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검색

HOME>도서>대학교재 · 학술

대학교재 · 학술

본문

세계의 석굴

저자
배재호  저
  • 가격

    25,000 원

  • 출간일

    2015년 04월 30일

  • 쪽수

    348

  • 판형

  • ISBN

    9791185617404

  • 구매처 링크

3500년의 역사를 지닌 수행처, 석굴


올해 4월 24일,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묵곡리의 성철스님 기념관이 정식으로 개관했다. 대리석 기둥과 벽돌 벽으로 꾸며진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성철스님 기념관은 석굴을 모티브로 하여 조성되었다고 한다. 검소한 수행자로 살다 가신 탓에 전시물이라고 내놓을 것이 거의 없었던 차에, 과거 스님들의 수행처였던 중국의 불교 석굴을 참고하게 되었다는 것이 성철스님의 상좌 원택스님의 말이다. 석굴은 BC 1500년경 베다시대부터 인도의 종교 수행자들이 거처하던 일반적인 공간이었다. 불교 이외의 다른 종교에서도 수행을 위해 석굴을 찾는 수행자들이 많았다.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수행할 수 있는 곳으로 산속의 석굴만큼 좋은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몬순 기후인 인도에서 여름엔 시원하고 비를 피할 수 있으며 추운 겨울엔 따뜻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니, 이보다 좋은 곳을 찾기 힘들었다. 또한 고대 인도 사람들이 산을 간 세상과 천상을 연결해 주는 신성한 공간으로 여긴 것도 석굴이 활발히 조성되던 이유 중 하나였다. 시간이 지나 인도의 뭄바이 지역을 중심으로 무역 거점이 들어서고, 알렉산더 대왕의 인도 진출로 간다라 미술이 형성되면서 대규모의 석굴사원이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경제적인 부와 고대 그리스의 거대한 신전 문화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석굴은 개인적인 수행처이면서 동시에 점차 대중의 신앙을 확인하는 공간으로 발전했다. 특히 불교는 석굴과 함께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존하는 인도의 석굴사원 중 불교 석굴이 1,300여 곳으로 가장 많으며, 석굴암처럼 대중에게 잘 알려진 유명한 석굴도 불교 석굴이 많다. 불교가 인도를 넘어 중앙아시아, 중국 등으로 전파되면서 불교 석굴 역시 그 길을 따라 조성되었다. <세계의 석굴>은 이처럼 조성된 세계 곳곳의 불교 석굴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책이다.


다양한 부처의 얼굴


각 석굴은 석굴이 조성되던 시대적 상황이나 자연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모두 똑같이 부처의 가르침을 담고 있지만, 서로 모양이 천차만별인 그릇들인 것이다. 규모와 종류 면에서 다양한 석굴을 볼 기회가 없는 한국 독자들에게 <세계의 석굴>은 석굴암을 벗어나 새로운 석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책은 불교미술의 최고봉인 아잔타석굴로 시작하여 한국의 군위삼존석굴까지 16개의 석굴을 다루는데,(15장에서는 용문석굴 신라상감과 한국의 군위삼존석굴 두 석굴을 함께 다룬다) 읽다보면 각 석굴의 다양한 모습에 놀라게 된다. 


잃어버린 세계문화유산의 대명사가 된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석굴에서는 38m나 되는 거대한 불상인 동대불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둔황 막고굴에서는 다양한 색깔의 벽화를, 운강석굴에서는 나란히 붙어 비슷한 내부 구조를 가진 쌍굴을, 용문석굴에서는 조성 당시 권력자인 측천무후의 얼굴을 한 불상을 만난다(둔황석굴, 운강석굴, 용문석굴은 중국의 3대 석굴이다). 효를 강조하는 유교 사상이 불교와 혼합된 보정산석굴과 밀교화된 불교의 모습을 담고 있는 안서 유림굴 역시 색다른 석굴이다. 비슷한 모습의 중국 용문석굴의 신라상감과 석굴암보다 100여년 앞선 한국의 군위삼존석굴 역시 확인할 수 있다.


부처의 가르침을 담은 그릇


석굴이 다양한 지역과 시대에서 불교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보니, 석굴이라는 소재는 불교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세계의 석굴>에서 다루는 16개의 석굴은 세계의 석굴 중에서도 불교의 면모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각 장은 하나의 석굴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해당 석굴을 답사했을 때 느낀 저자의 느낌과 전반적인 정보 제공을 시작으로, 석굴 안의 불상, 보살상 등 몇 가지 특징 있는 구조물, 조각들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석굴이 수행승과 불자들의 깊은 신앙을 바탕으로 조성되어 석굴 안의 작은 부분을 통해서도 부처의 모습과 가르침 그리고 일화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장인 아잔타석굴에서는 우선 수행의 공간으로서의 석굴에 대한 설명, 인도의 여러 신들과 불교의 관련성을 살펴본다. 아잔타석굴의 역사(어떤 시대에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사람들에 의해 발견되었는지 등)도 빼놓지 않는다. 이후 구체적으로 아잔타 26굴로 눈을 돌려 그 안에 조성된 불탑, 열반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불탑의 세계관은 어떠한지, 불탑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그리고 열반상의 세부적인 모습을 사진으로 제시하며 석가모니 붓다가 누운 방식, 석가모니가 행한 기적의 장면 등을 자세히 언급하여 부처와 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친절한 설명을 따라 한 눈에 보는 석굴


여태껏 석굴에 대한 책은 석굴암이나 중국의 둔황, 운강석굴 등 한 석굴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거나 혹은 개별 석굴의 부분부분을 불교 미술의 예로만 접해왔다. <세계의 석굴>처럼 각 석굴에 대한 균형 잡힌 설명을 하면서도, 불교의 전래 과정이라는 시간적 틀이나, 문화교류라는 관점으로 여러 석굴을 한번에 조망할 수 있는 책은 없었다. 저자 배재호는 20년 이상 불교 미술을 연구했던 전문가답게 <세계의 석굴>의 모든 석굴을 면밀히 답사, 조사하면서도 불교 미술에서 드러나는 문화교류라는 개인적 관심사를 놓지 않았다. <세계의 석굴>은 이 같은 관심사가 반영된 책으로, 각 석굴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다루면서도 여러 개의 석굴을 넓은 시야로 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세계의 석굴>은 학계의 전문가가 연구를 통해 얻은 성과를 일반 독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이는 불교신문 논설과 문화재재단의 칼럼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회 박물관대학 특설강좌 등의 활동을 통해 일반 독자와의 만남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 저자의 경험 덕분이다. 실제로 <세계의 석굴>은 저자의 박물관대학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저자를 따라 세계의 석굴 구석구석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새 익숙했던 부처의 말씀을 새롭게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저 : 배재호

저자 배재호는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석사를 수료하고, 홍익대학교에서 미술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하버드대학 한국학연구소 방문학자, 대통령실 문화재정책자문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및 불교신문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네스코 산하 NGO인 ICOMOS(국제기념물유적 협의회) 한국위원회의 정회원으로, 국립중앙박물관회 박물관대학 특설강좌 등 여러 강연의 강사로 독자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당대불교조각』(일지사, 2003), 『중국의 불상』(일지사, 2005), 『세상은 연꽃 속에』(프로네시스, 2006), 『동양미술사』(미진사, 2007, 공저), 『연화장세계의 도상학』(일지사, 2009)이 있으며, 역서로 『중국석굴과 문화예술』(경인문화사, 1996), 『중국사원 문화기행』(예경, 2001)이 있다. 



책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