라는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사고하게 해 준다. 이것이 자기 소개서, 보고서, 논문, 기획서부터 이메일, 문자, 블로그, 채팅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는 현대 사회에서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이다. 특히 글쓰기가 손으로 하는 필기가 아니라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기기를 매개로 이루어지면서 구어와 문어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이 책의 ‘일상어 문식성’ 개념은 더 중요해진다.

『일상어 문식성』은 학문의 길에 들어서서 60여 년 넘게, 직접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고, 수업과 세미나에서 글쓰기 주제를 논하고, 또 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 경험을 되돌아본 엘보의 노하우와 글쓰기 성과를 한데 모은 것이다. 이 책은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사람뿐 아니라 ‘작문’, ‘작문과 화법’ 등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눈으로 글을 읽으면서 귀로 듣는 것, 손으로 글을 쓰면서 입으로 말하는 것, 이것이 피터 엘보의 일상어 문식성 사회에서의 ‘글쓰기 혁명’이다.

 

 

추천의 말

이 책을 읽으려는 목적이 자신의 글쓰기를 향상시키는 것이든, 타인의 글쓰기를 향상시키려는 것이든, 문어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것이든, 아니면 단지 열정적인 글쓰기를 최대한 즐기려는 것이든, 이 책은 여러분을 위한 책이다. 글쓰기에 기여하는 구어의 역할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명쾌한 논지를 담고 있는

저 : 피터 엘보 (Peter Elbow)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 애머스트 캠퍼스 영문학과 명예 교수로, 글쓰기에 관한 책과 논문을 다수 발표하며 수십 년간 여러 대학에서 글쓰기 프로그램을 이끌어 왔다. 주된 관심사는 일상적인 말하기가 글쓰기를 더 설득력 있고 생동감 넘치고 명료하게 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가이다. 특히 ‘자유 작문freewriting’ 같은 획기적인 글쓰기 방법의 유용성을 강조함으로써 작문 교사와 연구자에게 큰 감흥을 주었다. 다양한 필자들을 권위적이고 어려운 글쓰기에서 자유롭고 쉬운 글쓰기로 나아가도록 이끌었다는 점에서, 그의 이론은 글쓰기의 민주화에 공헌했다고 할 수 있다. 전작인 『교사 없는 글쓰기Writing Without Teachers』와 『힘 있는 글쓰기Writing With Power』에서 글쓰기 과정의 실천적인 지침에 집중했다면, 『일상어 문식성Vernacular Eloquence』에서는 말하기라는 렌즈를 통해 글쓰기 과정을 들여다보며 글쓰기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립하여 일생의 글쓰기 연구를 종합했다. 이외의 주요 저작으로는 『누구나 쓸 수 있다Everyone Can Write』 등이 있다. 

역 : 민병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박사

「화법 및 화법 교육에서 어휘의 위상 논고」(2012), 『다문화교육의 이해와 실천』(공저, 2012), 『창의와 융합의 국어교육』(공저, 2014), 『어휘 교육론』(공저, 2014), 『수업의 완성 교실 토론』(공역, 2014), 『다문화 시대 이주민의 한국어 의사소통』(공저, 2016), 『논증과 토론』(공역, 2018), 『국어 의미 교육론』(공저, 2019), 『한국어 교육학 개론』(공저, 2020), 『일상어 문식성』(공역, 2021)

역 : 박종훈

부산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역 : 김정자

경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역 : 강민경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

역 : 김혜연

동국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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