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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제1회 사회평론 스토리대상 심사평: 청소년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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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회평론 작성일2024-07-12 조회조회수: 7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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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하루 동안 보거나 읽는 스토리는 얼마나 될까? OTT 드라마, 영화, 웹툰, 웹소설, 책, 유튜브까지 바야흐로 스토리텔링의 시대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이 탄생하고 있지만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야기가 포화 상태가 되는 게 아니라 이야기의 영역이 점차 확장되고 있다. 

청소년 문학 역시 마찬가지다. 2000년대 초반 청소년 문학은 리얼리즘의 작품이 많았지만 점차 리얼리즘을 넘어선 판타지, SF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사회평론 스토리대상은 장르를 넘어서서 ‘스토리의 즐거움이 담긴 판타지 작품’, ‘세상에 없던 새로운 이야기’를 찾기 위해 만들어졌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씨, 솜, 옷』, 『마지막 임무』, 『나는 당신의 휴먼펫입니다』, 『거울의 집- 거울지기와 구미호』, 『천국에 염라가 산다』 다섯 편이다.


『씨, 솜, 옷』은 목화를 가져와 재배에 성공시킨 문익점의 뒷이야기를 다룬 역사소설이다. 문익점에 대한 역사적 해석의 여지는 있으나, 사람들이 간략하게 알고 있는 문익점과 목화 이야기를 장편으로 풀어냄으로써 문익점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냈다. 전통적인 역사소설의 구성을 차근차근 따라가고 있고 서술도 안정적이지만, 새로운 이야기인가 하는 점에서 의구심이 들었다. 어른인 문익점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끌어가다 보니 청소년 독자가 주인공에게 공감하거나 응원하며 읽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임무』는 다른 시간대에서 온 기술 전달자의 이야기이다. 인공지능 발전의 한계라는 문제 제기는 좋다. 기존 아동 청소년문학에서 다루는 희망적인 결말과는 다른 서늘함도 신선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 거대 자본과의 관계를 일차원적으로 접근하고 설정과 전개가 아쉬웠다. 무엇보다 주인공을 15살 천재 소년으로 삼았는데, 왜 하필 15살인가 싶을 정도로 십대에 대한 특성과 묘사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기존에 쓴 작품을 청소년 문학상이라 주인공 연령대만 바꾼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나는 당신의 휴먼펫입니다』는 인간이 되고 싶은 휴먼펫의 모험담을 그린다. 인구 감소와 AI의 발달로 가능한 미래 사회의 모습일 수 있지만, 아쉽게도 ‘성장’하는 유기체로서의 AI 휴먼펫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들었다. 아무리 SF라 하더라도 과학적인 설득력이 부족하거나 인간중심주의 사고에 머무는 것은 아쉬움을 남기게 마련이다. 배경이 되는 시공간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은 점 역시 아쉬웠다. 기존의 소설과 영화에서 다루어진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 이야기와 기시감이 느껴졌다.


『거울의 집- 거울지기와 구미호』는 어린 자매가 거울지기가 되어 마을의 구미호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이야기다. 거울의 집이라는 판타지 공간을 만들어 내고, 문지기를 창조해 내어 이야기를 한 편으로 묶어내는 솜씨가 뛰어나다. 그러나 대상 독자가 청소년보다는 어린이에게 맞을 것 같다. 단순히 주인공이 13살이라서 그렇다기보다, 인물의 사고와 고민, 아울러 특히 앞부분의 서술 방식이 어린이에 가까웠다. 전반부가 길게 늘어지는데 내용을 압축하면 좋을 것 같다.


『천국에 염라가 산다』는 영혼 염라희가 염라대왕 자리를 얻기 위해 튕긴 영혼을 찾으러 가는 판타지 소설이다. 사후세계와 복제인간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판타지와 SF가 이야기 한 편에 이질감 없이 녹아있다. 염라희의 모험은 발랄하고 경쾌한데, 이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인간의 존엄성과 오리지널리티는 무엇인가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천국에 염라가 산다』를 수상작으로 뽑는데 이견이 없었다. 이 작품은 문학상 취지에 가장 잘 들어맞는 작품일뿐더러 세상에 나왔을 때 청소년 독자가 재밌게 읽으며 자신과 세상에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다만 사후세계 소재가 다른 이야기에서도 자주 반복되어 새롭지 않다는 점, 이진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점 등이 아쉬웠다. 원고에 오탈자가 적지 않게 발견되었는데, 아무래도 오탈자가 많으면 신뢰도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우수상이어도 수상작이라는 무게는 다르지 않다. 


수상작과 사회평론 문학상이 앞으로 청소년 문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을 기대한다. 



청소년 부문 심사위원: 김혜정 작가, 이경혜 작가, 김경연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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