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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체학연구

저자
박병천  저
  • 가격

    40,000 원

  • 출간일

    2014년 10월 08일

  • 쪽수

    696

  • 판형

  • ISBN

    9791185617169

  • 구매처 링크

서체 연구 외길 40여 년의 결정판 


우리의 일상생활은 글자 혹은 문자와 함께 이루어진다. 아침에 눈을 뜨면 신문이나 휴대폰, TV 등에서 글자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그 후에도 종일토록 책이나 컴퓨터, 간판, 상품 등에서 각종 모양의 글자를 접하면서 살아간다. 시각 정보의 매체인 글자가 없는 인간의 삶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그런데 이들 글자들의 형태는 그것이 적혀 있는 물체의 성격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 사람들의 눈에 띄는 순간 강한 인상을 주어야 하는 간판이나 상품명은 대체로 크지만 신문이나 책, 컴퓨터 글자는 비교적 작은 편이다.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글자의 형태, 즉 서체(글꼴)로, 명조체니 고딕체니 궁서체니 하는 것을 말한다. 한자라면 크게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체 등으로 서체를 나눌 수 있다. 서체는 가독성과 고유의 아름다움이 각기 달라 그것이 쓰여 있는 물체와 보는 사람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것을 선택하게 된다. 현재 한글의 경우 수많은 서체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서체 연구가와 글꼴 개발자들의 노력의 산물이다. 우리가 갖가지 아름다운 서체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은 다 이들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박병천 경인교육대 명예교수는 평생을 서체 연구에 정진해 온 서체 연구가이자 서예가이다. 박 교수는 1987년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예 전공으로는 한국과 대만 통틀어 최초로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아 주목을 받았다. 학위논문은 「중국 역대 명비첩의 연구」로 한자의 서체미를 다룬 연구이다. 그 후 그는 본격적인 한글 서체미 연구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서예와 서체 관련 논문 100여 편과 저서 20여 권을 발표한 이 분야의 독보적인 인물이다. 30년 가까이 경인교육대 미술교육과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2007년 정년퇴임한 후에도 『한글 서간체 연구』, 『조선시대 한글편지 서체자전』등 대작을 잇달아 펴내는 등 왕성한 연구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발표한 100여 편의 서체 연구 논문 중에서 핵심인 15편을 선별해 한 권으로 엮은 방대한 저작으로, 박병천 교수의 서체 연구 40여 년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이 책에서 우선 많은 연구자들이 제기한 서체의 분류에 대해 상세히 논의한 다음 한글서체를 크게 판본체와 궁체, 일반체로 분류한다. 그리고 서체 용어의 혼란상을 바로잡기 위해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공청회를 통해 ‘한글서체용어순화안’을 제정하자고 제안한다. 일례로 글씨체, 글자체, 글씨꼴, 글자꼴, 글꼴, 자체, 필체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서체를 뜻하는 용어를 ‘서체(書體)’로 통일하자는 것 등이다. 



훈민정음해례본의 비조형적 한글자형 수정 제안 


서체 연구에 몰두하면서 박 교수는 “과거에 형성된 한글서체의 양상을 알고, 이를 오늘에 되살려 미래의 발전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긍지를 가졌다”고 말한다. 이런 입장에서 그가 가장 먼저 제안한 것은 한글서체의 원형인 훈민정음해례본의 비조형적 한글자형의 수정이다. 

훈민정음해례본은 1446년 목판본으로 간행된 훈민정음의 원본으로 1962년 국보 70호로 지정되고,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귀중한 문헌이다. 그런데 해례본은 500여 년간 소장처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가 1940년 경북에서 책의 앞부분 2장 4쪽이 낙질된 채 발견되었다. 훈민정음해례본을 활용하기 위해 1946년 조선어학회에서 영인본을 만들었다. 1957년에는 원형 그대로 촬영하여 발행한 사진본이 제작됐고, 1979년에는 영인본을 모본으로 직접 목판에 조각하여 간행한 복각본이 나왔다. 1998년에는 한글학회에서 제1차 영인본을 일부분 수정하여 제2차 영인본을 간행하였다. 

박 교수는 영인본을 만들 때 낙질 부분을 졸속 복원하는 과정에서 생긴 글꼴의 오류를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해례본의 복원 부분 수정에 관한 연구는 권재선, 박종국, 안병희, 최세화 등의 국어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대부분 한자와 방점, 구두점, 권점 표시 등에 대한 것이고 조형적 구조가 비정상적인 한글자형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이 때문에 1998년 제2차 영인본 간행 시 복원 부분의 한자나 부호에 대해서는 일부 수정이 이루어졌으나 박 교수가 주장한 비정상적인 획형의 한글자형이나 문자 배자에 대한 수정은 없었다. 더구나 수정 과정에서 한글문자 획형을 지나치게 굵게 나타냈고 문자 수정을 원본 문자와는 전혀 다른 자형으로 가필하는 오류까지 범했다고 그는 비판한다. 

박 교수가 찾아낸 구조 및 배자상 결함이 있는 한글문자는 헤례본 영인본이 48자, 사진본이 40자로 나타났다. 해례본에 실린 전체 한글문자 547자의 7-8%에 이를 정도이다. 이 결함 문자에 대해 그는 구체적인 수정안을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사진본의 경우 “예의편 복원 부분 2장 4쪽에 나타난 비조형적 한글자음 16개 획형을 해례편 부분의 본래 문자를 확대 활용하여 교체 수정한다.”거나 “해례편 부분의 문자 구성상 오류가 있는 한글 합자 4개 문자는 자모음 사이를 띄우거나 붙여서 수정하고, 2개 문자는 방점 위치 및 개수를 수정한다.” 등이다. 영인본의 결함 문자에 대해서도 “사진본에 나타난 정상 문자를 택하여 영인본에 잘못 인쇄된 자모음과 합자를 수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러한 제안의 이유에 대해 그는 “해례본의 문자가 서예 및 디자인 분야에서는 판본체, 고딕체의 모체가 되고, 서체 개발 분야에서는 한글폰트 개발의 근간이 되며, 출판 분야에서는 영인본의 기본자료, 서각 분야에서는 모각본의 모본, 문자학 분야에서는 서체 자형 연구 자료가 되는 등 중요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며, “영인본을 다시 간행하려면 한글자형 수정과 더불어 한자문구, 방점 및 권점, 배자방법, 판형 및 판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수정 및 교정을 하되, 국어학자와 서체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공동연구협의체를 구성하여 추진할 것을 제의한다. 이렇게 이루어진 수정된 영인본은 국보로 지정된 훈민정음해례본과 함께 부본으로 소장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한글서체의 조형적 특징과 시대적 변천과정 규명 


이 책의 주요 부분인 2부와 3부에서는 시대별로 대표적인 주요 문헌의 글꼴을 분석하고, 그것을 오늘에 되살려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판본서체로는 훈민정음언해본(1459년)과 월인석보(1459년), 오대산상원사중창권선문(1464년), 오륜행실도(1797년)를 대상으로, 언간서체로는 송시열(1607-1689)과 김정희(1786-1856), 명성황후(1851-1895) 등의 한글편지를 대상으로 서체의 조형성과 서체미를 분석한다. 훈민정음이 반포(1446년)된 지 10여 년 후에 간행된 문헌부터 18세기 말에 나온 서적까지 다루고 있으며, 한글편지 역시 17세기에서 19세기 말까지 쓰여진 것들을 분석함으로써 문자의 조형적 특징과 서체미, 그리고 시대적 변천과정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박병천 교수의 서체 분석 특징에 대해 김두식은 『한글 글꼴의 역사』에서 글자의 크기, 자소의 크기 및 비례 등을 측정해서 글자의 구조와 형태를 수치로 나타내거나 문헌에 등장하는 동일한 자소나 글자의 구조와 형태를 제시하는 등 글자 형상의 수치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한글글꼴 구조의 상세한 설계도를 제시하듯 분석하고 있다며, 주관적인 조형감각에 의존한 추상적 의미 표현으로 글꼴의 특징을 설명하는 것과는 달리 글꼴 구조의 객관적 방법론의 토대를 제공함과 동시에 결과적으로 글꼴의 정교한 복원 및 동종의 글꼴 개발의 1차 자료가 된다고 평한다. 

훈민정음해례본의 한글문자와 그것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추적하면서 박 교수는 역사적으로 특징적이고 아름다운 글꼴들을 활용하여 “오늘날 한글서예 분야에서 새로운 창작서체를 개발하고, 서체 분야에서 한글폰트서체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월인석보 한글문자의 글꼴은 국어학적 고문연구, 서체 개발 자료, 서예·전각·디자인 분야의 서체교본 자료로 활용할 가치가 크다며, 500여 년 전에 나온 예스러운 글꼴을 복원하여 그대로 활용하거나 현대 감각에 맞게 개발 응용할 것을 제안한다. 

우암 송시열과 추사 김정희, 명성황후 등의 시대를 대표하는 언간글씨 분석에서도 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서체를 개발하여 서예작품에 활용하거나 창작적 서체 또는 한글폰트서체 개발에 응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글폰트서체 개발에 적극 참여 


이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박 교수는 한글폰트서체 개발 부문에서도 꾸준히 연구 활동을 해 왔다. 1991-1994년에는 문화부가 지원한 한글글자본 제정 연구에 참여해 4개 분야 글꼴을 개발했다. 2003-2004년엔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지원 아래 ㈜산돌커뮤니케이션과 협동으로 5대 서예가의 한글서체를 컴퓨터용 글자체인 한글폰트로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이 작업으로 현대 서단을 대표하는 원곡 김기승, 일중 김충현, 평보 서희환, 꽃뜰 이미경, 갈물 이철경의 한글서체를 활용한 디지털 글자체가 개발되어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박병천 교수의 평생 작업의 결정체인 이 책은 새로운 한글서체의 창작과 개발에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글창제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요 문헌에 실려 있는 서체미가 뛰어난 한글문자들은 바로 집자해서 쓰거나 혹은 새로운 서체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예컨대 오륜행실도의 한글 글자는 현재 신문이나 책의 제자 또는 광고물, 포스트 등의 제목글자로 집자하여 활용하고 있을 만큼 그 아름다움의 진가가 오늘날까지 발휘되고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한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서체 개발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책은 한글서예의 지평을 넓혀 줄 가능성이 큰 역작이다. 우리나라 서예계는 현재 한문서예로부터 벗어난 독자적인 한글서예의 창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술사학자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는 ‘추천사’에서 “한글은 중국이나 일본의 문자가 아니라 우리 고유의 독창적인 문자이고 그것을 써낸 서예 역시 타국의 서예와는 다른 한국만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한글의 형태는 단순해도 그것을 담아내는 서체는 쓰는 사람마다 달라질 정도로 다양하고 변화무쌍할 수 있다. 한글식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가 모두 가능하다. 실로 서예의 보고가 아닐 수 없다.”며 한글서예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이어서 안 교수는 한글서예의 창출을 위해서는 “우리 고유의 독창적인 문자인 한글이 지니고 있는 조형적 특성과 서예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선행될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 기초는 한글의 서체에 대한 연구로부터 다져져야 한다고 생각되는데 그 시발은 이미 이루어져 있다. 박병천 교수의 서체 연구 성과들이 대표적인 예이다.”라면서 이 책을 “실로 값진 업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하고 있다.




저 : 박병천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대만 서예계 최초로 서예 관계 논문으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인교육대학교 미술 교육과 교수와 대만 국립역사박물관 초빙 연구교수로 근무했으며, 정년 퇴임 후 경인교육대학교 명예교수 및 서예가로 활약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글궁체연구』 『한글판본체연구』 『한글서간체연구』 등 23종이 있고, 서예 관계 논문 100여 편 이상을 썼다. 교육 및 한글발전 공로로 훈장, 대통령상, 장관상 5회 등과 동숭학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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