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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 조사방법론

저자
한국 문화재 조사 연구 협회  편
  • 가격

    25,000 원

  • 출간일

    2013년 12월 10일

  • 쪽수

    474

  • 판형

  • ISBN

    9791195109043

  • 구매처 링크

성곽은 ‘대단위 복합유적’

성곽은 역사적으로 볼 때 군사적인 방어시설인 동시에 생활의 무대였다. 고대국가는 중앙집권적인 정치체제를 구축하면서 방어 목적으로 조성한 성곽을 중심으로 행정구역을 편제하고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했다. 그 후 성곽은 국가의 군사적 거점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일반적으로 성곽은 다른 유적에 비해 규모가 크고 종합적인 성격을 갖는다. 우선 성곽은 도시 또는 마을을 단위로 하므로 규모가 아주 크다. 고분이나 사찰, 주거지, 가마터 등과는 차원이 다르다. 또한 성벽과 성벽 내외부에 군사적, 행정적, 문화적 측면에서 각종 기능을 담당하는 다양한 건축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성곽을 흔히 ‘대단위 복합유적’이라고 말한다. 

선조들의 생활 중심지이다 보니 성곽은 전 국토의 어디에나 남아 있거나 그 흔적이라도 있다. 일찍이 조선 세조대에 양성지가 상소문에서 “우리나라는 성곽의 나라”라고 말했을 만큼 국내에는 성곽이 많다. 북한과 만주 지역을 제외하고 남한 지역에서 확인된 것만 해도 2,137기(국립문화재연구소, 1997)에 이른다. 

이들 성곽은 현재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는 것도 있고 그냥 방치되고 있는 것도 있다. 성곽은 다른 문화재와 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어나는 자연적인 훼손을 피할 수는 없다. 이를 막기 위해 국가는 문화재 보존을 위해 갖가지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성곽문화재는 또한 인위적으로 파괴되기도 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의도적인 파괴행위가 자행됐고, 김영삼정권 시에는 정치적으로만 접근하여 우리나라에 조성된 ‘왜성’을 폄훼하고 문화재 등급을 강등시키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역개발로 인한 훼손이 문제가 되고 있다. 다행히도 성곽문화재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정비.복원하여 학술자료 및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데 관심을 갖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2009년부터 한양도성을 단계적으로 복원하여 시민들의 문화체험 및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서울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무분별하고 졸속한 정비와 복원이 이루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더욱 신중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성곽 조사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최초의 단행본

성곽문화재의 훼손을 막고 보존.관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상 성곽의 입지조건, 규모, 축성재료, 축조기법 및 성격을 파악해야 한다. 이때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고고학적인 조사이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비.복원 및 보존.관리 방안을 수립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고학적 조사는 1964년 실시된 풍납리토성 조사이다. 그 후 반 세기 동안 수많은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지만 성곽 조사방법은 꾸준히 발전해 왔다. 최근에는 DGPS, 3D촬영, GIS 등 다양한 정밀기기와 프로그램을 활용함으로써 더욱 세밀하고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사방법의 교육과 전수는 그간 조사 현장에서 도제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현실이다. 개별 조사에서 만들어지는 단편적인 자료와 프로그램을 활용해 현장에서 가르치고 배웠던 것이다. 게다가 연구자마다 조사방법이 다르고 사용하는 용어도 다르기 때문에 조사와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사)한국문화재조사연구기관협회가 성곽 관련 용어와 성곽에 대한 다양한 조사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국내 최초의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 『성곽 조사방법론』이다. 그동안 축적된 조사기법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전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발간 의의가 크다. 또한 현재까지의 조사기법을 정리함으로써 향후 조사기법 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앞으로 조사방법의 발전 촉진과 체계적 교육을 통해 성곽 조사의 품질 향상과 성곽 유적의 보존.보호 및 활용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곽 조사의 특수성

성곽은 보통 규모가 커서 고분이나 사찰과 같은 유적과는 달리 조사에 어려움이 따른다. 고분군의 경우 한꺼번에 수십 또는 수백 기를 조사할 수 있는 반면, 성곽은 한 번에 단 한 기를 조사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계적으로 연차 조사를 실시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성곽은 일차 축성된 이후 증축과 개축을 거듭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가 쉽다. 예를 들면 공주 공산성 북벽 내벽 조사에서 조선시대 수축상태와 통일신라 문화층, 그리고 기저부에 면해서 백제시대 문화층이 출토유물과 함께 조사되어 석축성벽이 이미 백제시대에 축조됐다는 것을 확인한 적이 있다. 조선시대 체성 기저부에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 조사를 마쳤다면 조선시대 성벽이라고 단정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성곽은 사찰이나 주거지, 가마터 등과 달리 지상에 유구가 드러나 있어 지표조사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더구나 단편적이긴 해도 관련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축성 시기에 만들어진 비석이나 축성 관련 사실을 기록한 명문이 성돌에 남아 있는 사례도 있다. 또한 조선시대 각종 지리지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성곽에 대한 연혁과 현황이 소개되어 있고, 심지어 해당 성곽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이 설명되어 있는 예도 있다. 성곽 조사방법은 이 같은 특성에 맞추어 개발돼 왔다. 


철저한 조사계획 수립이 중요 

성곽 조사는 크게 지표조사와 발굴조사로 나누어진다. 지표조사는 사전조사와 현장조사로 구분되고, 발굴조사는 그 목적에 따라 구제조사와 학술조사, 정비?복원을 위한 조사로 구분된다. 

지표조사는 지표 상에서 성곽의 현상을 파악하는 작업으로, 첫 단계인 사전조사는 기존의 연구 성과를 검토하고 각종 문헌자료를 조사하는 것이다. 여기서 풍부하고 유용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일반 유적과 다른 성곽 조사의 장점이다. 현장조사는 실측을 통한 유구 현황 파악과 유물 수습으로 이루어진다. 

발굴조사 가운데 학술적인 목적에서 시행되는 학술조사와 개발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구제조사는 그동안 그리 많지 않았다. 대부분은 정비.복원을 위한 조사인데, 이것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비나 복원계획을 구체화시킨다는 점에서 학술조사와 차이가 난다. 그러나 발굴조사 유형이 도중에 변하는 경우도 있다. 풍납토성의 경우 처음 구제조사로 시작되었으나 중간에 학술조사로 변했고 향후 정비.복원을 위한 조사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성곽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사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것이라고 지은이들은 강조한다. 조사 후 사후 관리와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루어진 발굴조사는 대체로 조사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급급해 연차별 조사계획이나 차수별로 상호 유기적인 조사 결과를 확보하는 데 애로가 있었다는 것이다. 


성곽에서 행해진 의례와 제사도 조명 

발굴조사 대상인 성곽의 주요 구성요소는 성벽(석성과 토성)과 치성.성문.해자 등의 방어시설과 건물지.집배수 시설 등의 성내시설, 성곽에서 행해진 의례와 제사이다. 이 책은 절반 정도의 지면을 할애해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성벽(석성)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면 발굴조사는 예비조사와 현장조사로 이루어진다. 예비조사는 현장조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칭하는 것으로, 대상 유적의 대략적인 축조시기와 성곽이 각 시기별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조사하는 과정이다. 

예비조사의 첫 단계는 학술조사인데, 이 단계에서는 성벽의 답사와 조사 보고서 검토, 지도와 항공 및 위성사진 분석, 고문서와 고지도 분석, 지명 유래와 향토관련 자료 수집 등으로 이루어진다. 예비조사의 두 번째 단계는 벌목과 지장물의 철거를 포함한 행정업무 전반을 말한다. 

현장조사는 본격적인 조사로 모두 9단계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조사원과 작업인부, 행인들이 다치지 않도록 하는 안전조치이다. 두 번째는 조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벌목을 하고 지장물을 철거하는 작업이다. 세 번째는 구획작업으로 그리드 설치 작업과 실측을 위한 방안작업을 말한다. 네 번째는 트렌치 설치와 제토작업이다. 다섯 번째는 성벽의 노출작업과 절개조사이다. 여섯 번째는 정리 및 기록으로 사진촬영, 실측작업, 야장기록으로 구성된다. 일곱 번째는 측량작업으로 발굴조사에서 현상 변경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가피하다. 여덟 번째는 출토되는 유물을 수습하고 선별하는 작업이다. 마지막 단계는 발굴조사로 훼손된 성벽의 복구작업이다. 

다른 성곽 시설도 성격에 따라 단계의 가감이 있지만 대략 위와 같은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은 특히 그간 논의가 미진했던 성곽에서 이루어지는 의례와 제사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금까지 성곽의 조사와 연구는 한 공간을 둘러싸는 성벽이나 문지, 집수지 등과 같은 구조물의 축조수법과 시기에 초점을 맞춰 온 것이 사실이다. 성곽은 과거 선조들의 생활 공간으로 그 안에서 다양한 활동이 행해졌는데, 그중에서 제사와 의례는 필수불가결한 것이었다고 여겨진다. 성곽 내부에서 제사유적의 발견이 드문 것은 성곽은 단순한 관방시설이라는 생각과 성벽과 문지에 조사의 초점이 맞춰졌던 사실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하남 이성산성 등 16개 성곽에서 출토된 유구와 유물을 바탕으로 성곽에서 이루어진 제사와 의례의 흔적을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성곽 조사의 현황을 살펴보면서 국내 조사 현황과 비교하고, 나아가 성곽의 올바른 복원 및 정비 방법을 검토하여 성곽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성곽의 조사방법을 폭넓게 다룬 이 책은 (사)한국문화재조사연구기관협회가 2012년부터 발간하고 있는 ‘고고교육총서’의 두 번째 저작물이다. 성곽 분야 전문가 13인이 공동 집필했으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성곽 관련 도면과 사진 195장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게재한 역작이다. 1권인 『고고학에서의 층』은 유적 조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토층 조사에 관한 서적으로, 국내외 관련 연구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으며, 2013년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저자 소개]


심정보 沈正輔

한밭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이며, 한국성곽학회 감사를 맡고 있고, 충청남도 문화재위원, 세종특별자치시 문화재위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이다. 한국상고사학회 회장, 한국고고학회 운영위원, 호서고고학회 운영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1995년 동아대학교에서 「충남지방 읍성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저서로는 『백제산성의 이해』 등이 있다.


서영일 徐榮一

(재)한백문화재연구원 원장으로 재직중이다. 단국대학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고, 대표 저서로 『신라육상 교통로 연구』가 있다.


서정석 徐程錫

공주대학교 문화재보존과학과 교수이며, 한국성곽학회·백제학회 이사, 충청남도 문화재전문위원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저서로는 『백제 성곽의 연구』 등이 있다.


안성현 安城賢

경남문화재연구원, 중부고고학연구소를 거쳐 현재 고려문화재연구원에 재직하고 있다. 동아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2007), 「경남지역 통일신라시대 토성 연구」 등 다수의 논문과 사천 선진리성, 의령 벽화산성, 동래읍성 해자 등에 관한 보고서 등을 집필하였다.


고용규 高龍圭

목포대학교박물관 특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성곽학회 이사, 전라남도 문화재전문위원이다. 2005년 목포대학교 고고인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일갑 李日甲

동아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외래교수이며, 동양문물연구원장을 역임하였다. 동아대학교에서 「경남지역 연해읍성에 대한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김병희 金炳熙

한국교통대학교 교양학부 강사이며, 세종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단국대학교, 경기도박물관, 중원문화재연구원에서 이천 설봉산성, 서울 한양도성 등 다수의 성곽을 조사하였다.


김호준 金虎俊

중원문화재연구원 연구원이며, 충북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단국대학교, 한백문화재연구원, 중원문화재연구원에 근무하면서 포천 반월산성, 증평 이성산성 등의 유적을 조사하였다.


백영종 白永鐘

호서문화유산연구원 조사부장으로 재직중이며, 세종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단국대학교, 중원문화재연구원에서 보은 삼년산성, 문경 고모산성 등 유적을 조사하였다.


정의도 鄭義道

(재)한국문물연구원 이사장 및 원장이며, (사)한국성곽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프랑스 국립툴루즈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미술사 및 고고학 전공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심종훈 沈宗薰

(재)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조사과장이며, 동아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전공 분야는 삼국시대 성곽이다.


신희권 申熙權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연구과장으로 재직중이며, 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및 학예연구관, 창덕궁관리소장 등을 역임하였다. 1995년 문화재연구소에 입사하여 최근까지 풍납토성 발굴을 주도하였고, 백제의 도성 및 중국과의 비교 연구를 전공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졸업하고,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차용걸 車勇杰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사)한국성곽학회 회장, 충청북도 문화재위원이다.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보, 교육연구사,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호서고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1988년 충남대학교에서 「고려말 조선전기 대왜 관방사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백제지역의 고대산성』 등이 있다.



 

편 : 한국 문화재 조사 연구 협회

(사) 한국문화재조사연구기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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