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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재 · 학술

본문

상인과 미술

저자
양정무  저
  • 가격

    22,000 원

  • 출간일

    2011년 07월 08일

  • 쪽수

    361

  • 판형

  • ISBN

    9788964353516

  • 구매처 링크

르네상스 미술은 고대 그리스 로마 인문주의의 부활인가, 아니면 자본주의 상업문화의 기원인가. 엄청나게 많은 양과 지나칠 정도의 호화스러움을 자랑하는 르네상스 미술. 도대체 그들은 왜 그렇게 미술에 돈을 많이 쏟아 부을 수밖에 없었나. 흑사병, 도시, 경제불황, 무역, 안료, 계약서...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서양미술을 읽는 새로운 키워드 ‘상인’을 따라가다 보면 전에 보지 못한 르네상스와 르네상스 미술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가 모르고 있던 르네상스와 르네상스 미술

‘르네상스’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우리는 습관적으로 감탄할 준비를 한다. 메디치 같은 전설적인 부자들과, 그들의 후원을 받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같은 천재적인 화가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화려하고 고급스럽지만 엄청나게 많은 수의 명작들. 어쩌면 르네상스라는 네 글자를 듣고 감탄할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르네상스에 대한 그 수많은 감탄에 비슷한 감탄을 하나 더 보태려고 하지 않는다. 저자는 ‘르네상스는 정말 그랬을까?’라는 도발적인 질문과, ‘그렇다면 도대체 왜’라는 허를 찌르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르네상스 시대는 알고 있던 것처럼 그렇게 부유하지 않았을 수 있고, 부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미술에 많은 돈을 쏟아 붓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며, 이 모든 것들을 인문주의의 부활이라기보다는 자본주의 소비문화의 기원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는 이야기. 너무 화려하고 고급스러운데, 지나치게 많기까지 한 르네상스 미술 앞에서, 늘 궁금했지만 물을 수 없었던 바로 그 질문에 대한 이야기다.


자본주의적 소비문화의 기원, 르네상스 미술

르네상스 시대 유럽은 생각만큼 그리 부유하지 못했다. 경제를 놓고 보면 오히려 중세가 더 안정적인 호황 국면이었다. 흑사병으로 인한 인구 감소에 이은 생산력 감퇴, 부동산 가격의 하락과 잦은 금융위기들은 르네상스를 장기불황의 늪으로 밀어 넣었다. 그런데 만약 르네상스 시대가 부유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그렇게 화려한 미술품들을 그렇게 많이 탄생시킬 수 있었나? 르네상스 미술은 당시 지배층이 보여준 일종의 기형적인 소비형태의 하나였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불안해진, 특히 흑사병으로 인한 죽음의 공포가 일상화된 시대를 살던 사람들은 미술 소비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 당시의 상인들은 좀더 많은 수의, 좀더 화려해진 그래서 경쟁력을 갖춘 상품으로서의 미술을 탄생시킨다.

저자는 르네상스 시대의 급격한 경제 성장이 문화의 발전을 폭발적으로 이끌었다는 그간의 상식을 뒤집는다. 르네상스 미술을 고대 그리스.로마 인문주의의 고상한 재발견으로만 보아왔던 것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적 소비문화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 계기를 찾는 것이다.


캔버스의 안과 밖을 읽어내는 전혀 새로운 시선

우리에게 아직 낯선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역사와 과학, 지리와 경제 등 르네상스와 르네상스 미술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한다. 르네상스 미술에 대한 사회경제사적 접근을 위해 당시를 대표하는 상인이었던 프란체스코 디 마르코 다티니가 남긴 14만 통의 서신, 500여 권의 장부, 수천 장의 계약서와 어음 뭉치 등을 분석해 당시의 미술품 생산과 소비 풍경을 재구성한다. 여기에 르네상스 시기 제작된 미술품들에 사용된 안료가 어디서 생산되어, 누구에 의해, 어떤 경로로 유통되었는지를 밝히는 재료사적 접근은 단순히 ‘울트라마린이 금보다 비쌌나 그렇지 않나’하는 정도의 논의를 넘어선다. 또한 르네상스 시기 직전까지만 해도 싸구려 그림으로 취급받았던 캔버스화가 어떻게 갑자기 서양 회화의 기본 창작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왜 유화가 프레스코화를 대체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동안 주목하지 못했던 주제인 ‘대가들이 고안해낸 자신들만의 색채 사용법’ 등 기법사적 분석도 함께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작품의 X-Ray사진을 관찰하고, 작품에 칠해진 안료의 단층을 현미경으로 촬영한 데이터를 이용한다. 화가들의 팔레트부터 상인들과 맺은 계약서 조사까지 르네상스 미술을 놓고 종횡무진 누비는 저자를 따라가다 보면, 이 모든 것들이 ‘상인’과 ‘미술’이라는 고리로 연결되면서 우리가 알고 있었던 르네상스 미술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저 :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

어린 시절, 다락방에서 발견한 백과사전의 삽화에 마음을 빼앗긴 후 미술을 운명이라 믿게 됐다. 유학 시절 도서관보다 박물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미술관, 박물관 가이드를 가장 재미있게 하는 학생으로 유명세를 탔다.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미술사를 풀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어서 지금도 여러 단체와 기관에서 강의 요청이 끊이지 않는 인기 강사다.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미술사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이다. 한국예술연구소 소장과 19대 한국미술사교육학회 회장, 한국미술경영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하고 존스홉킨스 대학교와 메릴랜드 미술대학에서 방문교수로 미술사를 연구하는 등 학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양미술의 발전을 상업주의와 연결시킨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문학의 꽃’으로 불리는 미술사를 우리 사회에 알리는 데 관심이 많다. 국립중앙박물관 강의를 비롯해 『차이나는 클라스』, 『예썰의 전당』,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신기한 미술나라』등 다양한 방송과 대중강연, 학술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중앙일보, 네이버, 매경이코노미 등 여러 매체에 관련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7권, 『시간이 정지된 박물관 피렌체』, 『상인과 미술』, 『그림값의 비밀』, 『벌거벗은 미술관』이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는 『신미술사학』, 『조토에서 세잔까지―서양회화사』, 『그리스 미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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